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조력자살

갱스브르 조회수 : 2,970
작성일 : 2013-12-23 12:28:06

이상하게 기억에 남는 유서가 있다

어느 일본 작가의 자살 이유

"너무 지루하고 심심해서 간다."

근데 그 문구를 보는 순간 어이없고 장난스럽기도한 그 글이 그렇게 맘에 와 닿을 수가 없었다

팝업창처럼 불쑥 올라오는 충동적인 죽음에 대한 유혹은 그냥 그 기분으로 끓어오르다 다시 일상으로 회귀하기 마련인데

죽음 또한 어느 날의 바람처럼 그렇게 맞닥뜨리는 모습에 넘어갔다고 해야 하나...

통찰 가득한 경구보다 더 현실적인 이해를 줬다

스위스의 조력자살에 눈길이 가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합법화되기까지 진통이 만만치 않았겠지만 그럼에도 정부가 나서 그런 제도를 만들고 국민의 이해를 모아

법으로 시행한 데는 분명 인간의 삶을 우선한 이유가 있었을 거다

그런 제의와 여론이 일어나는 사회적 분위기가 부럽다

연명치료 거부도 온갖 기득권의 생명 존중 철학이라는 허울 좋은 위선에 갇혀 개인의 존엄한 죽음마저

자본 놀음에 밀리는 꼴을 보면 죽음보다 처참하고 쓸쓸하다

이젠 돈 없으면 죽어도 죽은 게 아닌 빌어먹을 이 세상에서 뭘 기대 해야 하나 싶고 말이다

태어나 출생 신고 하고 죽어 사망 신고 하기까지 우린 제도와 규범에 쌓여 고작 서류 종잇장 하나에 남을 그걸 가지고...

정말 생명을 존중하고 인간의 가치를 지키고 싶다면 죽음에 대한 인식 전환은 반드시 필요한 거 같다

죽음은 그저 죽음일 뿐이다

어차피 죽음을 놓고도 장사하는 이 사회에 뭘 바랄까마는

조력자살을 선택한 사람들의 그 홀가분하고 평화로운 표정이 잊히지 않는다

우리사회가 노래하는 생명 존중의 가치가 누굴 위한 건지 모르겠다

나부터도 응급실에서 주렁주렁 기계에 묶여 살아도 산 것이 아닌

살아있는 미라가 되긴 싫다...

 

 

 

IP : 115.161.xxx.171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음...
    '13.12.23 12:30 PM (175.195.xxx.19)

    악용될 소지가 있어서 그렇지...저도 제가 죽음을 선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할때가 있어요.
    특히 남편이 가면 나도 별로 살고싶지가 않아서..남편이 죽는날 한날한시에 저도 죽고싶다고..
    제가 치매걸려서 한 십년 제정신아니게 산다면 폐끼치기싫어 치매걸리는 순간에 걍 죽었으면 좋겠고요

  • 2. 갱스브르
    '13.12.23 12:33 PM (115.161.xxx.171)

    저두요 햇빛 좋은 날 .. 그렇게 가고 싶네요...

  • 3. 동감합니다.
    '13.12.23 12:33 PM (14.37.xxx.165)

    참 씁쓸하죠..
    인간의 존엄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결국은 그것또한 자본주의논리라는거죠..

  • 4. 걱정
    '13.12.23 12:36 PM (121.186.xxx.147)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죽음을 앞둔 시기가 되면
    합법화 되리라고 봅니다
    노인인구를 먹여살릴 젊은 세대가 너무 부족하거든요
    20년쯤 기다려 보세요
    너무 부러워 하지 않아도 그곳에 가있을거라 봅니다
    제가 베이비부머 세대이고
    죽음도 선택할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힙니다

  • 5. 잠실아짐
    '13.12.23 12:36 PM (39.7.xxx.245)

    구구절절동감이지만 그약은 악용남용가능성도 클듯.약간만힘들어도 그약의 유혹을 받고싶을테니.근데전 그약을 금고에 넣어두고싶네요.그약이 제게 있는것만으로도 든든할듯

  • 6. 갱스브르
    '13.12.23 12:40 PM (115.161.xxx.171)

    사의 찬미??헐...

  • 7. 방송보면서
    '13.12.23 12:58 PM (124.80.xxx.252)

    조력자살에 대한 방송보면서 상담을 받고 나오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표정이 밝았던 게 인상 깊었네요.
    저도 자기 자신의 죽음에 대한 선택권이 허용되었으면 좋겠어요.
    고통 받으면서 살기 싫어요.

