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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4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조회수 : 869
작성일 : 2013-12-24 08: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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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솥밥을 오래 먹다 보니
강을 따라 억새 잎들이 물결을 닮아간다
버드나무 줄기도 물결처럼 휘늘어질 때가 많다
억센 짐승의 갈기들이 사납게 흩날리는 날
강물도 저녁을 굶은 짐승처럼 크르릉거리고
그런 날은
버드나무 줄기들도 어여 가자 가자며 제 몸에다 힘껏 채찍질을 해댄다
그런 날은
어느새 물결 위에 크고 작은 산맥들이 솟고
산맥을 넘는 말발굽 소리가 허공을 울리는 것도 같다
그런 날은
어느 결엔가 강물이 물 뿌리까지 벌떡 일어나
물결을 닮은 이웃들을 다 데리고
성큼성큼 살아서는 당도할 수 없는 곳으로 갈 것 같아서
나는 강물 속에서 죽은 아이들을 다 보는 것처럼 무서워진다
태양이 사막 위에 살갗을 새겨놓듯
난생처음 물결 위에 밀리는 바람의 얼굴을 보는
그런 날은
천기를 엿본 듯 막막하게 두려워진다
그런 산맥들을 묻고 강물이 벽처럼 밋밋하게 흐르는 새벽
억새들도 미친 춤을 허리춤에 묻고 잠잠하고
세월이라든지 슬픔이라든지 죽은 붕어의 가슴살 같은 것들을 묻고
담담하게 흐르는 강의 주름들이
어느새 내 이마에도 흐르기 시작했으니
나도 어느 결에 벌써 흘러보내고도 찾지 않은 것 투성이니
그 사실을 주저리주저리 엮지 않는 것도 강물을 닮아가는 길이니


                 - 문성해, ≪그런 날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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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24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3년 12월 24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3년 12월 24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16744.html

2013년 12월 24일 한국일보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312/h2013122320455175870.htm

 

 

넘보지 말아야 할 영역까지 넘어가는, 신도 놀랄 창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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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해내지 못 할 거란 말은 절대 믿으면 안돼.”

                 - 영화 "행복을 찾아서"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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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202.76.xxx.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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