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초등,중학교 동창이 오픈하는데요

까매서덥네 조회수 : 696
작성일 : 2013-10-24 14:16:47

내년이면 마흔인데

제가 삼개월된 남자아기가 있네요..

그런데 근처 작은 가게를 하는 언니네 집에 놀러가서 한시간정도 앉아있다가 유모차를 끌고 지나가는 길이었어요.

평소엔 모르고 지나치는 길이었는데 유모차를 끌고 가려니 그제야 깨진 보도블럭때문에 바퀴가 자꾸 겉돌아서 속으로 좀 당황해했어요.

게다가 바로 코앞엔 각종 스텐싱크대들을 다 펼쳐놓고 열심히 수세미질을 하는 아줌마때문에 더 당황했어요.

갖가지 솥단지랑 주전자가 즐비하게 늘어선 길가 한편에 서있는 싱크대한귀퉁이로 물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더라구요.

그 자리를 피하느라 다른건 보지도 못하고, 이제 마지막 한발자국만 떼면 완전히 그 자리를 벗어날려던 참이라 더 힘차게 유모차를 밀려는 모션을 취함과 동시에 뒤에서 갑자기

"혹시 **초등학교, ^^중학교 안나왔어?"

라는 말이 들리더라구요.

뒤를 돌아보니 수세미를 든 다소 통통한 단발머리 중년여성이 서있는거에요.

"누구,누구우??"
"나, 김영희야.(어쩔수 없는 가명을 썼어요)

근데 정말 놀랍게도 제 눈이 마치 천지개명을 한듯 그 아이얼굴이 문득 환해지면서 그시절의 그 아이로 보이더라구요.

처음엔 몰랐어요.

그러더니 이름을 듣는순간 온세상이 화이트로 변해버리면서 그 아이얼굴이 보이는순간 저도 그 의아해하던 표정이 거짓말처럼 바뀌고 마치 어제까지도 만났던 친구를 대하듯이 변해지는거에요

그런 제가 너무 웃기면서도 웃지도 못하고 ..

그래서 좀 이야기좀 하려고 했는데 유모차속의 아기가 칭얼대려고 하는거에요.

결국 아쉬운 맘에 그냥 돌아오려고 다시 걸어가는데 다시 그친구가 절 불렀어요.

"이름이 뭐지?"

"아....."

제이름을 말해주면서 저는 그 아이가 좀 서운하다는 생각이 설핏들었어요.

전 이름을 듣는순간 초등학교 3학년 시절부터 중학교 때까지 그리고 고등학교 시절에 가끔 버스에서 보던 그 시절과 풍경까지, 그리고 학창시절을 지나고 그 아이의 대학시절의 모습도, 그리고 종종 누군가에게 바람처럼 들었던 그아이의 근황이랑, 또 3년전에 또 마주쳤을때 이름을 전 알고 있었는데. 이 아인 늘 제 이름을 까먹는거에요.

대신 전 그 아이를 이름을 알기전까진 늘 얼굴이 기억나지 않아요^^

 

그쯤 생각이 미치니, 내 이름을 번번히 몰라 서운하다는 생각은 벌써 가을 한낮 포근한 햇빛에 저멀리 날아가버리고 강물수면위에 잔잔이 반짝이는 물기를 머금은 햇살같은 따스한 기분이 저를 가만히 감싸주더군요.

그 아이가 그렇게 가게를 오픈한다고 하는데, 그렇게 친한 친구가 아니어서..

개업선물을 해주어야 할지 그럼 뭘해주어야 할지, 아니면 다음주에 오픈한다는데 그냥 넘어가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어떻게 할까요^^

IP : 124.195.xxx.13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10.24 2:19 PM (39.117.xxx.6)

    무슨 가게를 오픈 하나요?/ 먹는 장사면,가서,밥 한번 먹어주면 돠고,,다른 거라면,작은 화분??

  • 2. 원글
    '13.10.24 2:22 PM (124.195.xxx.135)

    치킨집을 오픈한대요.
    근데 저도 사람 참 못알아보나봐요.
    3년전에도 길가에서 마주친적이 있었는데 그때에도 그 애가 반갑다고 오늘처럼 그렇게 말했는데 그때에도
    누구우냐고 미안한 기색으로 말했거든요.
    그랬다가 이름을 듣고 비로소 아~~그리고..반가움의 몸짓시작^^ 그리고 그앤 이름이 뭐냐고 다급하게 물어요.
    그리고 또 잊어버린채로 살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16185 가래동반 코맹맹 감기가 너무 오래가요. 2 친정엄마 2013/11/04 1,438
316184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 11 TT 2013/11/04 2,036
316183 정소민이라는 10 드라마 2013/11/04 3,119
316182 꽁떼치즈 어디서 파나요? ... 2013/11/04 951
316181 고무장갑 몇달쓰세요? 2 ... 2013/11/04 1,214
316180 서양 요리에서 말하는 컵의 크기는? 6 .... 2013/11/04 1,028
316179 내일 염색하려고 하는데요,, 4 ... 2013/11/03 1,088
316178 10억 자신이 흔한가요? 6 ? 2013/11/03 4,338
316177 겨울에 도전해 볼 만한 해외여행코스 추천 부탁드려요 4 ... 2013/11/03 1,144
316176 핸폰G2 카메라 성능은 어떤가요? 12 바꾸자 2013/11/03 1,792
316175 H 로 시작하는 여자영어이름 13 이름 2013/11/03 9,766
316174 이런 건 어떤 병인가요? 1 체리핑크 2013/11/03 481
316173 삶이 무료해요 10 공허 2013/11/03 2,200
316172 이새벽에 댓글읽다가 열받네요 14 ㅇㅇ 2013/11/03 5,086
316171 님들아 영화 질문좀 할게요~~ ㅠㅠ 3 줌마여신 2013/11/03 477
316170 사주 봐 주실분 부탁 드려요 1 힘든남 2013/11/03 582
316169 모닝빵의 새로운 발견 12 미떼 2013/11/03 7,360
316168 아래 김장관련 글을 보니 저도 문득... 14 ... 2013/11/03 2,503
316167 [기사]日 수도권 어린이 70% 소변에서 '세슘' 검출 2 ... 2013/11/03 1,451
316166 세탁조의 수상한 통(?)- 저같은 분 계실런가요? 2 풍경 2013/11/03 1,190
316165 안 때리면서 키우면 나중에 후회하나요? 36 체벌 2013/11/03 7,759
316164 신발사이즈 255 이상이신 분들 신발 구매처? 9 젬마 2013/11/03 1,410
316163 조금 있다가 보고 싶은 다큐가 하는데.. 9 보고싶다 2013/11/03 2,067
316162 치킨무 4 2013/11/03 1,183
316161 남자들 와이셔츠는 매일 갈아입는거죠? 7 dma 2013/11/03 1,9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