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

조회수 : 1,877
작성일 : 2013-11-25 12:16:58

좀전에 울먹거리는 소리로 엄마한테 전화가 왔어요..

엄마가 올해 칠순을 넘기셨는데

오전엔 빌딩 청소 잠깐 하시고, 주말엔 24시간 여성전용 사우나에서 새벽동안 청소하세요.

아버진 저 어렸을때 돌아가시고 혼자  우리 6남매를 키우셨어요.

지독하게 고생 많이 하셨고,

그런 엄마를 보며 혹여 엄마가 아플까 어찌될까 두려움과 걱정.. 한켠엔,

엄마의 기대에 부응못하는 자식이라는 자책과 저 나름으로는 엄마의 모진 질책에 상처도 많이 받았어요.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내가 이상하는 엄마의 모습에 많이 못미치는 내자신을 보며 좌절도 하고,

어려운 와중에도 딸들에게만 희생을 당연시했던 엄마의 편애와,

엄마의 따스한 손길 눈길 한번 받아본 기억없는 어린 내가 떠울라 엄마에대한 원망이 많이 생겨나기도 했어요.

이제 결혼 15년차.. 이젠, 엄마가 그냥 가여운 한 여인으로 보입니다.

잘못된 결혼으로 몸고생 마음고생,, 평생을 아둥바둥 그저 소처럼 일만 하고 사는 인생.

자식들도 다 결혼해 가정 꾸리고 살지만 다 그만그만.

이젠 그냥저냥 일 안해도 그냥 사실만한데 일을 놓지 못하세요.

50도 안된 나이에 남편없이 어린 6남매를 키워내는는 삶이란.. 전 상상이 안되네요.

..................................................

엄마가 울먹거리며 전화한 이유가,

주말 밤새 청소한 알바비용 425,000원을 잃어버렸데요.

옷 벗어두는 사물함에 넣어두었는데 누가 꺼내갔는지, 흘렸는지.. 집에와서야 알았다고하세요.

엄마가 잠도 못자고 일해서 자식들 오면 그손에 과일도 들려주시고 하는데,,

엄마가 얼마나 속상하실지 안봐도 뻔해서

그래도 어디 다친거 아니니 다행으로 생각하자고..

원래 오늘 엄마한테 입금할게 있었는데 거기다 50 더해서 보내드렸어요.

그랬더니, 언제적 겨울 외투를 아직도 입고다니는 주제에 돈 더 보냈다고 막 뭐라 하시네요...

마음이 참 힘듭니다..

IP : 119.69.xxx.57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3.11.25 12:22 PM (222.236.xxx.188) - 삭제된댓글

    제가 이심전심 해드릴께요

  • 2. 원글
    '13.11.25 12:28 PM (119.69.xxx.57)

    한이 많은 여인은..님 댓글을 읽으니 두려움이 생기네요..
    늘 깨어있도록... 그럴게요.. 감사해요^^

    ..님 이심전심 해주셔서 감사해요^^

  • 3. 그냥
    '13.11.25 12:31 PM (121.186.xxx.147)

    저도
    애증으로 힘들었던 지난날들 무수히 겪고
    지금은
    엄마 혼자돼 모시고 살고 있습니다
    당신의 실패하것 같은 인생에대한 회한 때문에
    같이 살자니 문제가 많이 됩니다만
    전 이제 세상도 살만큼 살았고
    어차피 제가 할도리를 해야 맘 편해진다는것도 알았고
    엄마는 엄마대로 그리사신분이니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니
    많이 편안해졌습니다
    참 많이 힘들것 같아서
    안고 토닥여 드리고 싶네요

  • 4. 원글
    '13.11.25 12:38 PM (119.69.xxx.57)

    그냥님.. 저도 안아드리고 싶어요.
    눈물나려고해요..

  • 5. 좋은딸
    '13.11.25 12:50 PM (220.117.xxx.28)

    원글님처럼 이쁘고 맘 고운 딸이 있어 어머님이 외롭지만은 않으실거예요. 자식이 돈 벌기 시작하면 무조건 나자빠지면서 용돈 내놓으라는 부모들이 많은 세상에 원글님 어머님도 매우 훌륭한 분이세요.
    여기 가끔 어머니에 대한 글 올라오는거 보면 그래도 딸들은 엄마 생각을 많이 하기 때문에 괴로운게 있는거죠.

