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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식(윤석렬검사 동기)교수의 페북글

응원해요 조회수 : 2,379
작성일 : 2013-10-23 12:03:09
윤석열 여주지청장은 어떤 사람이냐고 친구들이 묻습니다. 연수원 동 기이기는 하지만 나이차가 많이 나고 반이 달라 친할 기회는 없었습니 다. 그냥 '거친 남자'였다는 느낌만 남아있습니다. 아마도 법조계에서 는 지금쯤 그 사람 원래 꼴통이었다는 얘기가 흘러다니고 있겠죠. 늘 그랬듯이...

그런데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꼴통이 아니라면 이런 분위기에서 그런 용기를 낼 수 있겠습니까. 서울지검장의 눈물과 비교하면 문제는 더 분 명해집니다. 검사장 아저씨는 왜 울었을까요?

무엇보다 기가 막혔겠죠. 채동욱 검찰총장의 방침에 따라 그도 얼마 전 까지는 특별수사팀을 적극적으로 지원했을 겁니다. 그런데 총장은 진 위를 알 수 없는 스캔들로 날아가고, 자신은 한순간에 검찰총장 후보가 됐습니다. 검찰의 분위기는 공안 파트 중심으로 바뀌고 있고... 세상이 바뀌었는데 특별수사팀장이라는 꼴통 하나가 원칙대로 하자고 합니다. 검찰 내부에서 좋은 평가를 쌓아왔을 게 분명한 '원만한' 서울지검장 입 장에서 얼마나 갈등이 많았겠습니까? 꼴통을 잘 달래서 사건을 대충 정리하고 자기 갈 길을 가는 게 정답인데, 꼴통은 말을 듣지 않고... 결 국 국정감사장에서 모든 것이 엉망이 되어버렸습니다. 나는 좋은 사람 인데, 왜 이런 시련을 겪나, 울고 싶었겠죠.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이 그 런 상황에서 비슷한 마음이었을 겁니다.

윤석열 검사는 현재 검찰의 최상급자인 길태기 대검 차장보다 불과 두 살 어립니다. 모르긴 몰라도 검사생활 내내 자기보다 어린 사람들을 상 급자로 모셨을 겁니다. 특수통으로 이름을 날렸지만, 검찰총장이 될 것 도 아니고, 아마 이 사건이 필생의 과업이 되리라 생각했겠죠. 조영곤 서울지검장과는 달리 윤 검사에게는 앞뒤를 잴 이유가 별로 없습니다. BBK 특검에 참여한 경력이 말해주듯 무슨 정치적 입장 때문에 이런 선 택을 한 것도 아닙니다. 법무법인 태평양에 갔다가 다시 검찰로 복귀한 전력은 그가 검찰이 체질에 맞는 '그냥 검사'임을 잘 보여줍니다. 보수 도 진보도 아닌 '그냥 검사'도 정말 이건 아니라고 느꼈다는 게 중요합 니다. 그만큼 이번 사안은 중요합니다.

이런 사건이 터질 때마다 느끼는 건데 어느 한편이 100% 옳은 경우는 없습니다. 올바른 편에 선 사람도 싸움의 와중에 실수를 남기기 마련이 죠. 아니, 올바른 편에 선 사람일수록 실수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불 의에 저항하는 용기와 약간의 꼴통끼는 항상 동행할수밖에 없으니까 요. 그가 만약 국정원 직원들을 전격적으로 체포하지 않았다면, 검사장 과 짝짜꿍해서 체포 전에 미리 국정원에 통보했다면, 공소장변경을 하 지 않았다면, 사건이 어떻게 덮였을지를 한번만 상상해 보십시오. 9:1 로 기우는 저울을 두고 5:5라고 기계적 중립을 말하는 언론의 태도는 그런 의미에서 정론이 아닙니다. 언론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합니다.

윤석열 검사가 국감장에서 보여준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저라면 절 대로 못했을 일입니다. ========================================== (출처 : 김두식 교수 페이스북)
IP : 1.242.xxx.18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10.23 12:11 PM (211.209.xxx.200)

    응원합니다.
    멋진 꼴통!!

  • 2. .....
    '13.10.23 12:11 PM (175.123.xxx.53)

    설득력있는 글이네요.
    윤석열검사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 3. 감사
    '13.10.23 12:14 PM (61.102.xxx.183)

    아직도 윤석열검사 같은분이 있다는게 큰 힘이됩니다
    응원합니다 윤석열검사님의 용기를 !!!

  • 4. 무슨일 있었나요?
    '13.10.23 12:24 PM (14.45.xxx.138)

    제가 몸이 안좋아 한동안 뉴스를 못봤어요
    어떤 내용인지 알려주세요...

  • 5. ....
    '13.10.23 12:27 PM (116.127.xxx.98)

    뇌가 있다면 작금의 사실을 판단 못하는 국민은 없을겁니다.
    그의 선택이, 용기가 눈물나게 고맙고 미안합니다.

  • 6. 윗님..
    '13.10.23 12:47 PM (14.37.xxx.71)

    윤석열 로 검색해보시면..올라온 뉴스가 꽤 많을겁니다.
    읽어보시고 판단하세요..

  • 7.
    '13.10.23 1:07 PM (112.214.xxx.247)

    채동욱,윤석열검사님 감사합니다.
    우국충정이 뭔지 제대로 봤어요.

  • 8. 새누리당
    '13.10.23 1:17 PM (58.76.xxx.222)

    박민식의원(사법연수원25기)은
    윤석열 지청장은 자신이 알고있는 검사 중 "최고의 검사"라고 트윗에 올렸네요..

    http://www.hktimes.kr/read.php3?aid=138248847143917031

  • 9. 의인 입니다~
    '13.10.23 1:52 PM (125.181.xxx.134)

    응원합니다..

  • 10. 레옹
    '13.10.23 2:35 PM (223.33.xxx.97)

    최고의 검사를 알게되서 행복합니다.

  • 11. ...
    '13.10.23 2:53 PM (118.38.xxx.244)

    제가 그 꼴통과 라서 느낌을 잘 압니다

    기업 에서도 정치 보다는 일을 선택하는 사람들.

  • 12. 그렇죠
    '13.10.23 4:39 PM (125.177.xxx.83)

    보수 도 진보도 아닌 '그냥 검사'도 정말 이건 아니라고 느꼈다는 게 중요합 니다. 그만큼 이번 사안은 중요합니다. 222222222

    안희정 강금원 구속까지 한 검사가 이렇게 나올 정도면 정말 심각한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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