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31213190307929
주현우씨는 13일 오후 < 오마이뉴스 > 와 만나 "아까 정보과 형사 2명이 후문에 찾아와 철도 노조와의 연관성에 대해 묻고 갔다"며 "누군가 14일에 모인다고 한 것을 불법집회라고 신고한 모양"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자보는) 개인적 생각에서 시작한 거라 반향이 이렇게 클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사람들이 각자 가슴 속에 품고 있었던 생각들이 이걸 계기로 나타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주씨와 한 인터뷰를 1문 1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 대자보가 처음에 어떻게 시작됐나?
"그저 개인적인 생각에서 쓴 글이었다. 그런데 11일 아침부터 다른 친구들이 찍어서 올린 사진들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고 하더라. 사실 온라인 상 '좋아요'나 '공유하기'만으로 끝나버릴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추가적으로 700여명이 또 직위해제가 되면서 더 확산이 됐던 것 아닌가 싶다. 내 대자보를 보고 연락한 강태경씨와 지난 11일 수요일 밤 11시쯤에 만나서 새벽 4시까지 어떻게 할지 얘기를 했다."
- 반향이 이렇게 클 줄 예상했나?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다만 대자보 뿐 아니라 사람이 서 있으면 한 번 더 쳐다보게 되지 않나. 그래서 이렇게 나와서 서 있던 것이다. 지금 내 곁에서 함께 응원하는 학생들 중에는 아예 처음 보는 학생들도 있고, 원래 얼굴만 알던 학생들도 있다. 어제(12일) 6시 반쯤 됐을 때는 거의 20명 가까이 서 있었다."
- 손으로 대자보를 쓴 이유?
"사실 우리는 타이핑에 익숙한 세대이기 때문에, 손으로 쓰는 글이 더 진심이 묻어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한편으로 인터넷에 올리는 글은 너무 가볍게 보이거나 익명성이 강해서 현실적이지 않다고 봤다. 그래서 직접 손으로 쓰는 게 내 감정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 다른 학교에서도 한다던데.
"그렇다. 페이스북과 지인들 통해서 연락이 많이 왔다. 서울대와 한양대, 중대, 성균관대, 서강대 등에서도 대자보를 붙인다고 연락 받았다. 한 한양대 새내기는 페이스북 메시지로 나한테 "종북이라고 몰리는 게 두렵지 않았냐, 낙인찍기나 색깔공세가 무섭지 않냐"고 묻더라. 근데 그런 두려움은 사실 내가 더 크다고 봐도 될 것이다. 특히나 그 학생은 새내기지만 나는 졸업반이니까. 그러나 월가 오큐파이(Occupy) 운동도 사소한 것들에서 시작됐듯이, 뭐가 됐든 시작하는 행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친구나 지인, 졸업생들 반응은 어떤지?
"많이들 응원해주신다. 커피나 케익, 핫팩 등도 계속 쥐어주고 간다. 어제 눈이 올 때는 직접 우산을 씌워주고 간 친구도 있었고. 교수님들도 고생 많이 한다고, 수고한다고 한 마디씩 꼭 해주고 가신다. 어제 교우회라며 민주화 운동하신 분들, 고대 졸업생 분들이 학교에서 모인다고 잠깐 연락이 왔었는데, 88학번이라는 분이 내게 힘내라고 하더라. 아까도 한 사회대 교수님이 맛있는 거 사먹으라며 지갑에 있던 돈 53000원을 다 털어주고 가셨다."
- 이렇게 많은 곳에서 응답이 나타나는 게 어떤 의미인 것 같나?
"학내에서 '안녕 못하다'며 수십 장의 대자보가 붙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본다. 내가 쓴 대자보의 '안녕하냐'는 물음이 힘을 가졌다기보다는, 다들 가슴 속에 품고 있었던 질문이 이걸 계기로 나타나지 않았나 싶은 거다. 우리가 국정원처럼 댓글을 수천 개 달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폭발적인 반응이 나타나기 어렵다. "
7-80년대로 회귀 하네요..학원사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