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서른 중반의 단상..

... 조회수 : 2,280
작성일 : 2013-11-20 22:16:34

 

서른 중반이에요.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은 나이죠..

 

이제까진 비교적 신나게 살아온 것 같아요.

사고 싶은거.. 물론 전부는 아니지만 왠만하면 다 사고..

먹고 싶은 것도 마음껏 먹고..

여행도 가고 싶은 곳에 가고 싶을 때 마음껏..

 

그렇게 거침없이 살아왔네요..

 

그런데 이제 서른 중반이 딱 되니..

뭐랄까..  인생이 반토막 난 느낌이 들어요.

 

등산에 비유하자면 정점을 찍고. 이제 내려올 일만 남은 듯한..

마라톤으로 보자면.. 봄 여름같은 찬란한 시간은 모두 지나고.. 이제 다른 빛깔의 길로 하프턴을 해야하네요.. 

더이상 젊고 풋풋하고 싱그러운 시간은 나의 것이 아니고..

이제는 그것을 떠나보내야 한다는게.. 참 슬픕니다.

 

실제로.. 올해 들어서 확 늙었어요 ㅠㅠ

단지 주름의 문제가 아니라... 얼굴 속이 마른 느낌..

 

예전엔 좀 피곤해보이더라도.... 하루 푹 자고 나면 언제그랬냐는 듯..

가끔은 난 왜이리 이쁜지 거울보며 씩 웃어보이기도 했건만..

 

올해.. 특히 올 가을 들어서는..  그 피곤해보이는 얼굴 그대로..

아무리 푹 쉬고 잘 먹고.. 실제로 피곤하지도 않은데도 얼굴은 피곤 초췌..

그게 전혀 회복이 되지 않아서.. 나이 든다는 것이 이런건가.. 

아.. 정말 나의 젊은 날은.. 좋은 날은 다 간 것이구나..    더 그렇게 느끼게 되네요..

 

그리고, 이제껏 살아온 것처럼..

그렇게 신나게 마음껏 하고 싶은대로 하면서 살아가지 못할거 같아요..

이제는.. 더이상 젊은 나이가 아니니.. 

이제 슬슬 노후 준비를 하지 않으면 나중에 정말 큰일 나겠구나..  위기감도 들구요..

 

다행인건.. 이걸 다행이라고 얘기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ㅠㅠ

내가 대책없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살고 있지 않다는 점이 무척 다행이란 생각이 들어요 ㅠㅠ

 

학벌도 나쁘지 않고, 취직도 잘해서 안정적이고 연봉도 높은 편이에요..(작년 원천징수가 7500)

그런 제가.. 먹을거 입을꺼 아껴서 일년에 5천씩 저축을 한다고 해도..

10년에 5억..  퇴직해야할지도 모를 20년 뒤에도.. 겨우 10억이더라구요.. ㅠㅠ  

필요 노후 자금이 17억인가 그랬죠.. 아마?

 

또래에 비해 크게 나쁘지 않은 나의 삶도.. 딱 일인용이란 결론이 내려지네요..

 

그것도.. 신나고 재미나게 살아지는 삶이 아니라..

팍팍한 삶을 근근히 유지해서 겨우 일인용 삶...

 

서른 중반에 이제 남겨진 앞날을 생각할 때.. 사실 무섭고 겁나기도 합니다..

 

요즘 얼굴 상태를 보면.. 당장 피부과 끊어서 이것저것 해주고 싶지만..

이제 그런 것도 마음 놓고 하지 못하겠죠.. 흑흑..

 

회사에 봐도 아직 아이는 중고등학생이라 한창 돈 들어가야 하는데 곧 퇴직을 앞두신 분들도 계셔서..

그 분들 보면 제 일도 아닌데.. 제 가슴이 다 답답해져 와요..

 

사는게 왜이리 팍팍한 건지.. 이제 팍팍한 삶만 남은것 같아 심란하네요..

다들 어찌 사시는지...

IP : 58.234.xxx.248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3.11.20 10:32 PM (175.223.xxx.118)

    겨우 서른 중반에 ..너무 비관적이네요.
    산을 올라갈 때 보이는 풍경과 정상에서 바라 본 풍경,내려올 때 보이는 풍경은 제각각 다릅니다. 제각각의 멋이 있습니다.
    그리고 인생은 머릿속 계획대로 반드시 되는 것은 아닙니다.

