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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자
이 방에 대고 저 방에 대고
아내가 소리치니
바깥에 어스름이 내렸다
밥 먹자
어머니도 그랬다
밥 먹자, 모든 하루는 끝났지만
밥 먹자, 모든 하루가 시작되었다
밥상에 올릴 배추 무 고추 정구지
남새밭에서 온종일 앉은 걸음으로 풀 매고 들어와서
마당에 대고 뒤란에 대고
저녁밥 먹자
어머니가 소리치니
닭들이 횃대로 올라가고
감나무가 그늘을 끌어들였고
아침밥 먹자
어머니가 소리치니
볕이 처마 아래로 들어오고
연기가 굴뚝을 떠났다
숟가락질하다가 이따금 곁눈질하면
아내가 되어 있는 어머니를
어머니가 되어 있는 아내를
비로소 보게 되는 시간
아들 딸이 밥투정을 하고
내가 반찬투정을 해도
아내는 말없이 매매 씹어먹으니
애늙은 남편이 어린 자식이 되고
어린 자식이 애늙은 남편이 되도록
집 안으로 어스름이 스며들었다.
- 하종오, ≪밥 먹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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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16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3년 12월 16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3년 12월 16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615496.html
2013년 12월 16일 한국일보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312/h2013121520431875870.htm
안녕할 리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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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해보지도 않고는 누구도 자신이 얼마만큼 해 낼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
- 푸블릴리우스 시루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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