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중이라 일주일에 두 번 8시 50분에 시작해서 10시에 끝나요.
어제는 아이가 나가면서 "오늘 윷놀이한다~~"고 신나라하고 갔어요.
데려다주고 집에 와서 보니 8시 36분에 온 문자가 있더라구요.
"오늘OOOO 수업 시 윷이 필요합니다.
혹시 윷가락이 있는 가정에서는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아이들이 아무래도 많으니 수가 부족할 수도 싶긴 했지만
이미 집에 왔으니 뭐 놀겠지 싶었는데.
9시 35분에 샘 번호로 전화가 온거에요.
아이에게무슨 일 생겼나 깜짝 놀라 받으니
아이에요. 수업 끝났다고 데리러 오라고..
(제 아이는 아직 핸드폰 없고, 어제는 끝나고 어딜 가야해서
저랑 교문 앞에서 10시에 만나기로 했거든요)
윷놀이 한다 안했니? 했더니 ...
윷이 없어서 못했다고 ..
샘 옆에 계시면 바꿔달라고.해서
아이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하니
진짜 윷이 하나도 없었대요.
선생님 본인도 아침에 사려고 했는데
문구점 앞에 차를 못 세워서 빈 손으로 오셨다고...
날씨가 그러니
수업에 아이들이 거의 안 왔겠구나 했지요.
아~ 아이들이 많이 안 왔나 봐요? 여쭤보니
아뇨. 제 수업엔 아이들 거의 안 빠져요. 오늘도 2명 빼고 다 온 걸요.
미리 준비하라고 말씀해 주셨으면 좋았겠다고..
기대 많이 하고 갔는데. 아쉬워겠다고 했더니
동물 소개하고 윷 판 움직이는 거 설명했으니 집에서 해보시라고..
그래도 아이가 많이 기대하고 했으니
다음 시간에라도 준비해서 한 번 놀게 해주시면 좋겠을텐요.. 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절대 목소리 높이거나 격양된 톤으로 한 건 아니구요.
뭐랄까.
끊고 나니 젊은 선생님의 패기랄까....
제가 조금 늦어 아이 학년 맘들중에는 나이가 많은 편이라서요.
제 사고방식이 넘 원칙적인가요??
아니면 방학 중 수업이라 다소 안일하게 대처하는..작은 실수인건가.
저라면..
당연히 무슨 일 있어도 미리 준비했을 거 같고.
혹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면.
임기웅변으로다가 윷놀이를 했을 거 같고...(나무젓가락이라도 사용해서)
그것도 아니라면, 좀 유치하지만
아이들이 직접 윷이 되어 놀 수도 있잖아요.
마루에 딩둘라는 게 아니라 둘아 서서/바로 이런 식으로..
아뭏든..그렇다고 수업을 덜렁 일찍 끝내는 것도 좀 이해가 안 가기도 하고.
제 사고가 좀 고루한가요?
아니면 살짝 화가 나려고도 하는데...이제 맞는 건지?
여쭤보고 싶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