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주민의 눈물, “사고가 아니라 살인입니다”
살점 깊고 넓게 도려내진 부산 영도
현장은 참혹했다. 영도 원도심을 관통하는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들이 일렬로 늘어선 모습은 흉물스럽기 그지없었다. 높이 22m로 2.44km 구간을 관통하는 고가도로 건설로 인해 영도의 살점이 깊고 넓게 도려내진 것이다. 영도는 이렇게 신음하고 있었다.
도심 상가와 주택을 관통하는 거대한 고가도로 건설. 분명 시대착오다. 고가도로를 해체하는 게 일반적인 추세인데 부산만 거꾸로 간다. 왜 이럴까. 억울한 인명을 빼앗고 선량한 영도주민을 겁박하면서까지 하필 고가도로를 만들려 하는 걸까.
주민들의 요구는 고가도로가 아닌 지하차도였다. 그런데도 ‘고가도로’라는 답을 미리 내놓고 모든 주장과 논리를 ‘고가’에 꿰어 맞춰온 부산시의 이면에는 복잡한 얘기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