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초등,중학교 동창이 오픈하는데요

까매서덥네 조회수 : 586
작성일 : 2013-10-24 14:16:47

내년이면 마흔인데

제가 삼개월된 남자아기가 있네요..

그런데 근처 작은 가게를 하는 언니네 집에 놀러가서 한시간정도 앉아있다가 유모차를 끌고 지나가는 길이었어요.

평소엔 모르고 지나치는 길이었는데 유모차를 끌고 가려니 그제야 깨진 보도블럭때문에 바퀴가 자꾸 겉돌아서 속으로 좀 당황해했어요.

게다가 바로 코앞엔 각종 스텐싱크대들을 다 펼쳐놓고 열심히 수세미질을 하는 아줌마때문에 더 당황했어요.

갖가지 솥단지랑 주전자가 즐비하게 늘어선 길가 한편에 서있는 싱크대한귀퉁이로 물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더라구요.

그 자리를 피하느라 다른건 보지도 못하고, 이제 마지막 한발자국만 떼면 완전히 그 자리를 벗어날려던 참이라 더 힘차게 유모차를 밀려는 모션을 취함과 동시에 뒤에서 갑자기

"혹시 **초등학교, ^^중학교 안나왔어?"

라는 말이 들리더라구요.

뒤를 돌아보니 수세미를 든 다소 통통한 단발머리 중년여성이 서있는거에요.

"누구,누구우??"
"나, 김영희야.(어쩔수 없는 가명을 썼어요)

근데 정말 놀랍게도 제 눈이 마치 천지개명을 한듯 그 아이얼굴이 문득 환해지면서 그시절의 그 아이로 보이더라구요.

처음엔 몰랐어요.

그러더니 이름을 듣는순간 온세상이 화이트로 변해버리면서 그 아이얼굴이 보이는순간 저도 그 의아해하던 표정이 거짓말처럼 바뀌고 마치 어제까지도 만났던 친구를 대하듯이 변해지는거에요

그런 제가 너무 웃기면서도 웃지도 못하고 ..

그래서 좀 이야기좀 하려고 했는데 유모차속의 아기가 칭얼대려고 하는거에요.

결국 아쉬운 맘에 그냥 돌아오려고 다시 걸어가는데 다시 그친구가 절 불렀어요.

"이름이 뭐지?"

"아....."

제이름을 말해주면서 저는 그 아이가 좀 서운하다는 생각이 설핏들었어요.

전 이름을 듣는순간 초등학교 3학년 시절부터 중학교 때까지 그리고 고등학교 시절에 가끔 버스에서 보던 그 시절과 풍경까지, 그리고 학창시절을 지나고 그 아이의 대학시절의 모습도, 그리고 종종 누군가에게 바람처럼 들었던 그아이의 근황이랑, 또 3년전에 또 마주쳤을때 이름을 전 알고 있었는데. 이 아인 늘 제 이름을 까먹는거에요.

대신 전 그 아이를 이름을 알기전까진 늘 얼굴이 기억나지 않아요^^

 

그쯤 생각이 미치니, 내 이름을 번번히 몰라 서운하다는 생각은 벌써 가을 한낮 포근한 햇빛에 저멀리 날아가버리고 강물수면위에 잔잔이 반짝이는 물기를 머금은 햇살같은 따스한 기분이 저를 가만히 감싸주더군요.

그 아이가 그렇게 가게를 오픈한다고 하는데, 그렇게 친한 친구가 아니어서..

개업선물을 해주어야 할지 그럼 뭘해주어야 할지, 아니면 다음주에 오픈한다는데 그냥 넘어가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어떻게 할까요^^

IP : 124.195.xxx.13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10.24 2:19 PM (39.117.xxx.6)

    무슨 가게를 오픈 하나요?/ 먹는 장사면,가서,밥 한번 먹어주면 돠고,,다른 거라면,작은 화분??

  • 2. 원글
    '13.10.24 2:22 PM (124.195.xxx.135)

    치킨집을 오픈한대요.
    근데 저도 사람 참 못알아보나봐요.
    3년전에도 길가에서 마주친적이 있었는데 그때에도 그 애가 반갑다고 오늘처럼 그렇게 말했는데 그때에도
    누구우냐고 미안한 기색으로 말했거든요.
    그랬다가 이름을 듣고 비로소 아~~그리고..반가움의 몸짓시작^^ 그리고 그앤 이름이 뭐냐고 다급하게 물어요.
    그리고 또 잊어버린채로 살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18089 (방사능) 안전기준치를 두세배 넘긴 지하철역사안..시청,경복궁,.. 1 녹색 2013/11/11 868
318088 행시나 사시가 되면 군대에서 특별한곳으로 가나요? 3 군대 2013/11/11 4,544
318087 연옌들 피부관리요~~~ 리락쿠마러브.. 2013/11/11 966
318086 캐시미어 100 니트를 입고 나왔는데 7 따뜻해 2013/11/11 4,204
318085 은행 기업여신 파트는 영업압박 없나요? 1 fdhdhf.. 2013/11/11 775
318084 급질.. 가방 분실시 신고를 관할서에서? 1 2013/11/11 950
318083 빼빼로데이는 누가 만들어서 롯데만 돈버네요 14 돈독 2013/11/11 2,250
318082 루미낙냄비 가스불에 막써도 괜찮을까요? 4 갈색유리냄비.. 2013/11/11 951
318081 초등입학하면 엄마가 학교갈일이 많은가요?? 5 네살동생.... 2013/11/11 936
318080 쌀이요. 그린 티 2013/11/11 399
318079 검찰 코메디하네요 ㅎㅎㅎ 11 ㅎㅎㅎ 2013/11/11 1,778
318078 아싸~~~~ 월급이다!!!!!! 1 10일은 월.. 2013/11/11 853
318077 아파트 꼭대기층 사시는분 계시는가요? 환풍기 소리문제... 2 아아 2013/11/11 7,633
318076 설탕 예찬 6 춥네 2013/11/11 956
318075 너무 퍽퍽한 밤고구마 어떻게 먹을까요? 12 ... 2013/11/11 2,554
318074 패딩생각... ... 2013/11/11 825
318073 강아지 산책하기 추울까요 10 .. 2013/11/11 1,273
318072 사관학교..나이들어 군인될 수 있는 길 없나요? 1 to 2013/11/11 1,024
318071 이렇게먹어도건강에지장없겠죠? 8 다이어트야머.. 2013/11/11 1,182
318070 간병비는 끝날때 드리는건가요?? 2 .. 2013/11/11 1,401
318069 나정이 남편쓰레기는 아닌듯합니다 12 ... 2013/11/11 4,336
318068 경향신문 어쩌나 2013/11/11 576
318067 광파오븐 씽크대에 쏙 넣고 싶으면 꼭 빌트인 제품을 사용해야 하.. 1 광파 2013/11/11 1,313
318066 6세 아이 한글 공부 홈스쿨 어디가 좋은지 알려주세요.. ... 2013/11/11 959
318065 친정엄마... 1 평온 2013/11/11 7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