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말기암 아버지와 병간호. 어떻게 해야 좋을지요.

상담 조회수 : 6,739
작성일 : 2013-11-03 16:00:57

아빠가 말기암 환자세요. 지난 여름부터 병원에서 치료도 중단하셨고요.

그 전엔 표적치료제(항암제)를 약을 바꿔가며 몇 개월 복용하셨었죠.

일 년 전쯤 진단을 받았고, 진단받을 무렵에도 이미 전이가 된 상태였어요.

이제 막 일 년이 지났네요. 계속 악화되고 있고 최근엔 폐에 물이 차면서

숨쉬기가 조금 힘들어지긴 했지만, 다른 큰 통증은 없이 지내고 계십니다.

(물론 몸의 기능이 많이 떨어져 집에만 계시구요, 주로 앉아있거나

누워있거나, 컴퓨터나 티비를 보거나, 그러십니다.)

주치의께 며칠간의 입원을 요청하니 병원에서는 호스피스 병원을 알아보라고..

저희 가족들은 아직은 아니지 않나 싶은데 종합병원 주치의들이란 분들이

딱히 성의도 없어 보이고 환자 상태에 대해 깊은 관심이나 어떠한

용기도 주지 않고 뭐든 여쭈면 아주 무성의하면서도 사무적으로

'아무거나 드세요, 아무거나 하고 싶은대로 하세요.. ' 이럽니다.

 

어쨌든 제 고민은 이제부터입니다.

실은 제가 외국 거주중입니다. 지금 잠시 아버지 병간호차 와있고요.

(병간호래봤자 별건 없습니다. 아버지가 거동은 다 하시고요,

엄마랑 아빠 말벗이 되어주거나, 음식 준비 이런거예요)

아이 학교와 남편 직장때문에 일단은 저 혼자 와있는 중입니다.

한달쯤 되었어요. 한달 전에 오면서 다시 돌아가는 일정은 

여러가지 옵션을 두었었어요. 마지막까지 남아있거나, 일단 다시 돌아가거나.  

맘 한 구석에 혹시나.. 싶은 최악의 경우까지 염두해 두었기에,

고민끝에 우선 한국에 와서 아버지 상황을 보고 결정하기로 했어요.

근데 말기암 환자의 상태라는 게, 여러분도 짐작가시잖아요.

하루하루 나빠질 일만 남았지, 극적으로 차도가 있거나 그렇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11월 말경에 돌아갈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

 

남편과 초등학생인 저희 아이도 저 없이 지금 한 달째 지내고 있는데요,

저 없는대로 불편한대로 생활하고 있긴 하지만 여러가지가 어수선하네요.

일도 바쁜 남편이 아이까지 돌봐야하니 도움받을 사람도 없는 곳에서

여러가지가 힘들어 보이고, 남편도 다 이해하고 받아들인 상황인데다

최선을 다하려 하지만 불쑥불쑥 지친 태도가 역력합니다.

아이도 아이대로 왜 안힘들겠어요. 아이는 지금 3학년입니다.

실은 지난 봄에도 제가 이렇게 한 달 다녀갔습니다.

 

앞으로 한 달이 될지, 두 달이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제가 아버지 곁을 마냥 지키고 있기도,

그렇다고 아픈 아빠와 곁에 있는 엄마만 두고 그냥 외국으로 가기도,

그 어떤 선택도 맘이 편치 않은 상황입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할까요. 하루하루 마음이 지옥입니다.

 

 

 

IP : 58.228.xxx.184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님
    '13.11.3 4:06 PM (180.65.xxx.29)

    마음이 시키는데로 하세요. 누가 뭐라 코치할 부분은 아닌것 같아요 돌아가시고 회한이 남지 않을 정도로만 하세요

  • 2. 힘내세요
    '13.11.3 4:07 PM (180.228.xxx.51)

    오래전 티비에서 말기암 환자들 호스피스 병원 생활하는거 나왔는데
    원글님 같은 상황엔 오히려 그쪽이 좋을것 같아요
    현재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아버지 마음이라도 편안하게 할 수 있는게 좋지 않을까요
    무조건 나쁘게만 생각할게 아니라 아버지께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봐요
    성당같은 곳에서 운영하는 좋은 호스피스 병원 알아보심이...

  • 3. ..
    '13.11.3 4:08 PM (121.127.xxx.222)

    경제적으로 허락 하시다면 일단 시설좋은
    요양병원으로 모시는게 어떨까요..
    의사 간호사 간병인의 시스템으로 운영하기때문에
    가족들은 신경안쓰셔도 되구요.

