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 말하기도 부끄러운 가정사라.. 용기를 내서 글을 씁니다.
저보다 연배 높으신 분들의 혜안을 듣고 싶어요.
오래 된 갈등이라 글이 길어질 거 같네요.
저는 30대 중반에 결혼해 아기도 있고 부모님과 다른 도시에서 살아 직접적으로 부부싸움에
관여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정말 최악으로 온 게 아닌가 싶어 자식으로서 제가 어찌해야 할지..
어릴 때부터 부모님 다툼 심하셨고 아빠의 폭력과 주사가 심하셨습니다.
제 기억에도 끔찍한 일이 많이 있었지요.
학교갔다 오면 방안에 피가 뿌려져 있던 일도 있고, 아빠가 술에 취해 동네방네 엄마를 찾아다니던 일도 있고.
이혼한다고 별거하시고 저 혼자 고모집에 살았던 적도 있고..
두분은 아픔이 있으신데 제 위에 오빠가 어릴 때 무슨 병으로 죽었어요.
외갓집 초상 갔다온 후로 병이 난 모양인데 아빠는 그걸로 엄마를 원망 많이 하셨어요.
주사와 폭력을 많이 휘두르셨고, 엄마는 몇년을 견디다 바람이라도 피면 이혼할까 싶어(엄마 말)
잠깐 바람을 피셨다고 합니다.
그 뒤로 다시 결합하셨지만 아빠 가슴에 그 두가지와 엄마가 친가에 못하셨던 일이 한이 되셨는지
그걸 가슴에 담고 육십이 넘으셨는데도 어제일 같이 생생하다고 그러십니다.
한달에 한번은 큰 일이 있었고 집안 분위기는 음울했습니다.
그렇지만 혈육에 대한 집착 같은게 있어서 저한테는 끔찍히 잘하셨습니다.
물론 저한테 큰 잘못도 하셨지만... 이건 저와의 문제니까 얘기하지 않을게요.
엄마는 외향적인 성격으로 계속 일을 하셨고 사람만나는 거 무척 좋아하시고 친구 좋아하시고 그래요.
아빠를 거의 안 챙기셨고 지금도 평일엔 각자 직장으로, 주말에는 계속 놀러 다니시고..
주말에 집에 거의 안 계세요. 아빠는 친구도 별로 없고 잘 안나가시는데 엄마는 언제나 놀러다니시느라 바쁘세요.
집안일도 굉장히 안하십니다. 제가 봐도 좀 심하다싶을 정도로요.
두 분 사이는 이렇게 갈등이 깊습니다.
현재는 엄마가 주말에 놀고 오시면 아빠가 참다참다 터뜨리시고. 싸우시고. (폭력을 동반해서..)
엄마는 이 나이에 나도 자유롭게 놀러 다니고 싶다 그러시고
아빠는 가정을 안 챙긴다, 과거의 일에 자기한테 용서를 안 빌었다 그러시고.. 계십니다.
아빠가 욱하시고 화나시면 물불 안가리고 언어폭력, 물리적 폭력을 행사하시는데
저번 주말 밤에 남편한테 전화가 왔더군요....
사위한테 전화해서 장모가 바람피운 얘기, 가정에 소홀했던 얘기 다 하시고 끊었답니다.
엄마한테 나중에 들어보니 엄마에게 폭력을 휘두르시고 그래도 자기 분에 못 이겨
사위, 사돈집(우리 시댁), 엄마 친척에 다 전화해서 얼굴 못 들고 다니게 할거라고...
.....
저는 미칠 거 같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엄마한테 이혼하라고 진작부터 말했는데 엄마는 이제 진짜 하시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빠가 조용히 이혼해 주면 다행인데 물불 안가리는 성격이라 진짜 이혼하자고 하면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어요.
진짜 큰일이 날 것만 같아요.
아빠한테 제가 전화해서 이혼을 종용해야 하는지. 이것만으로도 큰 일이 날 것 같네요..
엄마를 다독여 성질 건드리지 말라고 하고 살아야 할지. 엄마도 이제 안 참을 거 같네요.
저는 자식으로서 어떡해야 하나요.
......
가정사가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나서 삭제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슴이 답답해서 미치겠는데 좋은 말씀 좀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