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만 1세반 교사에요.
내일 수업 준비하는데 갑자기 순수하고 귀여운 우리 반 아이들이 생각나
금요일에 있었던 웃긴? 이야기해드리려고 잠시 들어왔어요.
모든 어린이집 교사들이 그렇듯 저도 출근하면 늘 정신없이 바쁘고
화장실 갈 시간이 없어 아무리 목이 말라도 물도 마음대로 못 마시는데,
엊그제는 오전 수업 중 바쁜 와중에 화장실이 너무 가고 싶은 거예요.
사실 어린이집 교사들은 잠시만 눈을 돌려도 친구 얼굴을 긁어놓거나
깨물거나 위험요소들이 너무 많아 대부분 볼일을 참거나 옆 반에 부탁하거나
낮잠 시간이 되어야 겨우 화장실을 갈 수 있답니다.
그날은 옆 반 선생님도 수업 중인 것 같아 차마 우리 반 아이들 봐달라는 말도 못하고
참는 게 너무 힘들어 아이들에게 선생님이랑 숨바꼭질하자고 하며 제가 술래를 했답니다.
선생님 숨을 테니까 친구들이 선생님 찾아요~라고 하며 문을 조금 열어두고
급하게 화장실에 들어가 소변을 보는데
선생님 여깄네~ 하며 한 친구가 문을 빼꼼 열고 쳐다보다가
선생님 물 꺼! 하는 거예요.-_-;;;
(너무 참았다 소변봐서 물 틀어놓은 줄 알았나 봐요ㅜㅜ)
아이들이라지만 조금 부끄럽기도 했지만 얼굴에 철판 깔고 교실에 들어와
선생님 배가 너무 아파요ㅠㅠ 라며 울상을 지어 보이자
우리 반 아이들이 모두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선생님 아야 해?” “응가 해도 아야 해?” 하며 입으로 “호~” 하고 불어주고
고사리 손으로 이마도 만져주고, 감기 걸려 콧물 줄줄 흐르는 얼굴을
제 얼굴에 비비며 울먹거리는 친구들을 보면서 얼마나 울컥하던 지요.
그것 아시나요?
아이들이 웃으면 내 행복은 배가 되지만
아이들이 걱정해주면 내 가슴은 터진다는 것을......
할 일은 태산 같은데 내일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 상상하며
잠시나마 이곳에 들어와 마음이 너무 예쁘고 순수한 천사들 자랑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