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인가요, 렌지관리 관련 글 읽다가요 저의 과거가 떠올랐어요. 물론! 지금도 그닥 깨끗하고 살림잘한다고는
절대 말할 수 없다는 것을 솔직히 말씀드리고요...
전 살면서 아무래도 힘든 것이 두 가지 있었는데요, 수학하고, 정리정돈과 살림이었어요.
어찌할바를 모르다가 바닥에 뭐가 너무 쌓여서 집에서 날아다니게 되었던 시절도 있었어요.
그러니까 인생 자체가 정리정돈이 안되더라구요. 이래서는 안되겠다.....
일단 넣을 구석을 만들었어요.
82에서 고수님들이 입이 닳도록 하시는 말씀마따나 정리의 왕도는 버림과 버림과 버림인 것 같아요.
요즘은 풍요의 시대라 그런지 물건이 얼마나 많은지 중복되는 물건 중에 상태 좋은 것은 기증이나 팔거나
상태가 좀 안좋으면 과감히 버려야 정리가 되더라구요.
특히 '살빼서 입을' 예전 옷들과, '언젠가 바를' 화장품 샘플과 '곧 쓸 것 같은' 물건들이 문제더라구요.
집이 99칸 고대광실 아니면 들어갈 구석은 정해져 있어서 넘쳐나는 물건은 일단 정리 하니까, 밖에서 넘치던 것들을 넣을 공간이 생겼어요. 그리고 있는 공간 다시보기, 이번에 붙박이 장 정리하니까 요리조리 공간이 생기더라구요.
그리고 매일하기. 처음 산 일체형 오븐렌지는 상판이 갈색이었어요. 물론 원래 갈색은 아니었어요.
살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딱딱한 갈색의 물질들이 몇겹으로 덮고 있더라구요. 끌로 긁을까 잠시 고민했었어요.
저렇게 사시는 분은 없겠지만, 여튼 렌지는 매일 저녁 설겆이 끝나고 뜨거운 행주로 닦으니까 수월해졌어요.
물 300에 소다 한큰술 섞여서 안쓰는 분무기에 넣어두셨다가 칙칙 뿌려서 닦으니 잘 닦였어요. 부엌바닥도 누구는
매일 저녁 뜨거운 걸레로 닦는다는데 저는 그것까진 못했어요. 여튼 부엌일은 미뤄두자 하다보면 하루가 이틀되고
결국 재앙이 오더라구요. 미루는 것은 이틀을 안넘기려고 애쓰고 있어요.
그리고 그냥 지나치지 않기. 저는 그동안 바닥에 무언가가 있어도 그냥 지나쳤어요. 정리하고 살려면 그냥 지나쳐선
안되는 것 같아요. 바닥에 있는 물건은 일단 들어올려야 되더라구요. 들어올리고 나서 제자리로 넣어주기. 지금 생각하면
신기한 것이 저는 왜 바닥에 뭔가 떨어져 있어도 그냥 지나쳤을까요. 지금은 일단 들어올리거나 겹치고 봐요.
아직 갈 길이 멀긴 한데요, 여러 분들께 배운 버림과 버림, 미루지 않기, 매일하기 기술을 시전하니까 집이 훨씬 살기좋아졌어요. 다른 분들처럼 콘도같은 집 이런 것은 바라지도 않구요. 정리치에서 벗어나서 좀 인간답게 살게 되었네요.
그리고 애들이 있는 경우 집에 장난감이 쌓이게 마련인데요, 요즘엔 안사주기 기술을 쓰고 있어요. 없으면 없는대로 그냥 놀고 종이에 그림 그리면서 놀고, 장난감 없다고 못노는 것 아니더라구요. 애들 책도 도서관에서 빌려서 봐요. 물론 방에 가득찬 제 책부터 정리해야 하는데 쿨럭;;; 다 좋은?! 책들이라고 우기며 끌어안고 있네요. 단지 이제 저도 새로 사는 것은 자제하고 있어요.이렇게 하니까 돼지우리에 날아서 들어가야하는 집에서 탈피할 수 있었어요.
3줄요약
버림과 버림과 버림
매일, 멈추면 안됨
바로 바닥의 물건을 들어올려 제자리로 넣어주기 시전을 했더니 돼지우리에서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오늘 춥다는데, 든든하게 입으시고 좋은 하루 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