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런 증상이 단순히 갱년기일까요?

씁쓸 조회수 : 1,942
작성일 : 2014-01-09 21:38:56

올해로 마흔 다섯 된 아줌마입니다.

남편과는 결혼한 지 18년 되었네요. 중3 아들 녀석 한 명.

남편은 대기업, 저는 작은 기업 다니다가 프리랜스로 일하고 있어요.

밥은 먹고 삽니다.

아니 솔직히 밖에서 보면 너무 잘 살게 보여요^^ 저도 그런 자부심 같은 게 있었고요.

그런데 3년 전 제가 많이 아프고 난 뒤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 달라졌어요.

저는 정말 엄청 성실하고 일 중심적인 사람이었는데

건강을 잃으니 정말 너무 허무하더군요. 남편, 자식 다 소용없음은 물론이고요.

일을 줄이며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니까 제 인생에 대해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네요.

참 통속적이게도 그동안 믿고 있었던 것이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

아니 지속적으로 조금씩 손가락 사이로 빠져 나가는 것 같아요.

가령 아무리 싸우고 사이가 벌어져도 남편이 나를 사랑하고 나 역시 그렇다고

굳게 믿었는데 그냥 어느 날 남편을 사랑하지 않는 저를 알게 되었어요.

겉으로는 특별한 변화가 없지만 그 속은 아주 다릅니다.

웃긴 게 남편은 지금도 저를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거짓말은 아닐 거라는 것은 알지만 뭐랄까, 남편도 어떤 환상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아요.

워낙 계획을 가지고 움직이는 자존심 강한 스타일이라

같이 사는 여자를 사랑하지 않으면, 스스로 못견디는...

좀 있으면 아이가 귀가하고 남편도 오겠지요. 혼자 있는 이 시간 자잘한 실금이 잔뜩 간 제 인생이

불현듯 너무 후회되고 슬프고 그럽니다.

제 20대에도 82와 같은 언니들이 있었으면 제 욕망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었을텐데..

날마다 가면 쓰고 사는 것 같아 참 힘드네요.

IP : 61.254.xxx.6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개나리1
    '14.1.9 9:48 PM (211.36.xxx.211)

    뜬금 없는 소리지만 남편들은 사랑한다 라고 밖에 말 못 할것 같아요. 얼마나 들들 볶이고 꼬투리잡히겠어요.
    부인을 사랑하니 아니 별로 깊게 생각 안하고ㅈ살듯

    안사랑한다면 저녁밥상이 없어지니..

  • 2. 다들 그러고 살아요
    '14.1.9 9:49 PM (110.47.xxx.81)

    그게 인생인 것을요.
    단순한 갱년기든 새삼스레 자아를 성찰하려는 욕심이든 너무 깊게 생각마시고 대충 행복하다 믿으며 살도록 하세요.
    더 깊이 파봐야 인생 거기서 거기예요.
    김어준이 그럽디다.
    인생, 졸라 짧다고...

  • 3. 자유인
    '14.1.9 9:52 PM (175.213.xxx.188)

    갱년기거나 사추기 아닐까요 이또한 지나가고 평상심으로 돌아올꺼예요...
    이럴때 사람에게서 위안을 얻고싶겠지만...나중 에 후회하는일이 또 생깁니다.
    종교를 갖어 보세요..자신의 존재 이유를 알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 4. 사람들
    '14.1.10 4:44 AM (99.226.xxx.84)

    모두 완벽할 수 없습니다.
    어떤 취미나 동호회 혹은 새로운 지식(학교나..)을 아주 새로운 것으로 시작하시면서
    마음을 그 곳에 두어 보세요. 그러다보면 다시 마음을 되잡으실 수 있을겁니다.
    쓰지 않던 근육과 관심을 쓰세요.

  • 5. 사랑하니까
    '14.1.10 10:48 AM (65.188.xxx.29)

    사랑한다 하겠지요. 차라리 솔직하게 싸워보시면 좋을까요?

    많이 가지셨는데 잘 모르시는게 아닐지. 솔직하게 싸워보세요 생각의 다른 국면이 있을 수 있죠. 원글님 속으로 벽을 쌓고 단정하고 그런게 느껴져요. 저도 건강이 없는데 풍족한 원글님 부러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41974 현미밥으로 많이 드시나요? 04:34:54 47
1741973 결국,, 시어머니프사 뒷얘기 13 결국 03:30:16 962
1741972 독일 사시는 분 계실까요? 상황이 꼬였어요 도움좀요 7 독일 02:45:23 1,111
1741971 신축2년된 아파트.전세가 안나가요 3 임대인 02:45:00 786
1741970 '단전·단수' 이상민 지시, 일선 소방서까지 전파 확인 ... 02:20:18 573
1741969 나라가 힘이 없으니... 4 .... 01:40:59 1,288
1741968 제발 근종이나 난종 수술하세요. 12 지나다 01:19:55 2,641
1741967 아침마당 김재원 아나운서 4 ㅇㅇ 01:15:58 2,146
1741966 인스타그램 6 기분 01:12:27 602
1741965 27살아들이 어두워서 벽에 부딪쳐 안경이 부러지변서 8 급해요 01:11:27 1,904
1741964 소비쿠폰 타지역으로 할수 있나요 3 ㅇㅇ 01:02:35 664
1741963 [속보] '내란 공모' 이상민 전 장관 구속영장 발부 23 ㅅㅅ 00:49:22 2,836
1741962 주식 성공하는 사람은 욕심이 적고 기준이있는 사람같아요 2 ㅇㅇㅇ 00:48:42 1,172
1741961 런던 사시는 분 미용실 00:45:42 516
1741960 늙고 병들고 혼자 계시는 아빠 15 나쁜딸 00:23:08 3,662
1741959 맛없는 수박 처리방법 좀 알려주세요 8 ... 00:21:27 854
1741958 남자시계 좋아하는 분 있나요? 8 00:16:56 546
1741957 전복 싼 곳 추천부탁드려요 4 ㅇㅇ 00:16:50 519
1741956 나이가 들면 초라해지는 외모를 인정해야 22 ... 00:16:14 3,859
1741955 李대통령 "스토킹 살인, 무능한 대처가 비극 초래…제도.. 5 .. 00:13:57 1,231
1741954 재산세 깜빡했네요 ㅠ 4 ㅇㅇ 00:09:44 1,728
1741953 헬스장에서 저 모르게 사진을 헬스장 홍보하는데 썼어요 8 ㅇㅇ 00:04:42 1,852
1741952 논산훈련소에서 현역과 공익 똑같은 훈련받나요? 8 4급 2025/07/31 760
1741951 이재명 대통령의 고심/강훈식트위터 13 ㅇㅇ 2025/07/31 1,691
1741950 엄마 돌아가시니 플라스틱 반찬통 버려야겠어요 4 마지막날 2025/07/31 3,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