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기사를 보니 사랑과 전쟁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집의 평수로 왕따 당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던데
전 그 프로를 보지 못했지만 제목만 보고도 참 울컥 하네요.
제가 생각하는 집이란 밖에서 들어왔을 때 바로 무장해제 될 수 있는 그런 편안한 곳이면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물론 넓으면 좋겠지만 좁아도 내 집이어서 제일 편하다 할 수 있는 그런 곳이 정말 내 집인 것 같아요.
너네 집 어디야? 몇 평이야? 그리고 매의 눈으로 살림살이 이 곳 저 곳을 꿰뚫는 저의 친구(?)나
아이의 친구(?)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럴 때마다 쫄지 않고 위에서 생각했던 나의 집 개념을 다시 한 번 다지려고 합니다.
예전에 영화배우 문소리님이 이런 얘기를 했어요.
어렸을 때 부산에 살았는데 아버지의 사업이 망해서 야반도주(?)해서 서울로 왔대요.
부산 사투리를 써서 그 사투리 때문에 아이들의 웃음거리가 될까봐 일주일동안 말을 안하고
일주일 뒤 (그 사이에 서울말 독학 ㅋㅋ) 서울말을 썼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새의 선물에 나오는 그 아이처럼 느껴지기도 했었어요.
그러다가 중고등학교 대학을 거쳐 영화배우가 되었는데
모범생이고 막연히 학교 선생님을 할 거라 생각했던 딸이 갑자기 내용이 파격적 이었던 바람난 가족(포스터도 쎘던)의 주인공을 하니 아버지 입장에서 참 놀라고 먹먹하셨을 것 같아요.
그 아버지가 딸인 문소리에게 "나는 너에게 물려준 것은 없지만 자존심 하나는 물려 주었다. 자존심 있게 살아라" 라고
말씀 하셨대요.
바람난 가족 찍을 때 감독이 농담 비슷하게 야한 얘기를 했는데 농담 잘하고 주위를 재밌게 하는 문소리지만 그건 농담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사과를 요구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 감독은 사과를 했구요.
눈사람, 박대기 기자의 어머니는 박기자가 초등학생 때(5공 시절) 국내 신문은 다 거짓말이니까 영어를 알아야 한다 하면서 알파벳을 가르쳐 주셨다죠.
집 얘기 하다가 문소리님 인터뷰, 박대기 기자의 트윗 내용까지 나오게 됐는데
저도 뭐 물려 줄 건 없는데 건강한 자존심과 사회를 인식할 수 있는 눈과 성실함을 주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