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선 직원들도 업무를 분담해서 잘하고 있고 하니까 모르겠던데
집에 돌아가면 중딩, 고딩 이렇게 있는데
눈만 마주치면 배고프다고 하고 (나름대로 해댄다고 하지만 항상 배고프다고 함)
수퍼에 들락거리기 일쑤고
어떤날은 잘해본다고 치킨도 튀겨보고 나름 해보고하지만도 매일 그럴수는 없는일이고
아무렇게나 널린 빨래감 양말 주워담고
설겆이 통엔 수북히 쌓인 설겆이
매일 매일 집에 와서 일만 하다가 어느날 그러니까 정확히 어제
갑자기 속에서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겁니다.
왜 나는 돈만 버는 기계도 아니고 집에 와서 일만 하는 기계도 아닌데
뭔가 이건 해대는것도 한계가 있는데
집에만 오면 배고프다 뭐 사내라 먹을거 없냐는 식의 온갖 요구에
매일 매일 묵묵히 수행?해 오지만 어젠 갑자기 울화가 치밀어 오르는 겁니다.
내가 왜 이러지 왜 이런게 울화같은게 치밀어 오르는지 참 알다가도 모를일이었습니다.
제가 좀 쉬고 싶은 모양입니다.
지난 일요일에는 하루죙일 쏘다녔습니다.
쇼핑도 하고 교보문고에 가서 책도 읽고 시내에 가서 쇼핑도 하고
밀린 목욕도 돈주고 때밀고 너무 기분이 좋더군요
일상에 대한 나에 대한 보상이랄까 거의 1년 만이지요
식구들도 엄마를 진정 생각하는 사람도 없는것 같은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나는 얘네들 밥먹이고 키우고 돈대주고 간식대주는 하나의 기계로봇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모든 나날을 지난 모처럼의 일요일처럼 시간을 보낼수는 없는거겠지요
마음으로 감사하면서 살아야 될텐데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저도 모르게 찌들었나 봅니다.
수능일 지나고 나면 이제 마음은 좀 쉬어가야 될까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