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12355.html
심리학자 황상민
“아무 말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잖아!” 내가 그를 옹호한 이유는 단순했다. 휴대폰 대화방에서
친구들과 수다를 떨다가 “황상민 교수 어때?” 묻자 줄줄이 올라온 답변들은 대개 부정적이었다.
“깊이가 없어 보이고” “센세이셔널리즘에 기대는 것 같고” “대학교수답지 않다”는 반응들이었다.
“설마, 그 양반 인터뷰하려고?” 놀라서 묻는 친구도 있었다. 그렇다.
사실 나는 그의 대학교수답지 않은 모습에 끌렸는지도 모른다.
우리 사회의 교수나 전문가로 불리는 사람들 특유의 어법이 있다. 배배 꼬아 말하거나
두루뭉술 회피하거나.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함에도 불구하고….”
이걸 끝까지 들어주는 사람이 용하다. 말끝마다 무슨 어미는 그렇게 복잡하며, 무슨 사설은 그리 장황한지.
난해하게 꼬인 말들이 과학적으로 정확하고 신중한 전문가 어법인 양 통용되지만,
정작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대책 없는 양비론이거나 정치적 프로파간다에 불과한 경우도 허다하다.
좀 점잖은 축은 차라리 입을 다문다.
“나 하고 싶은 얘기는 책에 다 썼으니…” 그러곤 “요즘 사람들은 책을 안 읽는다”고 한탄한다.
고기는 씹어야 맛이고 말은 해야 맛이라는데,
그 어떤 고상한 이상이라도 대중의 귀에 가 닿지 않으면 무슨 소용인가.
스타일 좀 구기더라도 대중 앞에 자기 할 말 내뱉는 사람의 가치를 너무 폄하하면 안 된다….
그에 대한 내 변론(?)의 요지는 그랬다.
“생식기만 여자” 발언의 진의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는 구설을 몰고 다니는 사람이다.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당시 후보에 대해
“생식기만 여성”이란 발언을 했다고 곤욕을 치렀고,
온 국민이 사랑하는 김연아에 대해 “교생 한번 간다고 자격증 주냐?”고 말했다가 집중포화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대학교수가 대선 후보나 국민요정까지 건드리면서 사회적 발언을 하는 이유는 무얼까,
자기과시욕에 불타는 사람이거나 정치적 야심이 있는 사람은 아닐까.
의구심과 호기심을 안고, 그가 참여해 설립한 연구소, 위즈덤센터로 그를 만나러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