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친정 엄마' 내용 중에서...

눈물 한바가지 조회수 : 785
작성일 : 2013-11-19 11:54:00
  우리 4남매는 살금살금 뒷곁으로 가 보았다. 그랬더니 거기엔 입술이 터져 멍이 들고,
얼굴이 퉁퉁 부은 엄마가 훌쩍이며 앉아서 쌀을 씻고 계셨다. 우리는 엄마에게 다가가지도 못하고
괙를 다 외로 꼬고 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엄마가 쌀 씻던 손을 멈추고 우리에게 이리 오라고 손짓을 하신다.

  막내 동생은 얼른 달려가 안기고 다른 동생들은 천천히 다가갔지만 나는 그냥 서서 엄마를 쏘아보고 있었다.
바보 같은 엄마가 너무 싫어서, 엄마가 동생들을 안고 소리 죽여 우시며 나는 괜찮다는 말을 계속 되뇌이셨다.
잠시 후 내게 이리 오라고손짓을 하셔서 내가 다가가 옆에 앉았더니 엄마는 대뜸 그러신다.

  "배고프지? 얼른 밥히서 먹자."
  "엄마, 아빠랑 살지마. 잘못도 없는 엄마를 맨날 때리잖아."
  "아빠랑 안 살았으믄 좋겄냐?"
  "이혼해, 아니면 서울로 도망가서 식모살이라도 허든지. 왜 맨날 이렇게 맞고 살어?"

  그러자 엄마는 손으로 내 눈물을 닦아주며 조용히 말씀하셨다.
  "나라고왜 그런 생각 안 히봤겄냐? 이렇게 짐승같이 사느니 죽을라고도 생각히 보고, 
어디 가믄 이 목구멍 하나 풀칠 못허겄냐 싶어서 도망갈라고도 생각히 봤다."
  "근데 왜 못혀?"
  
  엄마는 나를 빤히 쳐다보시며 살짝 웃으시고는
  "너 땜시...너 땜시 이러고 산다/"
  "왜? 왜 나 땜시?"
  "내가 없으믄 니가 젤로 고생이여. 내가 ㅎ던 일 니가 다 히야 헐것 아녀. 밥허고, 빨래허고, 
동생들 치닥거리허고...핵교도 지대로 다닐랑가도 모르고...나 고생 안 헐라고 내 새끼 똥구덩이에 밀어넣겄냐?
나 없어지믄 니 인생 불 보듯 뻔헌디, 우리 새끼 인생 조져버리는 일을 내가 왜 혀. 나 하나 참으믄 될 것을."

  그렇게 맞으면서도 참고 사시는 엄가가 바보 같고 싫었는데 그게 다 나 때문이란다.
나 때문에 엄가가 집안을 지키고 계시는 거란다. 엄마의 깊은 사랑을 모르고 나는 엄마를 바보라고 생각했다.
매맞으면서도 찍 소리도 못하고 사는 엄마를 미워하고 싫어하기도 했는데 엄마는 길고 넓게 못난 딸의 인생과 미래를
생각하고 계셨던 거다.
어린 아였지만 그건 정말 충격이였다.

  나 때문에 엄마가 엄마의 인생을 포기하고 모진 매를 견디며 산다는게. 아마, 난 그때부터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이 각별해진 거 샅다. 절대 엄마를 속상하게 하지 않겠다는 결심. 내가 잘 돼서 엄마의 이런 희생이 
절대 후회스럽지 않게 하겠다는 생각.

  불쌍한 우리 엄마, 나 때문에 가슴 아픈 일은 절대 없게 하겠다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살고 있다..

--------------------------------------------------------------------------------------

읽으면서 많이도 울었네요...

우리네 엄마들은 왜이리 희생하시면서 사셨을까요?

저는 이혼의 1순위가 폭력이라고 (뺨 한 대라도) 각인 시키고 있는데..

자식을 위해 저렇게 전 못 할것 같네요..


이젠 반백발 되신 엄마가 보고 싶어집니다...



IP : 210.103.xxx.3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22023 예전으로 돌아가는 듯 해요 3 2013/11/19 1,267
    322022 불경은 소리내서 읽어야하나요? 무냐무냐 2013/11/19 886
    322021 사이버로 딸때 보육교사 2013/11/19 476
    322020 운전중 시비 대처하는 좋은 방법이 뭐가 있을까요. 2 .... 2013/11/19 1,667
    322019 기황후 사태를 보며 궁금한점 (중국의 역사의식) 2 옹기라트 2013/11/19 1,472
    322018 요즘 아이들 노스페이스 잘 안 입나요? 12 중딩 2013/11/19 3,301
    322017 핸드폰게임 ㅎㅎ 쿡쿡이 2013/11/19 572
    322016 인감등록을 하려는데 꼭 관할지로 가야할까요? 등록 2013/11/19 577
    322015 공감안가는 부분이요. (응사사생팬ㅋ) 2 응사보면서 .. 2013/11/19 1,159
    322014 드럼세탁기 스팀세탁으로 할경우 몇도로 올라가나요? .. 2013/11/19 719
    322013 아이허브 배송 문의 -한국엔 도착했는데..그담에 연계가 안된.... sooyan.. 2013/11/19 771
    322012 귀에 한번씩 뜨끈한 뭔가가 올라오는 느낌... 겁나 2013/11/19 718
    322011 응답하라 1994 각 회차 순간 최고 시청률 2 세우실 2013/11/19 1,844
    322010 가게주인한테 일본여자랑 비교당했어요 23 원글이 2013/11/19 4,290
    322009 좋은 대학 의학전문대 졸업하고 인턴만 하는 경우는 어떤가요? 7 ... 2013/11/19 2,012
    322008 후기 인문계 고등 원서 쓰는법 알려주세요ᆞ 1 ᆞᆞ 2013/11/19 1,205
    322007 집주인이랑 한건물 2 이사가답이겠.. 2013/11/19 1,089
    322006 DKNY 싱글 노처자들 컴온 18 싱글이 2013/11/19 1,342
    322005 결혼식하면 예단, 예물, 신혼해외여행 필수인가요? 11 시민만세 2013/11/19 2,918
    322004 이동도서관에서 책읽기 3 책읽기 2013/11/19 652
    322003 엄마옷이라는 게 뭔가요? 5 궁금 2013/11/19 1,264
    322002 G패드 쓰시는 분? 태블릿 2013/11/19 685
    322001 얇은머리칼+ 떡지는두피 아이허브에서 샴푸좀 추천해주세요. 4 수아 2013/11/19 1,993
    322000 50대 후반 엄마의 겨울 신발은 뭐가 좋을까요? ^^ 2013/11/19 1,504
    321999 전기요금 오른다 하니 전기매트 조심하세요. 5 전기 2013/11/19 2,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