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에 나오는 시터 급여와 처우는 너무 부풀려진 것 같아서...오랫동안 시터를 써 온 제 경험담을 풀어놓습니다.
강남, 66평 아파트, 7세 딸1명, 칼퇴근 하는 맞벌이 부부(매일 아침&저녁 집에서 밥 먹습니다), 입주 주 6일 근무, 토요일 점심 차려주고 퇴근해서 월요일 새벽 출근, 조선족, 6년 근무 -> 급여 150드려요. 조금 적은 듯해서 내년부터는 160으로 인상하기로 합의. 6년전에 130으로 시작해서 2년에 한번정도 10만원씩 인상. 설과 추석에만 10만원씩 더 드려요. 82 댓글대로라면 180~200은 줘야 한다고 할껄요.
시터분 (그냥 편의상 아줌마라고 할께요) 의 일상은
7:30분 기상해서 아침준비
아침에 애 등원준비해서 데려다 주고 오후 2시에 찾아오고 (셔틀도 안 다녀서 걸어다녀요)
그 사이에 장봐서 음식준비하고 청소하고 (손걸레질까진 아니고 청소기 돌리고 밀대로 밀고, 테이블 닦고 등등 일상적 청소)
오후엔 애 목욕시키고 저녁준비
저녁설겆이까지 완료하고 아줌마방으로 가는 시간 7:30분~8시에요. 그 뒤는 아줌마 자유시간이에요. 티비를 보던 산책을 가던 친구를 만나러 가던 신경쓰지 않고 비상사태가 생기지 않는 한 연락하지 않아요.
토요일 퇴근할 때 주말에 먹을 반찬 1개, 국 1개 끓여놓고 가요.
계절에 한번씩 대청소할때만 청소 도우미 반나절씩 1~2일 부르고, 대부분은 아줌마가 합니다.
전 관리자 모드에요. 직접 집안일을 하지는 않지만 냉장고 상황, 주방용품 상황, 애 유치원 일정, 옷 드라이 맡기고 정리해야 할 때 등 이런 집안일을 파악하고 있어요.
아줌마와 저와의 관계는 직장 상사와 실무담당과의 관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에요.
제가 생각하는 시터의 업무의 기준은 제가 전업이라면 제가 할 일상적인 집안일 전부에요. 보통 주부가 청소도우미, 시터, 반찬 도우미 쓰면서 일하지는 않잖아요. (이건 애기가 어렸을 때도 그렇게 했어요. 서로 양보하고 배려해서 기대치를 낮추는 건 있어도 별도로 사람을 더 쓰거나 하진 않았어요. 사실 아줌마가 처음 들어왔을 때 몇년째 저희 집에 오시던 청소 도우미가 있었는데 서로 트러블이 생겨서 그만두셨어요. 청소 도우미는 한국분인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경우 조선족 무시하시고, 시어머니처럼 일 시킬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 싫어하더라구요)
업무 영역을 명확히 하고, 근무시간과 휴식시간을 확실히 구분하고, 업무에 지장이 되지 않는 상식선에서 서로의 편의를 봐주고, 서로 존중하되 감정적으로 엉키지 않는 관계에요.
물론 아줌마도 어떤 집은 얼마를 준다더라, 뭘 해준다더라 등등 다른집 이야기를 물어오는 때가 있어요. 근데 아줌마들이 말하는 그 근무조건은 "각 가정의 이상적인 근무조건만 모은" 경우에요. 대한민국에 그런 직장은 없어요. 아줌마도 그런 직장에 갈 수 있으면 갔겠죠. 아줌마도 친척, 친구 모두 다 시터들인데 직정 시세와 근무조건 다 잘 알고 있고 우리집 처우가 있을만 하니 6년씩 계시는 거겠죠. 그리고 1년에 한번씩 몇 군데 소개소에 전화해서 금액 확인해 보시면 더 좋구요.
친구들이나 주위에서 시터와 트러블이 생기는 경우는
1. 시터에게 너무 절절 매며 맞춰주다 갑을 관계가 바뀌고 그러다 빈정상하는 경우
2. 시어머니 용심처럼 쉬는 시간에 아줌마 쉬는 꼴을 못 보고 이것저것 시키다가 아줌마가 나가는 경우 (이래서 아줌마들이 어른 계신집 좋아하지 않아요)
가 제일 많았어요.
애 맡겨 놓았다고 너무 절절 매지도, 그렇다고 종살이 하는 것도 아닌데 무리하게 시키지도 말고 딱 직장에서 실무자에게 시키는 정도만 시키고, 집 주인이 모두 집안일을 알고 있으면서 시키는 정도면 관계가 오래갈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