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집근처 도서관에 갔어요. 아니 집근처에 도서관이 없어서 옆동네 도서관을 갔어요.
거기가 좀 동네 도서관이라 주말 말고는 사람이 별로 없더라고요.
평소에는 낮시간에 가서 더 없었고요. 저는 주로 낮시간을 이용하는 편이예요.
그리고 아이들 책을 빌리느라 어린이자료실을 주로 가고요.
자주 가다보니 거기 사서들하고 얼굴도 자주 보지요. 다른 분들은 별로 아는 척
안해서 부담이 없는데, 한 분이 저한테 어느 아파트 사시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책 빌리면서 제 개인정보를 본거예요. 자기도 거기 산다고..
그래서 뭐 그러냐고 그랬어요. 저를 자주 본거 같다나 어쩐다나..
아무튼 그러면 더 친절하게 대해주면 좋을 것을, 그 뒤로도 서로 데면데면 저는
책만 빌려서 오고는 했지요.
그런데 웃긴 것은 제가 갈때마다 (새로 생긴 도서관인데도 불구하고 )
기계가 늘 말썽이예요. 책을 빌리면 대출로 안되어 있다거나(제가 반납을 하는데도
대출로 안찍혀 있어서 누가 빌려간 줄도 모르는거죠) 아니면 책이 한권 더 빌려져 있다거나
대출 받은 책인데도 나갈떼 삑 소리가 나서 다시 확인을 한다거나(몇번이나 어떤 책인지
봐야하니 책들고 나가라 들어와라 몇번을 시키고), 또 어떤 날은 제가 반납한 책을
대출이 안찍혔다고 대출 불가도서로 바꾸기도 하고요.
또 한번은 깜빡 잊고 한권을 덜 가져온거예요. (가족들 수대로 권을 빌리다보니
권수가 많아서 헷갈릴때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가서 찾아보고 오겠다고 하니,
사서분이 그냥 연기를 하라는 거예요. 그래서 고민하다가 알겠다고 하고 집에와서
책을 들고 다시 갔어요. 그리고 반납을 하고 다시 빌리겠다고 하니 그거는 또 안된데요.
연기신청을 해서 연기신청이 끝날때까지는 못빌린다고.. 그래서 헛걸음하고 다시 온적도 있어요.
대출기한보다 일찍 반납한 도서는 대출가능권수까지 빌릴 수 있는데, 이거는 또 안되나봐요.
사정 서로 다 아는데 책 빌려가는게 무슨 죄도 아니고, 편의를 봐줄수도 있는거 같은데
엄청 까다롭게 굴고... 원칙을 따르는 것은 좋지만 늘 약간 고압적인 태도 같은 것을 느꼈지요.
그리고 정말 기분 나빴던 일이 어제 일어났어요.
제가 사정이 생겨서 평소에는 낮시간에 가다가 어제만 6시 가까운 시간에 도착을 했어요.
저는 읽던 책이 있기 때문에(전집 읽고 있었어요) 반납하고 대출하는데 시간이 거의 걸리지 않을거 같았어요.
그래서 반납을 하는데 또 기기가 이상이라고 사서분이 그러면서 낑낑매더라고요.
그래서 옆에서 한참을 기다렸지요. 그러다가 마감 종이 울렸어요. 그래서 제가 지금 도서 빌려가도
되냐고 하니까 얼른 빌려서 오래요. 그래서 알겠다고 하고 책을 얼른 챙겨서 갔어요.
그리고 나서 대출을 받으려는데 (제가 어디사는지 이야기했던)다른 사서분이 코트에 가방까지 들고는
앉아서 대출을 해주더라고요. 그런데 아이디당 5권씩 빌리는데 갑자기 4권을 올려놓으래요.
그래서 뭔일인가 했더니 반납이 세권이 안되었다면서 다른 사서들한테 책을 찾아보라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맞게 가지고 왔다고 했더니 제 말을 듣지도 않고 다른 사서들을 재촉하는 거예요.
마치 제가 도둑으로 몰린 그런 기분이 들더라고요. 헐...
그래서 책을 확인하는 사서들 옆에 가서 저도 같이 찾았어요. 그리고 분명히 가져왔다고 하니까 짜증내는 말투로
그러게 왜 일찍 안와서 이 사단을 내냐면서 일찍 안오면 이렇게 되는 거라고 훈계를 하더라고요.
그리고 나서 책이 다 있다고 확인이 되니까 뻘쭘하게 다시 다음부터는 일찍오라고 하는 거예요.
다른 사서가 오늘 기기가 계속 이상하다고 하니까 일찍 온 사람들도 그런 일을 겪은것 같더라고요.
진짜 어이가 없는게, 그렇게 사람을 이상한 사람 취급하면서 세워놓고 책 찾고 그랬으면
사과를 먼저 하는게 정상 아닌가요? 아니 제가 가져왔다고 했을때 확인하는 것은 좋아요.
그런데 기본적으로는 제가 가져왔다는데, 시스템이 문제가 있다는 전제하에 공손하게 상황설명하고
책을 찾는게 먼저 아닌가요? 사람 옆에서 이야기하는데 말잘라먹으면서 도둑의심되는 사람
몸검사하듯이 다른 사서들 시켜서 책찾게 하면서 입으로는
자기들은 다 잘했고 무조건 늦게온 주민 탓이다 하는게 정상인가요?
끝까지 제가 늦게 와서 그렇다고 한마디 또 하더라고요.
그동안 제가 일찍 왔을때 일어났던 일들은 다 무엇이며, 그날만 해도 일찍왔던 다른 사람들이
겪은 일들은 다 뭐랍니까?
일찍와서 주민들이 겪은 불편은 괜찮고, 자기들 칼퇴근을 방해하는 주민만 밉다 그거죠.
말썽을 부리던 기계가 늦게온 주민한테만 특별히 더 말썽을 부린다는 말인지 뭔지..ㅎㅎ
그리고 나오면서 시계를 봤는데 6시 5분이더군요. 제가 윗층 올라갔다가 내려오느라
6시 10분쯤 나왔는데 칼퇴근 집착하던 그 사서 유유히 퇴근하고 가더군요.
저는 어제 사서들 칼퇴근 방해한 죄로 정말 굴욕감만 잔뜩 느끼고 나왔습니다.
잠안오고 열받아서 야밤에 구청에 민원넣었네요. 그런데 민원 넣으면 친절교육 같은거 받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