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착한 조문과 나쁜 조문

하늘 조회수 : 1,393
작성일 : 2014-01-01 17:33:08
안철수의 조문과 문재인의 조문

http://v.daum.net/link/45801573?CT=WIDGET

우스운 일이 벌어졌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모이

자 홍석현 중앙일보 · JTBC 회장의 어머니인 고(故) 김

윤남 씨의 조문 때문에 빚어진 해프닝이다.

- 에서 발췌 -

지난 6일, 안철수 의원은 故 김윤남 씨의 빈소를 찾아 조

문을 했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노회찬 지역구 꿰찬

뒤 삼성가 장례식 참석, 뭐라하긴 힘들지만 아이러니 한

것도 사실이네", "저것이 바로 새로운 정치인가? 똑같은

기회주의자처럼 보인다"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차마 글

로 옮기기 어려운 욕설이 난무했음은 굳이 언급하지 않

아도 되리라고 판단한다.

특히 문재인 의원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우리보고 삼성

장학생이라고 했었죠? 그런데 삼성가 조문은 우리 빼고

다 갔던데요?"라는 내용을 담은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

다. 그러나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문재인 의원이 오늘

(7일) 오전 11시 故 김윤남 씨의 빈소를 찾은 것이다. 이

에 대해 일부 사람들은 문재인의 조문은 착한 조문, 안철

수의 조문은 나쁜 조문이라는 해괴망측한 논리를 펼치

기도 했다. 씁쓸한 일이다.

안철수의 조문과 문재인의 조문에 각기 다른 의미를 부

여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평소 삼

성에 비판적인 태도를 견지했던 사람이 삼성가에 조문

을 갔다면, 그것은 '예의' 차원일 거라고 인식할 수 있다.

반면, 삼성에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았던, 혹은 우호적

인 입장을 보였던 사람이 조문을 갔다면 그것을 단순히

'예의'의 문제로 생각하지 않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필

자는 그것을 '공평'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싶진 않다.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누가 조문을 갔는가' 혹은

'그 조문의 의미가 무엇인가'가 아니다.

- 에서 발췌 -

필자는 삼성가에 조문을 가는 것과 삼성이라는 기업을

비판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묻

고 싶다. 어째서 삼성가에 조문을 가는 것이 '나쁜 짓'인

가? '조문'조차도 '정치적'으로 해석하려는 것이 더 나쁜

짓은 아닐까? 혹은 그 태도 자체가 삼성에 쫄아있다는

방증은 아닐까? 이 두 가지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안철수는 삼성에 머리를 조아리지만 정의로운 문재인

은 결코 그러지 않아'라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다. 혹은

지금 이 순간에도 문재인의 조문은 착한 조문이라고 자

위하고 있을 것이다. 문재인은 예의가 바른 것이고, 안철

수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거듭 강조해왔지만, 정치인은 시민의 도구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인에 과도한 감정이입을 할 필요가

없다. 물론 특정 정치인을 좋아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좋

아하는 감정과 '지지'는 별개의 문제다. 반대로 내가 싫

어하는 정치인이 있더라도, 그가 바른 말을 한다면 수긍

하고 지지할 수 있어야 한다. '좋아하는 감정'과 '지지'를

같은 맥락에서 이해한다면, 앞으로도 이와 같은 우(愚)

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정의로운 문재인'이라는 자기만의 개념에 사로잡혀서

모든 것을 파악하다보면, 어느덧 견강부회(牽强附會)로

치닫게 되는 자신을 발견할 수밖에 없다. 물론 그것조차

자각하지 못한 채, 끝없는 자기합리화에 매진할지도 모

른다. '안철수'에 대한 자기만의 개념화도 마찬가지의 문

제를 낳는다. 대상을 객관화시키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또, 아와 피아의 이분법에서 벗어나야 한다.

안철수도 한 명의 정치인일 뿐이고, 문재인도 한 명의 정

치인일 뿐이다. 그들의 뜻에 따라, 그들이 이끄는 대로

시민들이 이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뜻에 따라

그들이 움직여야 한다. 우리가 문재인과 안철수에게 기

대를 걸었던 이유가 무엇인가? 적어도 그들은 시민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이기 때문이 아닌가? 그

들은 독단적이고 무지막지하게 사람들을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차분히 앉아서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들이었기

때문 아닌가?

'조문'으로 정치인을 평가할 것인가? '조문'으로 편을 가

를 셈인가? 이젠 '조문의 의미'를 해석하면서 싸울 것인

가? 언제까지 이런 분열과 감정으로 '정치'를 바라볼 것

인가?

글쓴이 몽테스키외
IP : 180.69.xxx.110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37702 압출면봉 사용해 보신 분 압출 잘 되는지요 2 여드름 2014/01/01 1,928
    337701 늦겨울에 패딩코트 사둬도 되겠지요? 4 높은하늘 2014/01/01 2,320
    337700 39살인데 일을 그만둬야할까요 7 임신계획 2014/01/01 3,078
    337699 본인이 해 본 다이어트 중에서 최고의 방법,비결 하나씩만 공개해.. 16 쿠키 2014/01/01 6,954
    337698 헤어진 남친의 집 침입하여 난장 피우는 여자 우꼬살자 2014/01/01 1,680
    337697 미세먼지 농도가 다르게 나와요 깨소금 2014/01/01 1,373
    337696 결혼9-10년차, 남편과 단둘이 나갈때 팔짱낀다. Y or N 74 질문 2014/01/01 11,929
    337695 가난하게 태어난건 당신의 실수가 아니지만 13 ... 2014/01/01 4,222
    337694 이사가 2월말인데 가구는.언제쯤 주문하는게 좋을까요 초5엄마 2014/01/01 763
    337693 충격적이었던 어제 일화 한토막. 42 어제 2014/01/01 22,310
    337692 고대 사학과와 울산공대조선해양공학 고민하고 있습니다 15 지겹다 2014/01/01 3,781
    337691 장터 글이 안 써져요. 11 2014/01/01 2,480
    337690 LH같은거나 자회사 만들지 철도자회사는 만들고 1 ..... 2014/01/01 877
    337689 중딩 딸의 지나친 휴대폰 사용 1 지혜를 나눠.. 2014/01/01 1,237
    337688 당일 뚜벅이여행 3 질문 2014/01/01 1,937
    337687 지금 이율 젤 높은데가 어딘가요? 9 예금 2014/01/01 3,040
    337686 음주 말리는 개 1 세상에 이런.. 2014/01/01 1,260
    337685 알라딘 중고서점 강남 or 서현 오늘 열었을까요? 2 후리지아 2014/01/01 1,388
    337684 안철수의원, 박정희 묘역 찾아 119 .. 2014/01/01 7,501
    337683 분신하신 분에 대한 조선일보의 흔한 대응 5 RIP 2014/01/01 1,196
    337682 원룸 전기세가 이상해요. 아시는분!! 9 공명 2014/01/01 4,040
    337681 19금 글이면 안보면 그만아닌가? 내츄럴아이즈.. 2014/01/01 1,010
    337680 변호인이 1577만명을 돌파해야 하는 이유 ! 6 대합실 2014/01/01 1,900
    337679 연기대상 여자연기자 의상 사소한 2014/01/01 2,280
    337678 어떡해....우리집이 노랭이로 변해버렸어요 5 새해 2014/01/01 3,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