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자전거길이 잘 되어있는 편이어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자전거를 많이 타요.
주말에는 자전거 동호회에서도 단체로 자주 오고요.
그런데 오며가며 본 몇 가지 풍경이 마음에 걸려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어 글을 적네요.
... 횡단보도에서
횡단보도에서는 자전거에서 내려 자전거를 끌고 걸어가는게 맞다고 생각하는데
청소년들이고 어른이고 할 것 없이 자전거에 앉은 채로 대기하다가
녹색불 켜지면 쌩~ 하니 달려나가더라고요.
시야에 잘 안 보이는 어린아이를 칠 뻔한 것도 목격했고
인파 헤치고 뚫고 나가다 천천히 걸어가는 할머니를 뒤에서 들이받아 할머니가 쓰러진 것도 보았어요.
사람이 없는 횡단보도에서도요.
아파트 단지 입구라 보행자 없을 때 차들이 좌회전, 우회전해서 길을 빠져나가는데
운전자가 한쪽에 사람 없는 것 확인하고 다른쪽 확인하며 미끄러져 나오는데
저만치서 오던 자전거가 전력질주로 급 등장해서 횡단보도를 달리는 바람에
사고날 뻔 한 것도 보았어요.
일반적인 사람의 보행 속도가 아니기 때문에 운전자도 가늠을 못했나봐요.
... 좁은 길 시장에서
폭이 좁은 재래시장이었는데
길 한쪽은 노점들이 있고, 남은 좁은 길을 보행자와 물건 사려는 사람들이 좀 빽빽하게 지나는 길이었어요.
자전거 동호회 분들인 것 같은데
선두에 선 여자분이
"자전거 지나갑니다. 비키세요."하면서 그냥 뚫고 달리고
그 뒤를 자전거들이 줄줄이 따라 달리더라고요.
장보던 사람들 화들짝 놀라서 피하고
덩치 큰 아저씨 한 분이 뭐라고 한 소리 하니
제일 뒤에 가던 남자분이 그때서야 내려서 가자고 한 소리 하시더군요.
... 한강 공원에서
강둑을 따라 달리는 자전거가 많고
중간에 사람이 도보로 건널 수 있게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로 그려져 있었어요.
어린 아이 동반한 가족들이 주춤주춤 걸어가는데도
속도 늦추거나 멈춰서 기다려 주는 사람이 없더군요.
그 가족 사이로 비틀비틀 핸들 틀어서 빠르게 지나칠 뿐....
많이 위험해 보였어요.
저도 살다보면 실수하는 게 많아서 이래라저래라 할 처지는 아니지만
아이들 자전거 페달 밟는 것 가르치면서 자전거 안전교육도 함께 가르치고
멋진 자전거 타고 속도 즐기며 운동하는 것도 좋지만
보행자들에 대한 배려도 함께 가져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