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많이 친한 친구였어요.
그 친구는 대학을 아주 먼 다른지역으로 가서 한참 못 만나고 서로 연락만 열심히 하다가
연락할때는 사이 무지 좋았죠. 제가 기억하기로는 어렵고 힘든 수험생활 그 친구때문에 의지하면서
버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러다가 한 7년만인가 만났어요. 저희는 둘다 미혼이구요.
너무 오랜만에 만나서인지 전화로 아무리 연락을 했어도 약간 어색하고 할말이 없긴했지만
그래도 워낙에 친한애였고 제 베프 중 한명이었기에 좋았죠.
얘기가 나오던 와중에 제 남자친구에 대한 얘기가 나왔는데 제가 남자친구가 있다고 하자 친구가 깜짝 놀라면서
갑자기 신상에 대해 자세하게 물어보는거예요.
그 남자 어디사냐, 집은 몇평이냐, 연봉 얼마냐, 어떻게 만났냐,
결혼할거냐, 부모님이 찬성하실거같냐, 반대하면 헤어질거냐, 진짜 결혼할거냐?
근데 그게 진심 궁금해서 묻는게 아니라 뭔가 흠 잡을 걸 캐내려는? 투 같아서 맘이 불편했지만
워낙에 순발력 없고 그냥 좋은게 좋은거다 ㅜㅜ 이런 성격인 저는 설마 그러겠어 하며
그냥 두루뭉실 대답해줬지요.
나중에는 사진을 보여달래더라구요.
보여줬는데, 친구 표정이 일그러지기도 하고 약간 비웃는 표정이 되면서
어머ㅋㅋ 니 남친 몇살이니? 너무 늙어보인다. 그리구 별로 안잘생겼네. 너무 노땅같다 ^^;
이러는거예요...
휴...순간 너무 당황스럽고..내가 뭘 잘못들었나 싶고...
근데 사람이 너무 당황하면 할말이 생각 안나잖아요.
그게 끝이 아니라 그 이후로도 결혼할꺼야? 겨우 2년 만나놓고 결혼할꺼야?
장담하는데 너 지금 결혼하면 후회한다? ^^; 너네 엄마도 반대할걸 아마?
저런...넘겨짚는식(?)의 발언들을 ㅜㅜ 막...어휴....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기분나쁜 티라도 냈어야 하는데. 정말 외모지적질만 안했어도 그냥 내가 예민한거지
하면서 참고 넘겼을거예요.
이 친구가 그렇게 질투많고 시샘많고 그런애는 아니었는데 오랜만에 만나서 그런가
이 외에도 소소하게 기분 나쁜 그날의 일들이 막 겹쳐보여서 정말 이제는 연락할 맘이 안드네요.
실수 없는 사람이 어디있겠어요...나쁜 뜻으로 한말은 아니겠죠.
그리고 뭐 내 남자친구 못생겼다고 했다고 삐진것도 아니예요 제가 실제로 객관적으로 다른사람들에게
사진 보여줘도 못생겼다는 사람 아무도 없었을만큼 평범하고 무난한 외모예요.
근데 ... 그 친구의 배려없는 말들이 너무 상처가 되요.
대체 저한테 왜 그랬는지...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는지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그 후로도 꾸준히 연락오고 만나자고 하는데
저는 답장을 하다 말다...정말 답장하기 싫고 만나기는 더더욱 싫습니다.
내가 이렇게 옹졸한 사람이었나 ? 싶은데...
이제라도 터놓고 그날의 일을 이야기해야 할까요.
그런데 서로 사과하고 어찌어찌 없던일로 무마시킨다고 해도... 예전의 그 친구가 그 친구가 아닌 거 같고...
그런데 이런 소소한 일로 인간관계 다 내쳐버리면 제 주변에 남는사람 누가 있겠어요.
맘이 복잡하네요. 어쩌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