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1일 서울역 고가도로에서 분신해 끝내 사망했던 이남종씨의 국민에게 남긴 유서 전문이 공개됐다.
시민사회가 구성한 이씨의 장례위원회는 2일 빈소가 마련된 한강성심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건의 유서를 공개했다. 유서에는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부도 묻기 힘든 상황입니다"라며 "박근혜 정부는 총칼없이 이룬 자유민주주의를 말하며 자유 민주주의를 전복한 쿠데타 정부입니다"라고 밝혔다.
이씨는 이어 "원칙을 지킨다는 박근혜 대통령은 그 원칙의 잣대를 왜 자신에게는 들이대지 않는 것입니다"라며 "많은 국민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진 공권력의 대선개입은 고의든 미필적 고의든 개인적 일탈이든 책임져야 할 분은 박근혜 대통령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씨는 "이상득, 최시중처럼 눈물 찔끔흘리며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이 없다던 그 양심이 박근혜 대통령의 원칙이 아니길 바랍니다"고 충고했다.
또다른 유서에서 이씨는 "여러분 보이지 않으나 체감과는 공포와 결집을 가져가도록 허락해주시시요. 두려움을 불태우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두려움은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일어나십시오"라고 적었다.
장례위원회는 이씨의 유서 전문을 공개하면서 경찰이 최초 유류품을 보이지 않으려는 정황도 공개했다. 장례위원회는 "유가족의 정식 의견청취가 진행 중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간에 경찰 보도 자료가 나갔다. 결국 유가족의 공식적인 입장은 해당 보도 자료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유서 상에는 신상을 비관하는 내용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유서내용은 위 보도 자료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기독교 공동대책위원회 최헌국 목사는 특히 경찰 쪽에서 마치 이씨가 보험사기를 노렸다는 내용을 흘린 것에 대해 이씨가 운전자 보험을 들었고, 분신 전 동생에게 명의를 이전한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최 목사는 또한 생활고를 비관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고인이 생활문제로 압박을 받고 생활고에 비관해 어려운 상황은 아니었다고 가족들에게 전해들었다"며 "지금 경찰이 흘렸던 생활고 비관은 전혀 얼토당토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는 유서상 빚이나 신상을 비관하는 부분에 대해서 나머지 5건의 유서에도 전혀 언급이 없었다면서 경찰이 이씨의 죽음을 어려운 생활고로 인한 이유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