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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취직됐는데 마음이 이상하네요.

조회수 : 2,119
작성일 : 2013-10-21 18:47:30
작년까지 직장인이었다가 1년 쉬었어요.
전문적인 일 아니었고 기술직도 아니어서 구직에 애로사항 많았고
나이도 30대 중반이고 기혼자에 아이도 아직 없어요.

오늘 면접 본 회사에서 입사 확정이 되었어요.
작은 규모의 회사이고 일은 관리일이긴 하지만 앞전 회사와 다르니
회사 분위기나 업무 익혀야 해요.

구직할때는 구직이 안돼어서 걱정되고 그랬는데
막상 취직이 되긴 했는데 뭐랄까 정말 기쁘다거나 좋다거나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아요.
이런저런 생각도 많고 좀...

급여 : 140 (세전)
중식제공 없음.
출,퇴근시간 : 8시 30분 ~ 6시 30분
격주 토요일 휴무

기본 사항은 저런데
사무실에는 거의 혼자 일한다고 보면 된다고 해요.
남직원들이 몇 있다곤 하는데 외부업무가 많아서 혼자 업무하는게 많다고 보면 된다하고
사장님은 여사장님 이세요.
사장님께선 오래 일할 사람이 필요하다. 가장 원하는게 그거다라고 하시면서
아이 문제, 집 문제  (아이를 낳으면 맡길 곳이 있는가 없는가,  집은 자가인가 등등) 
여러가지 물어보셨어요.

상황그대로 말씀 드렸지요.
아이는 아직없고 딩크는 아니지만 쉽지 않아서 거의 생각을 안하고 있는 편이라는 것.
집은 자가가 아니라는 것.

아이가 없으니 나중에 임신하고 아이낳게 되면 아무래도 일을 하기 힘들 것이고
(양가가 가까이 있어서 도와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그렇다고 기관에 맡기면서 일하기는
급여가 작으니까 문제 아니겠냐고)
또 이사를 빈번하게 해야 하는 상황이면 또 일하는데 애로사항 있지 않겠냐 하면서
여사장님은 아무래도 여자입장이고 아이가 있다보니 이런저런 상황에 대한 것도
말씀하시면서 물어보기도 하셨고 저도 나름대로 말씀 드리긴 했어요.

제가 회사를 지금껏 딱 두군데 다녔고 꽤 오래일했어요. 양쪽 다.
웬만하면 제 스스로 그만두는 일 없이 성실하게 일하는 편이었던터라
사장님도 제 근태부분이 가장 맘에 드시는 것 같았죠.

그리해서 같이 일해보자고 해주셨고 취직이 되었어요.

나오라는 날  등본,건강진단서,신원보증서  서류 3가지 준비해서 오라고 하시더군요.


근데 희한하게 그냥 막 기분이 좋다기보다 이래저래 뭔가 부담이 되고 걱정이 되는 것 같아요.
중식 제공이 안돼다 보니 저 급여에서 따로 사먹거나 도시락을 싸서 다녀야 하는데
사장님도 도시락 싸서 사무실에서 드신다고 하고
진짜 저 혼자 사무실에 있는 거면 도시락 대충 먹고 반찬도 대충 때우면 되는데
사장님과 같이 점심 먹거나 하면 이런 부분도 신경 쓰일 것 같고.

무엇보다 지금껏 여자동료도 많아봐야 한사람.. 그것도 아주 예전 직장에서요.
그 이후에는 여자동료없이 혼자거나 남자동료랑 일했던터라  여자동료도 아닌
여사장님과 일해본 적이 없어서 꽤 많이 걱정되고.
이렇게 저렇게 말씀하셨던 부분이 참 신경쓰이고.


등본떼고
보건소가서 건강진단 받는다고 몇만원 비용들이고
신원보증서는 내일쯤 인터넷으로 발급을 받아야 할 것 같은데

이러면서도 기분이 참 이상해요.
좋다거나 기쁜 것 보다 괜찮나 싶고 ...
IP : 58.78.xxx.62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10.21 6:54 PM (114.202.xxx.136)

    먼저 축하드려요.

