집착은 괴롭다
그런데 그런 의식이 없는 집착은 가장 이상적인 즐거움을 준다
원인은 제각각이지만 발동이 걸리면 제어 불가능한 속도감이 있다
심리적 방어 불능의 상태
그렇게 따라가다 보면 조금 더 디테일한 상황으로 몰고 가려는 가속도가 붙는다
반복이 무한 재생돼도 전혀 지겨움을 모르는 혼자만의 도취
짚어보면 사람, 상황, 분위기, 공간, 소품에 이르기까지
집착이라는 동기가 없었다면 느끼지 못했을 행복과 망신이 그 안에 다 녹아 있다
역시 맘대로 안 돼 롤러코스터 타듯 발광했던 기억은 사람이었다
내가 떼어내고 말고 할 권한이 애초에 없었다
집착의 유효기간은 전적으로 시간의 몫이고 세월 정도는 돼야 품을 배짱이었던 거다
온데간데없는 맘이 몇 개 떨어져나가 저만치 있다
잡고는 싶지만 바라만 봐야 하는 별 보듯
무심하고 사심없는 맘으로
그런데 딱 하나...
커피만은 못 내려놓겠다
죽을 때까지 끼고 살아도 그립다
손 안에 품고 홀짝홀짝 마시는 그 따뜻함은
무엇으로도 대체 불가다
언제나 새롭고 행복한 마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