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길고양이의 품격

갱스브르 조회수 : 2,107
작성일 : 2014-01-02 17:25:50

추운 겨울 옥상

빨래 걷어 얼른 내려가야지 하는 찰나

아!... 맞은 편 집 베란다 난간에 앉은 하얀 털의 길고양이...

그런데 그 맵시란 것이 너무 요염하고 화려해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두발은 가지런히 옹그리고 붕성붕성한 털하며 보기좋게 퍼진 배둘레에 그 윤기...

혹 주인 있는 고양인가 싶을 만큼 세련된 포즈가 너무 여유롭고 화려하다

동네 쓰레기 뒤지는 길고양이들의 수척한 야성은 없고

무슨 러시아 유한 마담? 같은 근엄함과 시큰둥한 표정으로 나를 보는 거다

고양이 앞에서 주눅드는 묘한 기분...

그 앞에서 촌시럽게도 "나비야~~ 나비야~~'하며 얼르고 달랬으니 날 얼마나 고깝게 봤을까나..ㅠ

그렇게 5분 남짓을 걔만 쳐다보고 하는데, 잠시 눈길 돌리는 사이 없어진 거다

소리 없이 사라지는 신비함까지

그새 저만치 또다른 난간 그것도 가장자리...자칫 추락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가장자리 끝에

다시 그 요염한 자세로 졸린지 눈을 지그시 떴다 감았다를 반복하면서...

아마도 내가 귀찮았던 거라...

역시 사람이든 동물이든 눈에 띄는 외모?는 주목 당한다

아슬아슬 난간 위에서 망망대해 바라보듯 하얀 털을 바람에 날리며 노곤하게 잠을 청하다니...

아무래도 인간인 나는 너무 방정맞게 달려들었다...

IP : 115.161.xxx.171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앙~
    '14.1.2 5:40 PM (125.131.xxx.56)

    멋지죠~ 저도 울고양이 귀엽지만 행동하는거보면 왠지 멋지단말이 더 잘 어울리는거 같아요~

  • 2. ..
    '14.1.2 5:47 PM (219.241.xxx.209)

    글 정말 잘 쓰시네요.

  • 3. 고미
    '14.1.2 5:56 PM (211.216.xxx.112)

    몰입해서 읽었네요. .남다른 글재주 가지신듯...

  • 4. 사랑을 구걸하는
    '14.1.2 6:01 PM (111.118.xxx.206)

    그대는 예비 집사ㅎㅎㅎ

  • 5. ....
    '14.1.2 6:31 PM (180.228.xxx.117)

    그런 고양이는 이성 고양이에게 인기 만점이지요.
    동물들도 이성의 미모를 귀신같이 알아요.
    며칠 전에 TV 보니까 비탈진 양철 지붕에 눈이 쌓여 있는데 까치같이 생긴 새가 미끄럼 놀이를 하더군요
    하얀 파라스틱 병마개 같은 것을 입에 물고 지붕 꼭대기로 올라가 그 뚜껑 타고 아래로 주루룩~
    다시 물고 올라가 또 주루룩~ 이런 경지인데 이성 미모를 모르겠어요?
    이종 동물인사람도 알아 보는데 ㅋㅋ

  • 6. ....
    '14.1.2 6:33 PM (180.228.xxx.117)

    맞아요 글 엄청 잘 쓰시네요
    마치 유명 수필가의 글을 읽는 듯 유려함이 자르르~ 흐르는 글.

  • 7. 와~
    '14.1.2 6:56 PM (1.230.xxx.79)

    아름다운 수필 한점 읽는 기분.
    고고하고 요염시런 고양이의 자태가 막 상상돼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38574 동우여고 ‘교학사 교과서 철회’…폭로 교사 “여러분 응원 결과 3 사는 역사교.. 2014/01/03 1,921
338573 학교 초고속 철거…학생들 인천시교육청‧인천시청에 ‘안녕들..’ .. 초고속 철거.. 2014/01/03 848
338572 진중권 “교학사 교과서 사태 원흉은 김무성 서남수 사퇴.. 2014/01/03 1,654
338571 기독교나 카톨릭이신 분들은 7 ... 2014/01/03 1,328
338570 자스민님께 주문드린 원주한우 오늘 받으셨나요? lll 2014/01/03 1,683
338569 고봉민 김밥집 말이에요,, 46 2014/01/03 18,852
338568 시어머니 의중이 궁금 17 ... 2014/01/03 3,466
338567 달걀찜이 푹 꺼져요 4 헬미 2014/01/03 2,376
338566 이 책을 뭐라고 부르는 걸까요? 5 ..... 2014/01/03 853
338565 남편이 밖에서 자식을 낳아온다면 서류상. 15 ..... 2014/01/03 5,502
338564 새된 박근혜와 김무성...교학사 거부 전국 확산 4 손전등 2014/01/03 2,038
338563 거실에 암막커튼 해야하나요? 6 ㅇㅇ 2014/01/03 2,626
338562 코스트코 회원카드 만들어야 할까요? 3 .. 2014/01/03 1,580
338561 신용카드 온라인에서 처음 사용할때.. 5 ,,, 2014/01/03 589
338560 생중계 - 민주투사 故 이남종열사 추모문화제 - 한강성심병원 앞.. lowsim.. 2014/01/03 712
338559 쓰던 명품가방들 이사하는데 어찌 처분할까요 16 X 2014/01/03 4,184
338558 초등 고학년 필사 할 책으로 뭐가 좋을까요. 4 베껴쓰기 2014/01/03 2,235
338557 착상혈은 언제 보이나요? 4 ㄴㄴ 2014/01/03 2,403
338556 핸드폰 소액결재 사기...6개월동안 당했네요 2 카르마 2014/01/03 2,563
338555 남편의 바람 친구에게 말하나요? 21 위로받고 싶.. 2014/01/03 4,964
338554 큰시누.. 통쾌해요. 26 검은색하늘 2014/01/03 14,942
338553 상속관련 질문이요.. 3 ... 2014/01/03 1,323
338552 괌pic 3박4일이면 충분할까요? 2 ... 2014/01/03 3,559
338551 가수 이수는 구매자고 소녀들 감금해서 성매매 시키고 21 ㅇㄴㄹ 2014/01/03 49,602
338550 무기력증.. 3 겨울이 두렵.. 2014/01/03 1,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