    새로 일한다고 하면 마음이 좀 어수선해서 그래요.
    그래도 요새 같은 세상에 일자리 나선 것이 다행이다 생각하세요.

    점심은 간단하게 준비해서 가세요.
    아침 든든하게 드시고 점심은 간단하게 빵이나 우유 드셔도 되고
    융통성 있게 하시면 되지요. 출근할 때 김밥 한두줄 사가지고 가도 되구요.

    급여 부분은 작으면 일이 수월하고 많으면 힘들어요.
    편안하게 생각하세요.

    전 프리로 일하는데 고정적으로 일하는 데 있으면 늘 생각합니다.

  • 2. ,,,
    '13.10.21 6:56 PM (112.186.xxx.74)

    원래 취업 하기 전에는 빨리 취업하고 싶다 그러다가도 막상 취업 되면 내가 일을 잘할수 있을까 내가 사람들하고 잘 지낼수 있을까...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더라고요
    저도 30대 백수라..ㅠㅠ 전 아직 미혼인데..통 연락이 없네요
    스팩이 나쁜것도 아닌데..님이 그냥 부러워요

  • 3. 원글
    '13.10.21 7:01 PM (58.78.xxx.62)

    그렇죠? 저도 지금껏 구직준비 하면서 잘 안됄때는 참 걱정 많이 했는데
    막상 오늘 면접보고 취직되고 출근날 정해지니까 마음이 좀 이상했어요.
    아이문제도, 집 문제도 정확하게 결정지을 수 있는 건 없는데 그런 부분을 또 중요하게
    생각하시니까 그 부분이 이래저래 신경 쓰이기도 하고.
    이 기분을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좀 이상하긴 해요.

  • 4. 추카
    '13.10.21 7:47 PM (116.33.xxx.151)

    취직 축하합니다. 걱정하는 거 이해가 됩니다. 일단 일하시면서 걱정하시구요. 종종 고민거리있으면 글도 올려주시구요. 백수여도 걱정, 취직해도 걱정 ㅎㅎ 정말 그러네요.

  • 5. shuna
    '13.10.21 10:26 PM (113.10.xxx.218)

    뭐.. 다니다 정 아니면 그때 그만둬도 되잖아요.
    그런 마음으로.. ^^ 가볍게 시작하세요.
    어차피 그만두면 안볼 사람들..
    그리고 그 여사장님도.. 오래 다닐 사람을 원하면 그만한 대우를 하주면 될건데...
    페이를 맘에 들게 주던지 맘 편하게 해주던지..
    집이 자가니 그런거까지 왜 물어보는지 모르겠네요.
    전 솔직히 최저임금 수준으로 페이주면서 이것저것 요구하고 오래다녀라.. 이러는거 완전 웃기다고 봐요. 뭐 140이 최저임금은 아니지만
    세금 떼고 계산해보면 큰 차이 없을거 같은데.. (기분나쁘라고 드리는 말씀 아니니 오해마셔요.)
    그니까 어쨋든 부담갖지 마시고 월급 받는 만큼만 일하면 되고
    내가 열심히 한만큼 알아줄 회사 같으면 성심껏 하는거구요
    부려먹을 생각만 하는 회사같으면 적당적당히 딱 월급만큼만 일하면 됩니다.

  • 6. 원글
    '13.10.21 11:58 PM (58.78.xxx.62)

    윗님 맞는 말씀이세요
    사실 저도 그런부분이 좀 그랬어요
    게다가 비상연락시 필요하다고 집 전번 물어보시더라고요 집전화가 없다니까 남편 핸드폰
    번호라도, 하시는데 근로계약서 쓸때 그때
    다시 얘기하자했는데 그것도 좀 그랬어요
    교통비에 중식비에 세금까지 제하고나면
    정말 백 될까싶어요

    조건좋으면 혹은 복지가 좋으면 오래있지
    말래도 오래있을텐데 대우는 최저로
    혹은 너무 박하게 주면서 일 잘하고 오래
    있길 바라는건 참...

    일해보면 알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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