  • 4. ...
    '13.11.3 4:15 PM (218.236.xxx.183)

    호스피스 제대로 하는 병원으로 알아보세요.
    두려움 없이 죽음을 맞이 할 수 있다는게 임종을 앞 둔 분에게 얼마나 큰
    행복인데요....

    그리고 원글님은 일상으로 돌아가시고 위독하시다 하면 다시 오시면 되죠....

  • 5. 김흥임
    '13.11.3 4:16 PM (112.159.xxx.4)

    어느쪽을택해도 힘드실상황이네요
    저같은경우 아이는고삼이었고 저도 건강안좋은상황이었지만
    부모님 병간호택했었어요
    (둘다 병행할수없었던건 새벽다섯시면 병원가 밤에귀가)
    아이한테 미안해라고말하니 아니라고 할머니가먼저인게 맞다고
    아이는ㅇ ㅣ해해줬었고

    결국 임종까지모셨는데
    제 생애가장잘한일이 그거더라구요
    후회가 한올도안남았거든요

  • 6. 상담
    '13.11.3 4:18 PM (58.228.xxx.184)

    답글 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우선 호스피스 병원을 알아봤고요, 좋은 곳은 2-3주 대기해야 하네요.
    지금 기다리고 있는중입니다.
    윗분 말씀대로 제가 일상으로 돌아가도 될런지, 아니면 계속 곁을 지켜야할지
    그게 고민이 많이 됩니다. 이럴땐 외국 사는 게 정말 괴롭습니다.

  • 7. ...
    '13.11.3 4:22 PM (218.236.xxx.183)

    요즘 보이스톡 같은 무료통화 이용하면 물리적 거리와 상관없이하루 종일이라도 함께 할 수 있습니다..

    곁을 지키면서 도와 드려야 하는 문제는 간병인등 다른분들 도움을 받으시고
    마음을 보태는건 돌아가셔서 전화로 매일 하세요.....

  • 8. ^ ^
    '13.11.3 4:27 PM (218.146.xxx.201)

    병원에선 얼마나 남았다고 하셨어요?
    올 여름에 암으로 시아버지를 보냈는데
    병원에서 진단한기간만큼 이였어요...
    병원에서 임종하셨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호스피스병원에 계셨으면 가시는 마지막이좀더본인에게 좋지않았을까...
    아버님 좋아하시던 담배 한대도 못 피워보고
    무슨 검사한다고,복수차서,입으론 물 한모금도 제대로 못 넘기고 가셨어요 남편이 이부분을 가슴아파해요...

  • 9. ..
    '13.11.3 4:38 PM (218.52.xxx.130)

    집에 가셔야죠.
    막상 돌아가시고나면 님이 남아 모셨어도 아쉽고 안타깝고
    집에 돌아가 상황보고 들으며 지내도 가시고나면 안타깝고 아쉽습니다.
    남은 가족이라도 제대로 생활해야 한다고 봐요.
    저위에 말씀하신 김흥임님과 반대로 저도 아이 고3에 얼마 안남은 아버지께 매달렸었는데
    가시고나니 아이에게 신경 못써줬던데 두고두고 맘에 맺혀요.

  • 10. ...
    '13.11.3 5:26 PM (223.62.xxx.122)

    폐에물이차면 얼마안남은신거같아요
    집에계시거나호스피스병원가면 아무처치도안해서 어느순간이예요
    암횐자는 멀쩡해보여도 한순간 돌아가셔요
    암이란게 그렇더군요
    이왕계셨는데 저는계시라고하고싶어요
    부모님가시고나면 많이후회되세요
    후회를상상하는것보다 훨씬 힘드실거예요

  • 11. 근데
    '13.11.3 5:33 PM (59.18.xxx.107)

    갑자기 상태가 좋지.않을수도 있어요 그래도 생활이 있으시고 어머님계시니 들어가셨다가.여차하면.빨리 나오심이 어떨지요 저도 외국에 있다 임종지키지 못 한게 두고두고 남네요 물론 외롭게 투병할때 함께해드리지 못한것도요

  • 12. 저는
    '13.11.3 6:21 PM (218.236.xxx.61)

    암환자분 돌아가시는거 진짜 순식간이더라구요
    ㅜㅜ
    하지만 아이가 어리니 잠깐 들어가셨다가
    방학때 아이도 잠깐 들어오고
    이런 식으로 하믄 어떨까요

    전 ㅜㅜ 앞으로 몇십년은 아버지 못 본다는 생각하믄 옆에 있고싶어요

  • 13. ㅇㅇ
    '13.11.3 6:42 PM (118.148.xxx.121) - 삭제된댓글

    내 부모는 시한부 인데..
    남은 나는 내 일상걱정한다는게 넘 괴로울듯해요..

