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에 제 글을 보니 수십개의 리플이 달려서 놀랐네요.
대부분의 글들이 위로 말씀들이라서 감사했습니다.
돈 안들어도 말이 주는 위안조차 현실에서는 시냇물에 빠진 렌즈 찾기마냥 쉽지 않더라구요.
드물더라구요.
늙어감을 서러워하기보다는 관조하는 자세로 받아드리자는 마음으로 살지만
문득 타자의 시선으로 확인사살되는 경우는 그래도 여자라서인지
순간순간 뜨끔하고 시리더군요.
특히 지난 1년간 남편이 식물인간이 되느냐 마느냐
평생 휠체어에 의지하느냐 마느냐
잘 하면 목발 짚고도 땅을 밟을수 있을까 말까..
조마조마 네번의 수술도 힘들었지만
지금은 장애등급을 받았을지언정 정상인처럼 걸을수 있다는게 감사하고 행복해요.
제 외모에 신경쓸 겨를이 없었네요...
하여 예전처럼 너 참 동안이다. 아직 이쁘구나 하는 말을 기대한건 결코 아니었죠.
저도 최소한의 현실감각은 있어요.
그래도 늙어서 못알아보겠다는 말, 너 그런줄 몰랐니 성형해도 이상할테니 아예 말아라는
그런 말들까지는 각오 못하고 가다보니
남의 결혼식에서 마음껏 화안하게 웃지도 못하고 돌아왔네요.
나이 마흔 셋에 서른셋 이모딸이랑 비교하고자 하는 마음도 없어요.
제가 젊고 이쁘다는 말 못들어서 섭섭한게 아니랍니다.
(이모는 제 남편이 있을때는 저랑 이모딸 외모가 비교될까봐 저를 배려해서
이모딸을 저 멀리 떨어져 있으라고 지시 할만큼 저를 위하는 마음도 있긴 합니다.
근데 이모가 그런 생색을 낼때마다 저에 대한 배려인줄 알면서도 왠지
더 서글프고 자존심이 상하긴 했어요)
그저, 이곳엔 언니 동생들도 많으니
마흔 셋도 아직 여자. 가꿔도 괜찮은 나이라는 위로정도를 기대했었나봐요.
헌데 제 바램보다 더 많은 위로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특히,
"말 같지도 않은 말을 내뱉을 때는 진짜 말 대신 방귀 소리가 나든지 하면 좋겠어요. 자기가 좀 알게"
하는 리플 달아주신 님 덕분에 한참 웃었네요.
모두 행복한 가을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