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우울해서 이렇게 끄적끄적하게 되었네요.
저는 어릴적 엄마랑 헤어지고, 가난한 환경속에서 자라왔어서 그런지
결혼하기 전.. 20대 후반까지 많이 우울하고 자기비하도 심하고 그랬었어요.
특히 연애할 때도 툭하면 남자랑 헤어지고..
나에게 뭔가 심각한 문제가 있어서 이렇게 남자랑 잘 안 되는구나.. 이런 생각도 많이 했었구요.
하지만 지금 신랑을 만나 많이 그런 증상이 나아졌고,
스스로도 지금의 생활에 행복감, 만족감을 느끼며 살고는 있는데..
그런데 간혹 가다가.. 아니 꽤 자주 이놈의 우울한 감정은 올라오네요.
블로그 이웃들 중에서 파워블로거라고 할 만큼
늘 육아, 살림, 요리 사진들 멋지게 올리면서 열정적으로 사는 사람들을 보면 많이 위축되고,
제가 살고 있는 생활은 찌질하게 느껴질 때도 있고 그래요..
저 사람들은 저렇게 남에게 보이고 싶어하고 자랑하고 싶나? 하는
뾰로통한 마음도 들고요.
그렇다고 그 사람들처럼 똑같이 할 능력도 안 되고, 그렇게 살고 싶지도 않으면서..
늘 집단에서 한발자국 떨어져서 관찰하고 혼자 놀기에 익숙한 사람이라 그런가..
고립이 익숙하다고나 할까요?...
그런데도.. 이런 감정을 만날 때마다 힘이 드네요.
그 사람들이 멋드러지게 올려놓은 레시피를 보면
내가 요리해서 먹는 밥, 아이에게 차려주는 밥은 초라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물론 그 사람들도 올려놓은, 남들에게 보여주는 그 모습이 삶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말이죠..
그래도 블로그에는 한없이 행복하고 좋은 모습들만 부각돼 보이는 듯 싶네요.
특히 저같이 못난 사람에겐 더더욱.. ㅠㅠ
오늘 딸아이 치과 다녀와서 좀 더 우울한 기분이 들어요.
치아나 썩게 하는 무능한 엄마 같고..
물론 지금 딸이 22개월인데 아직 모유수유 한다는 사실에는 자부심 갖고 있지만요.
그거 하나.. ㅋ 달랑.. 인내심 많다는 거... 그게 외엔 너, 잘하고 있는게 뭐냐?.. 엉?
이런 마음이랄까..
저도 내 삶에 만족하고 많이 감사하고
그래 너 정도면 됐어, 훌륭해 이런 맘가짐을 늘 갖고 싶은데 그런다는 것이 힘드네요.
작고 보잘것없고 무능한 존재 같은 마음도 들고..
이래서 내가 어떻게 아이를 잘 키우겠나 생각하면 눈물만 나요.
마음이 많이 답답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