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소개팅을 했구요 세번 만난 사이에요
네번째 만남을 위해 약속을 잡고 준비하던 중
샤워를 하고 몸을 거꾸로해서 머리좀 털고 몸을 휙 일으키는 순간!!!
전등이 팍 폭발해서 온갖 유리 조각이 다 떨어져내렸어요(전등갓없이 전구만 꽂혀있엇어요)
불꽃도 번쩍하고 소리도 크고
더욱이 저 올누드에 믈기있는 머리카락에........
제가 약속시간보다 갑자기 늦어질 사정이 생겨 소개팅남이 집 매우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구요
너무 놀라고 유리때문에 욕실 밖으로도 겨우 나왔어요 밟을까봐요
제시간에 만나는건 고사하고 제몸에 붙은 유리 생각만해도 너무 끔찍하고 머리카락쪽은 보이지도 않구요
일단 연락을 했어요
갑자기 작은 사고가 생겼는데 못 나갈것같다구요
무슨 일이냐고 자꾸 물어서 이러이러하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서럽더라구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는 독립해서 혼자 살아요
도와줄 사람없고 친한 친구 두명과 사촌동생이게 연락을 했지만 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더라구요
소개팅남이...괜찮으면 본인이 와서 수습해주겠다고
부담갖지 말라고 하는데 걱정이 됐죠
소개팅하고 얼마 되지도 않았고
남자친구 있을때도 저는 집에는 안 들이거든요......
혼자 살면서 이런저런 소소한 사건이 집안에서 많이 일어나지만 (고장 정전 등등)
제가 왠만한건 해결하고 심부름센터도 부르는데....
두피에 유리 박힐까봐 머리도 크게 못 움직이고
몸에도 작은 유리는 보이지도 않느데 자꾸 꼭꼭 찔리는것같아서 몸은 드라이기로 말리고 대충 떼어내고
최대한 헐렁한옷 입은 상태였어요
그러면 좀 도와주시라 했어요
집으로 오셨고 욕실 치워주고.....욕실 문 열고있는 상태였는데 욕실밖까지 유리가 있더라구요
머리에 있는 보이는 유리 엄청큰거 작은거 일단 떼어주고 드라이기로 말리면서 더 찾아내고
대충 그렇게 마무리가 됐어요
제가 얼굴이 벌개서(당연 민낯 ㅜㅜ) 눈물이 계속 그렁그렁 했어요
따뜻한 차 한잔 마시면서 진정 좀 하고 그러다가.....
그분이랑 키스를 하게 됐네요
더 진하게 나간건 아니고 거기까지.....
저녁도 굶은지라 늦은 저녁을 나가서 먹고 헤어졌어요
하......
너무 브끄러워서 연락을 못하겠어요
민낯에 헐렁한 파자마꼴 보여준거도 부끄럽구요
혼자사는집에 남자 덜렁 들어오게하고 키스까지 했다는거도 너무 민망하구요
제가 좀 만만한 여자 아니면 쉬운여자로 보였을까 그거가 제일 걱정되구요
서른 중반에 만나 흔치않게 마음에 드는 상대인데 너무너무 속상해요
달달하게 밀당하면서 잘 만나고 있었거든요 설렘도 느끼구요
제가 어찌해야될까요?
그날 그러구 해어질때 제가 얼굴도 못 쳐다보겠어서 좀 어색한상태로 헤어졌구요
어젠 서로 연락이 없었네요
(평소에도 자주 연락을 주고받진 않았어요)
우둔한 질문인줄은 알겠는데
제가 쉬워보이지 않으면서 어색하지 않을 처신을 좀 알려주세요
영화보자고 할까요? 그날 고생하셨으니 저녁 산다고 할까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