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부터 궁상맞게 살아온 시절이 하도 분해서 조울증(?) 증세처럼 쇼핑중독이 시작되었어요.
처음엔 아크릴 수세미, 락앤락 신상, 수면양말, 신간도서....뭐 이렇게 귀엽고 소박하게 스타트했죠.
제가 그러다가 난치병처럼 두번의 수술을 거듭하면서 아끼고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박혀버렸어요.
그 다음부터는 좀 과하게 지름신의 유혹에 넘어가면서 옷도 질르고, 화장품도 시리즈로 사고 그랬네요.
정신 차려보니 애들은 고학년이고, 저도 꾸준히 일을 하던 게 있어서 다행히 돈을 매달 벌기는 해요.
문제는 하우스푸어 정도까진 아니지만 부동산 대출에 마이너스 통장이 있다보니 돈이 잘 안 모여요.
게다가 큰 아이가 이번에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학원비가 급상승(?)하는 비운의 상황이 겹쳤네요.
물론, 연말정산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고, 제가 하는 일이 지금처럼만 순조롭게 이어진다면 겨우
고비는 넘길 수 있는데 지금은 참담한 심정이네요. 식비나 외식비가 제일 적게 나가는 편이구요.
큰애와 저의 상담 비용에 약값, 기본적인 자료 구입비, 노트북 교체하면 백은 넘게 깨지고...ㅠㅠ
겨울에 애들 패딩에 제 것에 몇 벌 안 샀는데 그것만 해도 잔고가 바닥날 정도네요.
그리고 애들도 점점 원하는 게 많아지고 요구하는 게 있으니 (과한 정도는 아니예요) 그냥 답답해요.
미술학원은 이제 그만 다녔으면 하는데, 이제 곧 중딩이 되는 나이에 왜 그렇게 그걸 하고 싶다고 하는지 원....;;;;
지금은 최소한의 소비만 하는데, 제 의료비가 엄청나고 실비보험이 커버하지 못하는 부분도 상당합니다.
돈 때문에 이렇게 괴로워해보긴 40 평생에 처음이네요. 다행히 넉넉한 친정에서 급전을 알아서 주시긴 하는데
차마 제가 좀 더 필요하다는 말을 하기엔 입이 안 떨어지네요. 자존심인지 뭔지 모르겠는데 아무리 친정이라도
돈 빌려달라는 말은 못하겠네요. 주신지 얼마 안되서 차마 그 돈을 다 썼을 거라고 예상조차 못하세요.
남편은 돈에 대해선 거의 집착 수준이라 마이너스 통장 늘 체크하고 잔고가 줄어들면 거의 발작 수준입니다.
그래서 제가 버는 건 주로 그것을 메꾸는 걸로 늘 갑니다. 그냥 가슴이 답답하고 우울해서 머리가 아프네요.
게다가 엄마가 지금 백내장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신데 제가 간병 중이라 일에 집중하기가 어려워요.
프리랜서라서 작업실에서 붙어있어야 하는데 엄마가 치료 경과가 좀 안 좋으신 편이라 더 마음이 답답해요.
어떤 것부터 치열하게 지출을 줄여볼까요? 혹시 살다가 이런 황당한 경우가 있었던 분들....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