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자기 말만 하고 만 대통령 시정연설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국회에서 국정운영의 중요한 방향을 국민들에게 밝히는 시정연설을 했습니다. 연설 제목은 ‘대한민국의 위대한 여정, 미래를 함께 만들어갑시다’였습니다. 박 대통령의 이번 시정연설은 새해 예산안을 국민들에게 설명하는 기회였습니다. 여기에 더해 여론은 지난 대통령선거에 국가기관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의혹에 대해 박 대통령이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국민 앞에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는 시점이었습니다.
대통령의 연설은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됩니다. 본인은 정말 하고 싶지 않지만, 때로는 국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해야 하는 자리가 대통령입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어제 연설시간 30분 거의를 자신의 얘기를 하는 데 할애했습니다. 취임 이후 9개월에 대해서는 자기 자랑이 넘쳐났습니다. 아버지 박정희 시절을 포함해 과거 성장 지상주의 시대에 대한 추억도 늘어놓았습니다. 국리민복을 위해 정부가 국민 세금으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열거했지만, 정작 지난 대선 과정에서 자신이 내세웠던 복지공약을 후퇴시키고 축소한 것에 대해서는 한 마디 사과도 없었습니다. 박 대통령은 어제 새누리당 의원들만의 환대를 받고 왔다가 그들만의 환송을 받으며 국회를 떠났습니다. 박 대통령이 여야 의원들 모두로부터 환대와 환송을 받을 순 없었던 것일까요. 상상해봅니다. 시정연설 제목 ‘대한민국의 위대한 여정, 과거를 함께 바로잡읍시다.’
저는 정치가 존재하는 이유는 국민의 의혹과 울분을 해결하고, 국민에게 믿음을 드리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대통령이 되고자 한 것은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하고, 국민이 민주주의를 누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국민들이 마음 편안하게 투표할 수 있도록 특검이 국민을 생각하는 수사를 할 때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대선을 치른 지 1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부정선거 의혹이 계속되는 것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매우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정부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사안들에 대해 특검을 통해 빠른 시일 내에 국민 앞에 진상을 명확하게 밝히고, 저부터 응분의 책임을 질 것입니다. 이제는 왜곡과 은폐를 끝내고 특검의 수사를 믿고 기다려 주실 것을 호소 드립니다. 적어도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 제목과 말미가 이랬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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