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상금세탁’을 도운 정황이 드러났다는 주간한국 보도로 11일 오전 온라인 여론이 발칵 뒤집힌 가운데 주간한국이 이날 정오를 전후해 기사를 삭제해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서울신문>에 따르면, 주간한국은 이날 오전 온라인판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11년 해외 원전수주 과정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정부로부터 받은 ‘자이드 환경상’ 상금 50만달러(한화 5억5000만원)를 수표로 받았으며, 해외에서 받은 금품을 신고해야 하는 공직자법을 피하기 위해 이를 농협 청와대 지점을 통해 현금화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냈다.
▲ 이명박 전 대통령 ⓒ 청와대해당매체는 기사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전 재산 기부’ 약속을 어기고 해당 돈을 그냥 가졌다”고 보도했다. 또 “(농협 전산망의) 이 전 대통령 외화수표 추심전 매입 기록이 ‘청와대지점 여신관리시스템 장애 복구 중’이라는 메시지가 뜬 직후 삭제됐다”며, “의도적 삭제 의혹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서울신문에 따르면 주간한국 관계자는 한 매체에 “기사와 이명박 전 대통령 측 주장 간 갭이 있어서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사실 확인이 덜 된 상태에서 기사가 나갔다는 의미냐”는 질문에 “말로 설명하기 힘든 복잡한 사정이 좀 있다”고만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간한국의 기사가 삭제 되자 SNS상에서는 이에 대한 입장 표명을 촉구하는 의견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한겨레 허재현 기자는 트위터를 통해 “주간한국 이명박 상금자금 세탁 기사. 삭제됐는데 원인은 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일보 대표번호로 전화해 편집국으로 돌리면 갑자기 ‘지금 거신 번호는 결번입니다’ 이런 메시지만 반복해 나옵니다. 한국일보쪽에서 입장을 밝혀주셨으면 좋겠네요”라며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다.
시사평론가 유창선 씨는 “<주간한국>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상금 세탁’ 기사를 게재했다가 삭제한 상황이 SNS에서 이슈가 되고 있네요. 오보인지, 아니면 다른 사정이 있는 것인지, 기사를 게재했다가 삭제한 언론사가 책임있게 설명하는 것이 상식입니다”라며 입장을 밝혀줄 것을 촉구했다.
한 트위터리언 ‘@un*****’은 “MB의 자히드 환경상 상금의 처리 과정에서 농협의 조작 의혹 기사(주간한국) 삭제에 관해서 한국일보 선임기자 서화숙 기자님께 @naticle 질의를 드렸습니다. 매우 중요한 문제인 만큼 답변 주실것을 믿습니다”라며 확인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국일보 서화숙 선임기자는 트위터를 통해 “농협 기사는 한국일보 기사로 알고 제가 리트윗했으나 주간한국 기사이며 한국일보와 아무 연관이 없습니다. 사실여부도 확인할 수 없습니다. 리트윗을 삭제했습니다. 원기사는 오보라서 삭제한 것 아닐까 짐작만 합니다”라는 답변을 남겼다.
이밖에도 온라인상에서는 “사실관계는 맞는데 외압이 있었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되나요?”(seo****), “<주간한국> 인터넷판 보도. 돌연 특종 기사가 사라졌다. 왜? 그것을 보도한 타 언론기사도 하나씩 사라지고 있다. 왜?”(min*******), “농협의 이명박 상금 세탁기사 내놓은 곳이 정확히 주간한국인데... 한국아이닷컴계열은 사실상 다 내려왔고 연동된 포털도 내려오고... 이게 무슨 일인지 알 수 있는 건지...?” (liv**), “<주간한국>기사는 잘못된 내용이 있어서 삭제가 된 걸까? 그러면 정정보도가 나와야 할 거고.. 그게 아니라면? 또 국가전복원짓거리냐?????”(U_Si*******)라는 등 각종 추측들이 쏟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