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중국 여행을 앞두고 걱정이 많았다
워낙 엽기적인 소문이 횡행했고 아직은 사회주의 국가라는 이질적인 체제도 상상을 부추겼다
일단 인터넷으로 관련 정보를 눈에 익혔고 여행 후기를 봐가며 마음의 준비를 마쳤다
공항에 나온 가이드는 아마 조선족이었던 모양이다
깡 말랐고 오랜 습관에 젖은 가이드의 풍모가 배어나왔다
속전속결 일행들을 인솔해 차에 태우자마자 일장 연설...
첫날부터 빡빡한 일정은 그렇게 시작됐고 함께 뭉친 다른 일행들과도 4박 5일 이라는
짧은 일정은 유쾌하고 한껏 정들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중국의 모든 것은 컸다
고궁도 그랬고 상해의 도시는 화들짝했다
눈에 띄었던 건 길거리 걸인들의 모습이었는데
관광객들한테 조금이라도 추근거리면 어디서인지 경찰들이 나타나 인정사정 볼 것 없이 잡아가는 모습
때는 12월 연말의 달뜬 분위기가 한창이었는데 그렇게 호화롭고 우왕좌왕하는 시내 분위기 속에도
사회주의의 면모는 철저했다
아마 요즘 중국인 관광객들이 서울 전역을 휘젓고 다니듯 당시엔 한국 관광객들이 그랬다
가는 곳곳 한국어 노래며 한류의 바람이 느껴졌으니까...
여행 전의 걱정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음식도 잘 먹고 귀에 거슬리던 성조도 호기심으로 변하고
어차피 다시는 볼 일이 없는 사람들이란 홀가분함 때문인지 마음이 편안히 열렸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건 상해 도심에서 벗어난 외곽에서의 하루
그 아침을 잊을 수 없다
"쎄셰"만 연신 해대도 다 알아듣고 헤아려줬던 사람들...
꼭 이맘때였다
디게 좋았는 모양이다
지금까지도 여러 이해관계를 떠난 중국이라는 나라가 주는 인상은 미련이 남았다
모든 건 일상이 되면 무심해진다
그래서 여행이 좋은 건가
어쨌든 떠나야 하니까
친구가 오늘 삿포로에 간다
아...오타루 ...
겨울 여행의 꿈이었는데...
올 겨울은 여의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