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 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 없다. 의도적으로 감추려 할수록 바깥으로 나오려 안간힘을 쓴다. 인터넷 공간도 마찬가지다. 인터넷이라면 능히 사람의 힘으로 통제하고, 가짜를 진짜로 만들 수 있다고 믿는 이들이여. 여기 좀 보시라. 여기 패러디와 희극으로 승화된 한 편의 진실 게임이 있으니.
“박근혜는 한국의 합법적인 대통령이 아닙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 일정에 맞춰 에펠탑 아래에서 열린 집회가 사건의 시작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프랑스 현지시각으로 11월2일 프랑스 파리에 도착했다. 대통령의 유럽 순방 일정 중 하나다.
현지 교민은 “박근혜는 한국의 합법적인 대통령이 아닙니다”라고 쓴 현수막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을 맞이했다. 국정원의 2012년 선거개입 사건을 해명하라는 촉구였다.
이 사진은 프랑스 현지 언론과 국내 매체에 소개됐다. 장장 여드레 동안 이어지는 순방 일정 중 대통령이 찍은 첫 번째 발자국에 현지 교민의 집회 행렬이 끼어들었으니 이례적이고, 망신스러운 일이리라.
11월3일 프랑스 현지의 집회 사진을 본 누리꾼은 사진을 퍼 나르기 시작했다. “프랑스에서 이런 일이 있었네.” 호외를 뿌리던 옛 길거리 꼬마의 심정이 이러했을까. 국내 최대 디지털 카메라 동호인 사이트 ‘SLR클럽’도 예외는 아니었다.
http://www.bloter.net/archives/168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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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진실은 숨길 수 있다고 믿는 이들은 적잖다. 의혹은 무조건 아니라고 잡아뗀다. 사실로 드러나면 오해라고 주장한다. 판결이 내려오면 그대로 잠적하겠지. 이 때문에 ‘2013년 판 언론통제’라는 자조 섞인 푸념도 들린다. 그러나 웃기지 마시라. 진실을 숨길 수는 없으니까.
“진실은 백일하에 드러날 것이고 살인도 오래 숨기지는 못한다.”
영국의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희곡 ‘베니스의 상인’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살인을 숨길 수 없듯 이를 알리려는 사람이 있는 한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난 작은 집회도 감출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