    저라면 아부지곁에 있겠어요..ㅠㅠ

  • 14. --"
    '13.11.3 7:07 PM (61.73.xxx.246)

    마음이 여러모로 힘드시겠어요.

    아버님은 호스피스 병동이나 요양병원에 모시고요.

    원글님은 일단 집으로 돌아가세요.
    일상생활이 엉망이 되면 원글님도 가족들도 힘들어요.

    그리고 임종하기 직전에 여러 증상들이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 알려줍니다.
    그때 다시 한국에 나오세요.

  • 15. 비슷
    '13.11.3 7:22 PM (218.152.xxx.172)

    저두 비슷한 입장이었어요
    아버지 폐암 말기 진단 받으시고 표적 항암제 쓰시다 내성 생겨 중단 하셨죠 지금은 별다른 치료 안하시고 잘드시게 하고 마음 편하게 가지시게 하고 있어요

    저도 외국에 살고 있었고 회사도 다니고 있었습니다.
    아버지 그렇게 되시고 두달만에 한국에 잡 구해서 완전 귀국했구요
    남편도 곧 저따라 이직하고 한국 왔습니다.
    저 같은 경우엔 저의 존재 자체와 같은 아버지라 모든걸 포기하고 왔죠

    아마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을겁니다
    할수 있을때 최선을 다하는게 나중에 후회가 없을거 같구요

    힘내세요..

  • 16. 당연히
    '13.11.4 8:20 AM (121.181.xxx.203)

    아버지 옆에 계셔야되는거아닌가요....
    어머니혼자 힘드시잔아요....
    아들이랑 남편분 힘드신거랑 심리적 무게가 같을까요..
    당연히 이해받아야될 사안이라고 생각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30042 올레~ 성매매 여배우 ㅁㅇㅎ 네이버 검색어 1위 등극!!! 8 참맛 2013/12/12 10,499
330041 답 한번 추리해 보세요 9 봉주르 2013/12/12 636
330040 하다 하다 이젠 일본 구제까지 명품이라고... 3 어쩔 2013/12/12 1,588
330039 컴퓨터공학과 전망어떤가요? 7 수험생맘 2013/12/12 3,131
330038 이사가서 인테리어할경우 옆집의 양해 구해야하죠? 7 이사 2013/12/12 1,858
330037 어머니 김치 취향에 맞으시나요? 5 ㅇㅇ 2013/12/12 1,030
330036 착하게 살필요 없네요 42 심청 2013/12/12 17,648
330035 혹시 직업상담사 자격증 있는분 계실까요? 4 ... 2013/12/12 2,983
330034 이게 무슨 성탄이냐고 이게, 미술관 나들이에 코트를 사러갔다가 .. 5 2013/12/12 2,211
330033 아이허브서 비오틴만 일년치사둬도 될까요?? 6 .. 2013/12/12 2,991
330032 도서관에서 과월호 잡지 나눠주는게 선거법 위반이라 안된다네요. 4 과월호 2013/12/12 1,140
330031 초등영어 대형학원 선생님이 더 실력있으신가요? 2 영어과외 2013/12/12 1,647
330030 82쿡 화면이...저만 그런가요? 7 ... 2013/12/12 1,008
330029 길고양이에게 경주빵줬는데 괜찮을까요? 5 고양이 2013/12/12 956
330028 안 미끄러운 패딩부츠 추천해 주세요^^ .... 2013/12/12 964
330027 김장 비법 하나씩 풀어보아요 9 뒷북 2013/12/12 2,483
330026 애플 그만둔 삼성 2 애플 2013/12/12 1,211
330025 노원구공릉동근처에 어떤 백화점이 있나요? 1 ... 2013/12/12 1,214
330024 고대세종캠 경제학vs영남대 경영 10 고민 2013/12/12 3,097
330023 고등학생 교환유학생 희망 2013/12/12 551
330022 찐한 단 맛의 귤 사신분 어디서 사나요? 6 찐한 단맛 2013/12/12 1,163
330021 자녀 대학 입학 선물로 쌍꺼풀 수술 해주신 분들 계신가요 쌍수 2013/12/12 888
330020 김지훈씨 자살도 닭 소행이라 보면 너무나간걸까요? 14 .... 2013/12/12 5,549
330019 혹시 Fury 브랜드 없어졌나요?? ... 2013/12/12 391
330018 코스트코 벨큐브치즈 얼마인가요 2 코스트코 2013/12/12 1,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