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서울시장 집무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6·4 지방선거 재선 의지를 밝히고 있다. 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박 시장은 이어 정치권의 개헌 논란에 대해 "대통령도 연임할 수 있는 헌법 체계로 바뀌어야 한다"면서 4년 중임제도의 권력구조 개편을 주장했다. 그는 "단임제에서는 임기 절반만 넘어가면 레임덕에 빠져 (국정을) 제대로 펼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짧다"면서 "개헌 논의는 시점과 상관없이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차기 대선 주자군의 단골 후보인 박 시장이 권력구조 개편을 들고 나선 것은 이례적으로 개헌 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하지만 대권 도전 의지에 대해서는 "글쎄요"라며 "시정에 올인 하겠다는 점만 분명히 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재선 도전의 비책은 있나.
"아직 선거의 해라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하겠다. 보궐선거로 시작한 2년 8개월 재임 기간 가운데 아직 6개월이나 남았다. 재선하더라도 그 동안 추진해 온 사업의 연속성을 유지하겠다."
-두드러진 치적이 없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실제로 그렇게 평가하나. 청계천이나 한강에 건물을 세우고 한다면 누가 하는 지 세상이 다 알 것이다. 하지만 소리 소문 없이 (많은 일을) 해 왔다. 뉴타운과 지하철 9호선, 세빛둥둥섬 등 이전 시장 때의 현안을 정리했고 갈등 사안을 관리해 왔다. 복지를 포함해 삶의 질을 높이는 사업도 40, 50가지가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장 재선이 최종 목표인가.
"3선 도전도 하나의 아이디어가 될 수 있겠다(웃음). 나의 삶은 실사구시였고 실증적이었다. 우리 사회는 너무 추상적이고 거대주의, 물신주의에 빠져있다. 그래서 정밀행정을 도입했다. 서울시장 열심히 하다 보면 시장 그만 두고 상수도 전문가가 될지, 정원사가 될지 누가 알겠나. 그저 맡은 일에 최선을 다 하고 진인사대천명하는 자세로 임할 뿐이다."
-안철수 신당이 후보를 내면 어렵지 않겠나.
"선거나 정치는 전공이 아니라 잘 모르겠다. 윤여준 새정치추진위원회 의장조차 신당이 만들어질지 아닐지 모른다고 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전망을 하겠나."
-시장 후보를 사퇴했던 안철수 의원에게 신세는 갚았나.
"인간적인 신세를 지긴 했지만 그것이 경제적인 빚처럼 갚아야 하고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안 의원도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지방선거를 앞 두고 야권에서 구도 재편 논의가 진행되는데.
"민주당 지도부가 알아서 잘 해 주시리라 믿는다. 시장으로서 마지막 순간까지 시장 노릇 잘 하는 게 중요하다."
-야권연대가 되면 후보단일화에 응할 생각이 있나.
"가정적인 상황이라 답변하기 어렵다. 민주당은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기 위해 혁신 조치를 취할 것이고 안철수 의원도 노력을 하다 보면 접점이 생길 수 있지 않겠나."
-지방선거의 정당공천 폐지 논란에 대한 입장은.
"지방자치단체장이 정치권에 줄 서는 폐단을 방지하기 위해 여야가 공히 공천폐지를 공약했다. 기초의회 폐지나 교육감 러닝메이트제 등은 아직 무리라고 본다. 새누리당의 개편안은 논의가 더 필요하다."
-지난해 무상보육 논란으로 재정 압박을 받지 않았나.(서울시는 당시 무상보육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2,000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했다)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다. 보편적 복지는 중앙정부가 하는 게 맞다. 박근혜 대통령도 인수위 시절 지방복지를 중앙정부가 한다고 했는데 지방정부가 부담하라니 죽을 지경이다."
-협동조합 8,000개 구상은 여전히 유효한가.
"우리 사회의 격차 해소를 위한 핵심 정책이다. 프랑스나 영국은 협동조합을 비롯한 사회적 기업이 GDP의 10%인데 우리는 통계수치도 안 잡히고 있다. 정치권이 선거의 유ㆍ불리 차원에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 기업이 늘어나면 국민 생활도 그만큼 나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