  • 2. ..
    '13.11.20 10:40 PM (119.69.xxx.42)

    기승전연봉자랑?
    님보다 연봉 적은 80%의 사람들은 한 달 수입이 600만 돼도 덩실덩실 기쁘게 춤을 출 걸요.

  • 3. ㅉㅉ
    '13.11.20 10:45 PM (218.238.xxx.159)

    너 여자아니지? 얼마나 골빈ㄴ이길래 자기 연봉 자랑하고 스스로 이쁘다고 자뻑글을 올림? ㅋㅋ 겁나 어색함

  • 4. 이큐
    '13.11.20 11:05 PM (1.225.xxx.44)

    윗윗사람은 웬 열폭?

  • 5. 음...
    '13.11.20 11:10 PM (24.209.xxx.75)

    저도 이거 때문에 스트레스인데요.

    원글님이 솔직히 제 주변 고연봉 독신녀들에 비해 노후 준비 시작이 좀 늦으시네요.
    다들 철저히 준비하시는거 같아요. 지나가는 얘기로 흘리는거 보면...

  • 6. ..
    '13.11.21 12:25 AM (72.213.xxx.130)

    현재로서는 나쁘지 않아요. 결혼을 잘하면 재테크가 확실히 될 터인데 그게 아니라면 시망하는 거죠. 선배들과 다름없이

  • 7. 저도 지나가다..
    '13.11.21 5:57 AM (128.211.xxx.54)

    "다행인건.. 이걸 다행이라고 얘기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ㅠㅠ

    내가 대책없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살고 있지 않다는 점이 무척 다행이란 생각이 들어요 ㅠㅠ"

    이부분에서...결혼을 하고 싶으나 하지 못한 본인의 처지를 비관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느낌이 듬
    결혼해서 좋은 남편에 사랑스런 아이들이 있다면, 30대 중반에 지금 연봉의 반만 받으셔도 이리 비관적이지 않음....

  • 8. 저도 지나가다..
    '13.11.21 5:58 AM (128.211.xxx.54)

    그냥 피부과 끊고, 맘 곱게곱게 쓰면서 좋은 남편감 찾아다니삼~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21852 고시패스와 박사학위는 공부량 노력이 21 도움 2013/11/21 5,010
321851 고준희 머리 해달랬는데... 18 속상해 2013/11/21 4,611
321850 나를 떠나간 님의 마음 처럼.... 1 참맛 2013/11/21 1,284
321849 짝보는데요 ... 2013/11/21 1,034
321848 허언증.. 5 12345 2013/11/21 3,039
321847 스텐냄비 추천부탁드려요국산과 외제 10 냄비 2013/11/21 7,429
321846 구스다운이 그렇게 따뜻하다는데 엄마 하나 사드리고 싶네요 11 ... 2013/11/21 3,997
321845 페라가모 바라 유광 & 무광 어떤게 나은가요? 6 ... 2013/11/20 2,949
321844 컷트 가격 2 단발머리고수.. 2013/11/20 1,089
321843 우리집도 담요 받았어요. 7 담요. 2013/11/20 3,147
321842 수상한 가정부 보다 보니 1 리얼 2013/11/20 1,142
321841 6년된 패딩 카라 털수선 어디서 할 수 있나요? 1 jeniff.. 2013/11/20 1,123
321840 이민호.... 43 ㅜㅜ 2013/11/20 9,292
321839 겨울용 워킹화 추천해주세요 .. 2013/11/20 803
321838 최영도 후덜덜 이네요~ 24 영도는 나줘.. 2013/11/20 13,327
321837 와우..밤하늘..화려한데요 8 .... 2013/11/20 2,180
321836 다운튼애비 시즌3 볼수있는 앱좀 알려주세요 3 시즌3 2013/11/20 1,339
321835 오늘 열심히 쓴거같아요 ..드라마 2 2013/11/20 1,279
321834 피아노 얘기하니 저도 생각나서... 2 ryumin.. 2013/11/20 858
321833 이번에 아가씨와 건달들 보신 분 계세요? 2 ... 2013/11/20 633
321832 멍멍이가 하늘로 갔어요.. 17 미안 2013/11/20 1,735
321831 황토 김치통요~ 1 김장 2013/11/20 974
321830 어제 친구와 싸웠다던게 거짓말이었데요.. 2 초6엄마 2013/11/20 1,495
321829 이 옷 어때요? 160에 54가 입으면 굴러다니는거 같을까요? 17 으음.. 2013/11/20 3,764
321828 밴드어플에서~! 밴드 2013/11/20 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