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반쪽을 손에 들고 나머지 반을 스푼으로 긁고 있는데, 양 쪽 손을 번갈이 공략하면서 삶은 밤을 뺏으려는 우리 깡패 -_-;; 치킨에 이어 밤까지 또 일어서서 먹어야 하는건가. 두 손으로 스푼 쥔 제 손을 휙 끌어당겼다가, 손으로 밤을 잡아보려고 휙휙 내리쳐보다가, 이도 저도 안 되니 관심없는 척 돌아서있다가 갑자기 돌진해와서 달려들기도 하고. 정말 집념이 대단합니다. 제가 먹고 내려 놓은 밤 껍질 속을 아쉬운 듯 핥아보십니다.
사실 밤이 별로 맛있는 냄새가 나는 음식은 아니잖아요? 그리고 고구마는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던 것 같은데 말이에요. 밤을 손바닥에 조금 줘봤더니 정말 잘 먹네요. 얘는 대체 전에는 뭘 먹고 살던 고양이길래 이리도 식탐이 많은지 모르겠어요. 비닐 소리에 특히 잘 반응하는 걸로 미루어봐서 아마 예쁘다고 -품종고양이니까- 길에서 사람들이 빵이나 과자 같은 걸 많이 줬나봐요.
이제 더 이상의 사람 음식은 없다. 우리에겐 캔과 처방사료만 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