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를 시험 공부로 보내고 서른이 된 올해 준비하던 시험을 포기하고 안정적인 직장을 구해서 다니고 있어요.
남들이 보기에 중간은 가는 직장이에요.
여기 다닌다고 하면 대부분 좋게 봐주시는...
그런데 제 20대는 집, 도서관만 오갔고
감정조절을 위해서 대중가요도 안 듣고 해외여행 한 번 가본 적 없고 연애도 안 하고
빨리 합격해야 한다는 중압감에 정말 모든 걸 포기하고 살았어요.
남들이 보기엔 핑계일 거에요. 공부하면서도 저런 것들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니까요.
근데 역으로 생각하면 저는 그만큼 중압감이 정말 컸어요. 원래 성격이 많이 예민하기도 하구요.
내일 눈이 안 떠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잠 들었었어요.
그래도 부모님, 가족들 걱정 안 시키려고 씩씩한 척 강한 척 괜찮은 척 살았지만 속은 썩었어요.
지금 회사에 만족해요.
공부했던 20대를 후회하지도 않아요.
그런데 우울하게 보냈던 십년 가까이 되는 세월의 감정은 지워지지가 않아요.
모든 걸 인내하면서 살았던 시간이 앙금으로 남아 있나봐요.
지금 제 상태를 스스로 생각하면 진이 다 빠져버린, 모든 게 다 소모된 상태인 것 같아요.
툭툭 털고 살고 싶어요.
제 또래 친구들처럼 가볍고 밝고 단순하고 즐겁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