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가 유치원에 가면 세살 짜리 둘째가 너무 너무 심심해해요.
그래서 큰 애 유치원 버스 태워 보내고 나면 둘째랑 동네 한바퀴를 돌아요. 그래봐야 보는 건 아파트 화단이지만 아이는 그 속에서 꽃이랑 나무랑 새도 찾고, 나방 애벌레 보곤 달팽이라고 좋아하네요.
그런데 어느날인가 안쓰고 비워놓은 경비실을 지나는데, 애가 "엄마, 여기 사자있어?! 무서워 ~~." 하길래 "아무도 없어. 안써서 잠궈 놓은 곳이라서 사자가 못들어가." 하고 말았는데, 군데군데 비어 있는 경비실을 지날 때마다 사자가 있다고 무섭다며 양팔은 잔뜩 움츠리고 뒷걸음질 치네요
자꾸 똑같은 말을 반복하니 슬쩍 귀찮기도 하고, 얘 눈에 도대체 뭐가 보이나 싶어 사자 어딨어 물어 보니...
경비실 여닫이 문 손잡이를 가리키는데...뭐가 있긴 있네요.
호랑이가 입을 벌리고 으르렁 하는 것 같은 모습이 손잡이에 새겨져 있더라구요. 아이는 이게 무서웠나봐요. 그러나 어쩌죠? 저는 너무너무 웃겨서 아파트 단지가 쩌렁저렁하게 뽜하하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이에게 사자가 보인대요.
greentoto 조회수 : 2,490
작성일 : 2013-11-12 13:08:50
IP : 112.152.xxx.94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ㅇㅅ
'13.11.12 1:11 PM (203.152.xxx.219)저는 사자가 저승사자의 사자인줄 알고 놀랬네요.. 진짜 어흥 사자군요;;;
ㅎㅎ2. ㅎㅎㅎ
'13.11.12 1:19 PM (123.142.xxx.188)아이가 작은 것을 눈여겨 보는 세심한 눈을 가졌나봐요.
그냥 지나치기 쉬운 손잡이 모양을 보고 발견해내다니....
귀여운 아이네요.3. greentoto
'13.11.12 1:19 PM (112.152.xxx.94)글이 짤렸네요. 헛손가락질로 허무하게 올라갔어요.
어쨌든 그림호랑이라 무서워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제 말에 아이는 호랑이에게 "호앵아, 안녕?! 나는 ㅇㅇ야~"하며 자기소개까지 하네요. 앞으로 사이좋게 지내려나봐요. ㅎㅎ4. greentoto
'13.11.12 1:22 PM (112.152.xxx.94)ㅇㅎ님 그러고보니 사자가 다른 의미가 있었네요. 제 헛손가락질이 좀 더 빨라 글이 더 앞에서 잘렸더라면 이 글 공포글이 되었을지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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