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와 B는 대학 때부터 잘 알던 사이였어요.
A가 결혼과 함께 외국 먼 곳으로 갔지만 그래도 계속 연락하고 지냈고 B는 A가 사는
곳으로 가보기도 하고 그랬어요. 일 때문에 간 거였는데 마침 그 나라에 A가 살고 있으니
애도 데리고 갔다가 보고 가기도 하고 그런 거죠.
오래 세월이 지났지만 A가 한국 오면 만나기도 하고 그렇게 지내다가 A가
다시 한국으로 완전히 돌아왔어요.
그런데 A는 그 사이 한국을 너무 오래 떠나 있어서 십년도 훨씬 지나서 한국에 다시
살려고 적응할려니 말은 한국 사람이라 한국말을 하고 알아 들어도 낯설고 새로
접하는 게 너무 많았죠. 특히 애를 한국 학교에 넣고 필요한 준비를 할 때 뭘 해야할지
전혀 감이 안 잡혔대요. 자매도 없고 그나마 알던 사람, 친구들은 오랫동안 나가 있다보니
연락이 끊어져서 얘기 할 만한 사람도 없어서 A한테는 B의 아이도 자기 애와 학년이 같으니
비록 학교는 달라도 거기다 물어보면 되겠다 생각을 한 거죠. 당장 급한게 애와 관련된 일이라
하다못해 겨울 코트는 뭘로 입는지 외국이야 남이 뭘입든 뭘하든 전혀 상관 안하지만
그래도 여기는 요새 어떻다는게 있으니 그런 것도 알고 싶고 어디서 뭘 사야 하는지,
무슨 공부를 어떻게 시켜야 하는지 엄마들이어떻게 하는지
누군가하고 한 번쯤 얘기를 하고 싶었고 그래서 A는 B하고 만나서 얘기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대요.
그런데 B도 전업 주부는 아니고 집에서 일을 하는데 A가 왔을 때 A의 바람과는 달리 일이 바빠서
바로 못 만났고 그게 차일 피일 미루어져서 A가 온지 3 달이 지나서야 만나자고 연락이 온 거에요.
그 사이 간간이 둘이는 전화 통화는 했는데 그 때마다 B는 마감 때문에 바쁘다고 자기 일하는 일얘기
했고 A는 그걸 듣고 첨에는 많이 바쁜가보다 생각하다가 한 번은 B가 자기 집에 A도 아는 선배가
놀러와서 그래서 모 날은 일을 전혀 못하고 놀았다는 얘기를 했대요.
그 때 A는 갑자기 B하고는 앞으로 아는 관계를 모두 청산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제까지 전화할 때 마다
기다리고 실망하고 했던 모든 감정들을 다 정리해서 그 날 이후로 B한테서 오는 모든 연락은 안 받고 안 만나고 지내고 있어요.
물론 B는 A 한테 메일로 전화로 A의 남편에게도 전화해서 A가 왜 그러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했다는데
정말 이게 이유를 모를 수 있을까요?
첨 왔을 당시 A의 상황은 경제적으로나 전망으로나 인간관계로 보거나 모든게 무척 깝깝 내지 절망적인 상황
이었고 그건 B가 온전히 모른다 해도 저 정도 관계에서 바쁘다고 3 달이나 지나서 그제서야 만나자고
연락을 한다는 건 A가 관계를 접을 만큼 B 한테 A는 아무 것도 아닌 거 아닌지?
아니면 A가 지나치게 극단적인 걸까요?
이미 그런 상태로 몇 년이나 지났고 그 때문에 A는 B와도 같이 아는 다른 사람들과도 결국 연락 안하고
지내고 혹시 뭘 모르는 애가 A를 단체방에 초대해도 A는 걔하고만 잠시 얘기하다 다시 그 방을 나오거든요.
A에게는 그 일이 큰 상처였고 결국 지금도 한국 와서 그래도 소식이라도 주고 받고 할만한 그 전에
알던 사람도 그들이 B와 그 동안 친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아무 하고도 연락 안하고 지내는데
바쁜 한국에서는 B가 그럴 만 한건데 A가 지나친건지 아직도 어떻게 3달 만에 보자고 연락을 할 수가 있는지
아직도 B가 이해가 안 되는데 A가 너무 극단적인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