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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이른 폭설이 내리고 눈도 녹지 않은 겨울밤, 달빛이 하도 고와 밤마실을 나갔다. 산책길에서 만난 노부부, 긴 작대기로 가로수 가지에 걸린 둥근 달을 자꾸만 끌어내리고 있었는데, 아까부터 달만 보고 걷던 내 눈에 할아버지는 달을 따는 것이 아니라 자꾸만 나무를 후려치고 계셨다. 작대기를 휘두를 때마다, 가지에 걸려 있던 달은 어느새 하늘 높이 도망가 있었고, 바닥으로 주루룩 떨어지는 것이, 달이 도망가다 똥을 내질렀는지 사방 구린내 가 진동을 했다. 그 구린 것을 마다않고 할머니는 열심히 주워 담으시고 할아버지는 힘에 부친 듯 헛기침 같은 웃음을 "허허" 하시며 가끔씩 헛손질에 작대기가 허공을 치는데, 그때 산산히 부서지던 달빛 좌악 길 위에 깔리고 그 달빛 밟고 때를 놓친 누군가 깊은 겨울을 건너가고 있었다.
- 한소운, ≪가을은 아직 거기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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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23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3년 12월 23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3년 12월 23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16575.html
2013년 12월 23일 한국일보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312/h2013122220532075870.htm
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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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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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시련에 대응하는 새로운 힘을 가져다 줄 것이다.”
- C. 힐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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