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런 증상이 단순히 갱년기일까요?

씁쓸 조회수 : 1,915
작성일 : 2014-01-09 21:38:56

올해로 마흔 다섯 된 아줌마입니다.

남편과는 결혼한 지 18년 되었네요. 중3 아들 녀석 한 명.

남편은 대기업, 저는 작은 기업 다니다가 프리랜스로 일하고 있어요.

밥은 먹고 삽니다.

아니 솔직히 밖에서 보면 너무 잘 살게 보여요^^ 저도 그런 자부심 같은 게 있었고요.

그런데 3년 전 제가 많이 아프고 난 뒤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 달라졌어요.

저는 정말 엄청 성실하고 일 중심적인 사람이었는데

건강을 잃으니 정말 너무 허무하더군요. 남편, 자식 다 소용없음은 물론이고요.

일을 줄이며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니까 제 인생에 대해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네요.

참 통속적이게도 그동안 믿고 있었던 것이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

아니 지속적으로 조금씩 손가락 사이로 빠져 나가는 것 같아요.

가령 아무리 싸우고 사이가 벌어져도 남편이 나를 사랑하고 나 역시 그렇다고

굳게 믿었는데 그냥 어느 날 남편을 사랑하지 않는 저를 알게 되었어요.

겉으로는 특별한 변화가 없지만 그 속은 아주 다릅니다.

웃긴 게 남편은 지금도 저를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거짓말은 아닐 거라는 것은 알지만 뭐랄까, 남편도 어떤 환상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아요.

워낙 계획을 가지고 움직이는 자존심 강한 스타일이라

같이 사는 여자를 사랑하지 않으면, 스스로 못견디는...

좀 있으면 아이가 귀가하고 남편도 오겠지요. 혼자 있는 이 시간 자잘한 실금이 잔뜩 간 제 인생이

불현듯 너무 후회되고 슬프고 그럽니다.

제 20대에도 82와 같은 언니들이 있었으면 제 욕망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었을텐데..

날마다 가면 쓰고 사는 것 같아 참 힘드네요.

IP : 61.254.xxx.6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개나리1
    '14.1.9 9:48 PM (211.36.xxx.211)

    뜬금 없는 소리지만 남편들은 사랑한다 라고 밖에 말 못 할것 같아요. 얼마나 들들 볶이고 꼬투리잡히겠어요.
    부인을 사랑하니 아니 별로 깊게 생각 안하고ㅈ살듯

    안사랑한다면 저녁밥상이 없어지니..

  • 2. 다들 그러고 살아요
    '14.1.9 9:49 PM (110.47.xxx.81)

    그게 인생인 것을요.
    단순한 갱년기든 새삼스레 자아를 성찰하려는 욕심이든 너무 깊게 생각마시고 대충 행복하다 믿으며 살도록 하세요.
    더 깊이 파봐야 인생 거기서 거기예요.
    김어준이 그럽디다.
    인생, 졸라 짧다고...

  • 3. 자유인
    '14.1.9 9:52 PM (175.213.xxx.188)

    갱년기거나 사추기 아닐까요 이또한 지나가고 평상심으로 돌아올꺼예요...
    이럴때 사람에게서 위안을 얻고싶겠지만...나중 에 후회하는일이 또 생깁니다.
    종교를 갖어 보세요..자신의 존재 이유를 알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 4. 사람들
    '14.1.10 4:44 AM (99.226.xxx.84)

    모두 완벽할 수 없습니다.
    어떤 취미나 동호회 혹은 새로운 지식(학교나..)을 아주 새로운 것으로 시작하시면서
    마음을 그 곳에 두어 보세요. 그러다보면 다시 마음을 되잡으실 수 있을겁니다.
    쓰지 않던 근육과 관심을 쓰세요.

  • 5. 사랑하니까
    '14.1.10 10:48 AM (65.188.xxx.29)

    사랑한다 하겠지요. 차라리 솔직하게 싸워보시면 좋을까요?

    많이 가지셨는데 잘 모르시는게 아닐지. 솔직하게 싸워보세요 생각의 다른 국면이 있을 수 있죠. 원글님 속으로 벽을 쌓고 단정하고 그런게 느껴져요. 저도 건강이 없는데 풍족한 원글님 부러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45926 스텐후라이팬에 김구워도 되나요? 3 궁금 2014/01/26 1,647
345925 이거 말하면 싸움될까요? 6 ... 2014/01/26 1,766
345924 겨울방학, 아이들 데리고 어디 여행다녀 오셨어요? ... 2014/01/26 572
345923 나이드는걸 몸이 말해줍니다 2 2014/01/26 2,253
345922 아이들 몇살이나 되야 장난감 안가지고 노나요? 2 ^^ 2014/01/26 1,205
345921 . 4 갑자기 2014/01/26 3,271
345920 경기도 이동중지명령 내일6시부터 한다는데요.. 1 ..... 2014/01/26 2,482
345919 작두콩엑기스 혹시 아시는분요 1 이맛이맞나 2014/01/26 1,087
345918 아파트 관리비 37만원이면 많은 편인가요? 21 궁금 2014/01/26 5,840
345917 스테이크 굽는법 4 ... 2014/01/26 1,739
345916 시댁식구들과 여행시 호텔가서 따로 청소하시나요? 16 여행 2014/01/26 4,111
345915 일제 때 고생한 할머니를 거듭 죽이는 사람들 1 손전등 2014/01/26 949
345914 분당ak 백화점 문화센터 위치 2 알려주세요 2014/01/26 2,563
345913 지금 mbn 신세계 보시는분 1 .. 2014/01/26 963
345912 삼성 현대 우리 신한 vip 회.. 2014/01/26 879
345911 오늘 슈퍼맨에서 타블로와 하루요 103 포니 2014/01/26 29,702
345910 좋은느낌 짜증나요.. 29 2014/01/26 13,178
345909 폐활량, 숨쉬기 좋게 하는 운동은 뭐가 있나요? 4 폐활량 2014/01/26 1,793
345908 팔뚝윗살 절대 안빠지네요. 18 kickle.. 2014/01/26 8,413
345907 카드 도용당했는데 어떡하죠 11 ... 2014/01/26 4,098
345906 부산 간 안철수 "고향 부산이 새정치 교두보 되어 달라.. 5 탱자 2014/01/26 1,303
345905 해표 올리브유 냄새 거북한거 저만인가요? 11 ㅇㅇ 2014/01/26 4,137
345904 미국박사하고 2억이 말이되냐고 하는데요 4 미국박사 2014/01/26 6,926
345903 친정 아버지랑 통화.. 1 아기 2014/01/26 1,184
345902 ‘노 변’은 다방에 전화를 걸어 커피를 시켜 놓고는 열변을 토했.. 8 우리는 2014/01/26 2,5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