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어머니는 지방에 계시는데 한번씩 서울 딸내 집으로 올라오시면서
매실장아찌나 콩잎김치같은 걸 가지고 오세요.
저도 친정어머니와 떨어져 산지 오래되어서인지 친정어머니 반찬이 제 입맛에 맞지 않아요.
그리고 예전부터 저는 깻잎김치는 먹어도 잎김치는 안먹는다고, 아니 싫다고 몇번을
말씀드렸는데 이번에도 반찬통 가득 싸가지고 오신 거예요.
아마 딸이 셋이나 되니 반찬 취향 같은 건 모르시는 것같아요.
매실장아찌도 가지고 오셨는데 솔직히 그닥 맛이 없는 거예요.
시댁에서 김장김치를 항상 보내주시기 때문에 어머니께 김치 보내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씀드렸는데도
김치를 보내주시면 무척 난감합니다. 김치냉장고가 저희 집에는 없거든요.
게다가 제가 김치를 좋아하지 않고 남편은 시어머니 김치만 좋아해서
친정어머니 김치 손을 안대면 속상하더라구요.
물론 친정 어머니 반찬 중에서 좋아하는 것도 있어요.
꽃게탕이나 삼겹살 두루치기, 나물 같은 것은 정말 맛있어요.
그런데 밑반찬이나 장아찌 같은 것은 보내주시면 그대로 냉장고에서 자리 차지 하고 있다가
버리게 되더라구요. 그때마다 얼마나 죄송하고 아까운지 모르겠어요.
게다가 눈도 안좋으신데 뜨개질로 목도리랑 여름 망사니트 같은 걸 해서 보내셨는데
실값만 비싸지 내 취향에도 안맞아서 그대로 옷장안에서 뒹굴고 있습니다.
몇번을 그런 거 하시지 말라고 말씀드렸는데 또 만드시더라구요.
그리고 조카손녀 조끼랑 윈피스도 뜨개질로 만드셔서 선물로 주시던데 솔직히
저는 뜨개질로 주는 선물, 정성은 고맙지만 취향이 아니면 그대로 쳐박히게 되잖아요.
어머니는 정성이고 맘으로 만드신 건데 하시지 말라고 하면 속상하실텐데
어떻게 하면 부드럽게 말씀드릴 수 있을까요?
정말 못된 딸이네요,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