  • 8. 병원에
    '13.12.23 1:09 PM (203.248.xxx.70)

    안가면 됩니다.
    집에서 임종하면돼요.
    일단 병원에가면 의학이 허용하는한 살려둘 수 밖에 없죠
    보라매 병원 판결 이후 보호자가 원해도 퇴원은 불가합니다.
    그리고 존엄사에는 자본의 논리가 없을까요?
    가망없는 환자에게 들어가는 의료비와
    경제력 없는 인간이 살아있음으로해서 드는 비용
    여기에는 자본의 논리가 미치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있나요?

  • 9. 윗님 동감
    '13.12.23 2:03 PM (211.38.xxx.189) - 삭제된댓글

    병원, 의학이 발달하면서 오래전에 죽어야할 환자들이 병을 완치하거나 연명하고 있지요.
    그런거 생각하면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것도 큰 축복 같긴한데 말예요.
    저도 암걸리면 자연치유하다가 안되면 그냥 앓다가 가고싶어요.
    그 고통이 두렵긴하지만요.

  • 10. ㅈㅈ
    '13.12.23 4:04 PM (39.113.xxx.215)

    80이 넘은 엄마를 보면서 제 노후를 생각합니다
    어떡하면 잘 갈것인가를...
    팬티 한장 남 의 손에 맡겨 본 적없는 분이
    온 몸을 저한테 맡깁니다
    목욕시키면 제 입에서 씩씩거리는 소리가 절로 납니다
    노환이라도 그런데
    힘든 중병 환자가 가족중에 있다면 모두가 얼마나 힘들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34708 아이폰5S 카톡 계정 설치 문의합니다. 2 기계치 2013/12/23 1,323
334707 제가 화날만한거죠?? 7 미술 2013/12/23 1,798
334706 명품패딩 따뜻한가요? 11 요즘패딩값ㅠ.. 2013/12/23 3,913
334705 철도 기관사분 아내의 안녕들 하십니까? 16 무명씨 2013/12/23 3,019
334704 오징어무국 끓이는 팁좀 주세요 9 .. 2013/12/23 2,600
334703 평촌인근 깨끗한 목욕탕 추천부탁드려요! 2 ^^ 2013/12/23 2,870
334702 초등5여자애 왕따문제에요고견부탁드려요 6 고민엄마 2013/12/23 1,628
334701 휠체어 타고 본인도 민망한 젊은 CJ회장님 9 휠체어 2013/12/23 2,698
334700 컴퓨터의 하드용량을 알려면 어디 들어가봐야 하는지요 1 컴퓨터 2013/12/23 663
334699 드림렌즈 끼시는분 계신가요? 4 게으름뱅이 2013/12/23 1,259
334698 변호인에 나온 그분이 자꾸 생각나는데..(스포주의) 6 .... 2013/12/23 2,339
334697 내일 오후 원주에서 성남 오는 고속도로 막힐까요? 제노비아 2013/12/23 1,063
334696 NYT “北, 청와대에 전화통지문 보내” 2 반북집회중지.. 2013/12/23 1,324
334695 박원순 시장님 뿔났다.swf 12 욕보십니다 2013/12/23 2,748
334694 아빠의 존재’는 엄마 하기 나름 6 jen 2013/12/23 1,730
334693 굽*치킨 드시는 분? 7 안익음 2013/12/23 1,450
334692 고 노무현 대통령 사위, '변호인' 관람 소감 "아내가.. 5 울고 싶을때.. 2013/12/23 2,681
334691 82님들도 백화점옷 살때 인터넷으로 사세요? 17 .... 2013/12/23 3,353
334690 어제 대구에서도 민주노총침탈 규탄대회 있었어요. 2 시절이 수상.. 2013/12/23 857
334689 美 유력지, 국정원 이어 ‘군 정치개입 혐의’ 잇달아 보도 빙산 일각 .. 2013/12/23 779
334688 밑에 코레일직원 연봉글 220.70이십니다~ 10 주거 2013/12/23 1,522
334687 오로라 종방연 안ㅇ나온 사람 9 ᆞᆞ 2013/12/23 4,830
334686 역시 송강호~ 1 재미있네요... 2013/12/23 1,357
334685 송강호 연기 1 ... 2013/12/23 1,213
334684 부산 외국인학교 or 부산 국제외국인학교 1 k 2013/12/23 3,6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