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와의 스킨십...

갱스브르 조회수 : 1,261
작성일 : 2013-12-11 11:40:15

사춘기 2차 성징이 시작되면서 엄마와의 목욕탕 동행은 없다

행여 목욕탕에서 만날까 이른 새벽부터 서두르기도 했다

아마 부끄러움도 있었겠지만 의례 치르게 되는 점점 뾰족해지는 딸과 그걸 자르려는

모녀 지간의 전쟁이었을 거다 아마...

그렇게 가족은 습관처럼 한 지붕 아래서 살고 부대끼고 무슨 웬수 보듯 하다가

밥상머리에서 까르르 웃으며 이해 못할 정을 쌓고 또 그렇게 산다

손주를 안아 얼르는 엄마를 보면서 적잖이 놀랐다

아..우리 엄마도 저렇게 사랑이 넘쳐 주체를 못해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있구나..

나도 마찬가지다

첫 조카라 그런지 물고 빨고 한시도 가만두지 않고 애지중지했다

그러면서 불쑥 왜 엄마는 자식들한텐 그렇게 엄하고 냉랭했을까...

모성도 의심했을 만큼 성장기는 많이 찼다

그러다 그것이 어설픈 자식 사랑의 오해였음을 알았고 간혹 올라오는 예전의 상처들에 감정을 주지 않게 됐다

엄마는 사랑이라 하고 나는 아니라 하지만

어쨌든 엄마는 최선을 다했다

비록 자식들이 원하는 그림은 아닐지라도

한 날 엄마 몸이 안 좋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주무르는데 ...

처음 그렇게 엄마의 몸을 만지는 거였다

포옹은 커녕 손도 한번 제대로 만져본 적이 없던 터라 뭔가 묵직한 맘이 내내였다

많이 작아지셨고 뼈가 만져지는 등 하며 갈수록 얇아지는 다리...

손에서 불이 날 정도로 꽉꽉 살폈다

당장 살갑고 애교 많은 딸이 되는 건 불가다

그치만 엄마를 대하는 맘은 달라져간다

엄마를 부정하고 미워했던 맘이 궁극엔 나를 망가뜨리는 일이었고

그 대가가 얼마나 슬프고 아픈 일인지를 알기 때문이다

엄마 안에 내가 있다...

IP : 115.161.xxx.246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12.11 11:52 AM (180.80.xxx.145)

    저같은 분이 또 있네요. 전 아직 정정하시고 70 넘은 나이에도 전문직에 일하시고 경제력도 뛰어나셔서 아직 넘사벽입니다. 그래서 아직은 엄마가 갑 제가 을..하지만 굽어가는 등과 작아진 체구를 보면 세월 앞에 그 당당하던 분도 약한 존재구나 싶어서 저도 많이 변합니다.

  • 2. 밍기뉴
    '13.12.11 1:04 PM (119.195.xxx.145)

    저도 같습니다.. 스킨쉽없는 성장기.. 아직도 팔짱끼고 장보는 모녀들이 부럽진않지만 시선을 오래잡지요..
    그런 엄마가 할머니 되가는 모습이 자꾸 눈에 겹쳐올라요.
    여자로서의 그 삶도 공감이 되구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56922 윤선생 영어 중1이요 7 윤선생 2014/03/05 1,604
356921 제가 대통령되면 할껍니다. 불가능한 공약은 아예 뺐어요! 6 참맛 2014/03/05 802
356920 부산 진구, 아파트 전세. 12 부산갑니다 2014/03/05 2,311
356919 다이어트 중인데요 따끈따끈한 피자가 넘 먹고싶네요 ㅠ.ㅠ 3 다이어트 2014/03/05 1,287
356918 5세(42개월)여아 문화센터수업 2 초보엄마 2014/03/04 1,044
356917 차가버섯 3 미지 2014/03/04 1,286
356916 코팅파마 집에서 할수 있나요? . 2014/03/04 1,172
356915 낼모레 생일에 굴미역국 끓이려고 하는데요~ 6 셀프미역국 2014/03/04 985
356914 중학교 교복을 샀는데 옷을 잘못줬어요. 어떡하는게 좋을까요? 16 민이맘 2014/03/04 2,392
356913 신의 선물 보니 떠오르는 영화가 있네요 2 심플라이프 2014/03/04 2,560
356912 사주쟁이 한말이... 1 2014/03/04 2,483
356911 파워포인트 잘아시는 분 좀 알려주세요 4 ㅜㅜ 2014/03/04 1,147
356910 달걀은 비싸고, 닭은 싼 이유? 1 2014/03/04 992
356909 요즘 헬스 한달에 얼만가요..? 5 헬스 2014/03/04 1,777
356908 40이 되면 음란마귀가 찾아온다는게 사실인가요? 31 ... 2014/03/04 15,489
356907 신의 선물에서요. 대통령 선거 4 ... 2014/03/04 2,673
356906 숨진 60대 노인...구청 어디 사는 지도 몰라 1 손전등 2014/03/04 866
356905 베이킹재료 주문하려는데요 이지베이킹 괜찮나요? 4 2014/03/04 2,443
356904 Jo Kwan Woo(조관우) - 작은 연인들 1 참맛 2014/03/04 722
356903 카드 취소관련 1 반품 2014/03/04 499
356902 신의 선물 너무 산만해요 28 2014/03/04 6,727
356901 영어 잘하시는분 문법질문요 8 깁소필라 2014/03/04 1,074
356900 성인도 아랫턱이 발달 가능한가요? 3 // 2014/03/04 1,227
356899 이혼소송 해야 하는데 변호사는 어떤 루트로 알아봐야 하나요 5 도움 2014/03/04 1,784
356898 베란다 텃밭 26 채소 2014/03/04 4,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