  • 6. ...
    '13.11.25 12:50 PM (202.31.xxx.191)

    토닥토닥... 힘내세요.

  • 7. 하루
    '13.11.25 12:51 PM (59.12.xxx.199)

    이렇게 따님이 어머님 마음을 알아주시니 어머님 행복하신거에요.고생하셔서 안쓰럽고 속상하지만 그 세월 알아주는 자식 있으면 그 힘으로 또 버텨나가는게 엄마잖아요.읽는 마음도 짠하고 쓰리고 그러네요

  • 8.
    '13.11.25 1:09 PM (1.254.xxx.60)

    글읽다가 울컥 눈물이나오네요ᆞ저도사이안좋은큰딸인데 잘해야지하면서도 맘과달리 말은 그러지가않네요 ~~

  • 9. ..
    '13.11.25 1:19 PM (124.56.xxx.187)

    자식들에게 다주려고 돈 벌고 있는데 그돈을 잃어버렸으니 어머님의 허탈한 마음이 고스란히 저에게 다가오네요 어머님께서는 자식들 한창 키우실때 그 자신 삶에 지쳐 자식들 하나하나에게 일일이 사랑의 마음을 표현 하지 못 하셨을 거예요
    그래서 약한 자식에게만 신경 쓰고 건강하고 별 탈없는 자식에게는 신경을 못 쓰셨을 가능성이 많아요
    그래도 원망안고 어머님때문에 마음 아파 하시니 원글님 마음이 참 따뜻하시네요
    원글님으로 인해 돈보다 가족간의 정이 더욱 소중해 지는 하루 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23598 한식이 비효율적이라 생각하는 점이 10 ㅇㅇ 2013/11/25 2,601
323597 말레이시아 가보신분 도움 좀 부탁합니다 16 sooyan.. 2013/11/25 2,713
323596 조성모 음반 많이 판건 인정해 줄만하죠 1   2013/11/25 918
323595 배추겉잎 떼놓은거 너무 많아요 ㅠ 9 ㅇㅇ 2013/11/25 2,250
323594 테이크 아웃 할때. 이거 너무한거 아닌가요? 39 커피 2013/11/25 13,218
323593 12월에 대만자유 여행가려하는데 너무 떨려요 10 여행 2013/11/25 11,711
323592 나만의 잇아이템(가방.구두.악세사리류) 있으세요? 9 물냉비냉82.. 2013/11/25 3,096
323591 최근 파리 가 보신 분~~~~ 2 공사? 2013/11/25 1,483
323590 요즘 애엄마들 왜 그래요? 74 어이상실 2013/11/25 19,181
323589 사십 대 옷차림 10 ... 2013/11/25 6,182
323588 자소서 인성부분에 관계지향성이란 무엇인가요?? 1 .... 2013/11/25 7,078
323587 서울 오피스텔, 원룸지역 추천 바랍니다. 2 지방출신 사.. 2013/11/25 1,508
323586 세상에 기모말고 융이 들어간거 엄청 따시네요 9 .. 2013/11/25 4,791
323585 바나나와 오이를 이용한 요리뭐가잇을까요? 3 .. 2013/11/25 1,245
323584 김장속 활용법..? 5 아싸라비아 2013/11/25 1,599
323583 생방송-진성준 의원 특별인터뷰-사이버사령부 조직적대선개입 증거 lowsim.. 2013/11/25 992
323582 카톡에 있었던 친구가 없어졌다면.. 5 카스 2013/11/25 3,013
323581 맥주 마시고 있어요 1 행보해요 2013/11/25 855
323580 집에서 10~15분거리 차타고 출퇴근하세요? 10 궁금 2013/11/25 3,065
323579 냉장고에 2주넘게 있었던 무..먹어도 될까요? 2 ... 2013/11/25 1,427
323578 자외선 차단제 추천 부탁드려요 1 ... 2013/11/25 1,048
323577 중국여자들이 아시아에서 제일 예쁘다? 9   2013/11/25 2,711
323576 아이오페 vs 이자녹스 컴앞대기 2013/11/25 2,028
323575 최고학부 나온 올케.. 53 ... 2013/11/25 24,916
323574 노래방가서 노래를 부를때 질문입니다. 1 .... 2013/11/25 9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