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때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르쿠르제 냄비 어떤 색깔이 좋으냐구요...
왠?
직원들이랑 프리미엄 아울렛 근처 영화관에 갔다가
르쿠르제 매장에 들른 거예요.
르쿠르제라면 알록달록 넘 예쁜 색깔에
백화점에서 만지작 만지작 하다가 너무 무거워서 포기한 기억이 막 떠오르고.
이틀 전 82쿡 온라인 창고개방에서 로스트란트 페르골라에 꽂혀
이것저것 살려다가 남편의 제지에 못 샀던 기억이 마구 떠오르면서
갑자기 화가 막 나는 거예요.
그래서 전화기에 대고 막 퍼부었죠.
내가 사고 싶은 건 못 사게 하면서 자기는 맘대로 산다구요.
사오기만 하면 가만 안 둔다고, 샀다고 하면 나도 그릇 질러버린다고 했죠.
우리집 다기셋트나 접시류 이런건 남편이 맘대로 사온게 많아서
어떨 땐 제 취향이 아닌데도 꾹 참고 쓰고 있구만...
저번엔 그 아울렛에 또 갔다가 실리트 매장에서
무슨 도마셋트를 맘대로 사오고.
또 저~번엔 일제 칼셋트를 사오지 않나.
언니는 형부가 이런 거에 너무 관심이 없다고 부러워 죽겠다지만
전 내맘대로 샀으면 좋겠어요!
살림살이에 관심이 너무 많아서 자기 취향대로
부엌 살림을 맘대로 사들이는 이 남자, 정말 열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