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일이 있을 때, 어려운 결정을 내릴 때 찾게되는 건 역시 82뿐이네요.
다름 아니라 저희 남편이 백수생활 청산하고 드디어 재취업에 성공했습니다!!
30대 중반인데 기대도 안했던 해양경찰(순경) 시험에 붙어서 새내기가 되네요~~~
동시에 모 대기업 경력직도 다행히 면접까지 통과해서 최종 채용검사 결과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제 며칠 안으로 결과가 취합된 후 둘 중에 결정을 내려야 하는 사항이죠.
남편은 전 회사에서 갑작스레 퇴직을 당한 경험 때문에 정년보장되는 해양경찰을 원하네요
기존 회사 선배들은 다 축하해주는 분위기예요. 대기업 가봐야 10년이나 더 다닐까.. 하니까요
그런데 해양경찰이 참 애매한 게..
당장 여수에 1년 정도 합숙 교육을 들어가야 하는데다 그 뒤 발령도 바닷가로 나고 그것도 5년단위로 이동한대요
저희 아이가 둘인데 저희 부부가 대단한 교육열이 있는 건 아니어도 그냥 지금처럼 서울 한구석에서
평범하게 아이 키우고 싶었던 생각마저 다 뒤집어지고 너무나 다른 현실이 펼쳐진다는거죠!
요즘 즐겨보는 응답하라처럼 찰진 전라도 사투리, 경상도 사투리
딴 세계인 줄 알았는데 이제 우리 애들 입에서 나오겠네 부터
자식이라곤 저 하나인 친정 부모님과 멀리 떨어져 살 생각을 하니 또 마음이 아리고
남편은 서울에 있으라며 주말부부도 제안하던데 뭐 남해쪽으로 발령나면
이건 주말부부가 아니라 거의 기러기아빠 수준이 될 것이라.. 이 역시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급여도 고민거리 중 하나예요.
지금 저희 부부 먹는거 입는거 최소한으로 생활해도 경찰봉급으로 겨우 메꿀까 말까네요.
기존 회사에서 받던 월급에서 반토막입니다. 생활이 아마도 정말 많이 달라지겠죠..
지방으로 이사가서 집값을 아낀 후 당분간 그 차액 까먹으며 생활할 확률이 높아요.. ㅠㅠ
호봉이 조금씩 오르고 수당까지 받으면 조금이나마 달라질까.. 사실 감도 안와요
여기서는 프리로 조금씩 저도 돈을 벌고있는데 지방에서는 제 알바 자리도 구하기 힘들겠죠?
대기업을 선택한다면 일단 경력직이고 하니 급여가 경찰에 비해 2배 이상 높습니다.
수입만 보면 당장은 안정적일텐데 입사 순간부터 또 미래를 걱정하겠죠.
저는 사실 대기업을 선택하자고 하는데 제가 너무 눈앞의 것만 생각하는 속물같기도 하고
아픈 경험이 있는 남편을 다시 정글로 내모는 것 같아 마음이 안좋네요.
혹시 해양경찰에 대해 잘 아시는 분들, 옮겨다니며 생활하기 어떠신가요..?
일이 힘들지는 않은지..수당까지 받으면 급여로 생활하는 게 괜찮은건지..
남은 일생을 결정짓는 중요한 선택에 저희 부부가 잠을 못이루고 있네요.
저희 선택에 단 한줄의 글로나마 도움을 주세요.... 현명한 고견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