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이 없어도 집에만 있기엔 불안을 조장하는 가을
밥 후딱 먹고 비누냄새가 사라지기 전에 얼른 나선다
오전..가을 바람에 부딪혀 내 콧바람으로 들어오는 잔향이 좋다
한적한 평일 오전 광화문은 느리다
하늘 올려다보는 사람들
나두 목을 쭉 빼고 시선은 한껏 전방위다
왜 너무 좋으면 슬플까나...
모든 것이 예사로 안 보이고 안 들린다
다 뭔 상징 같고 계시 같다
가을은 가면 다시 온다
우린 가면 다시 올 수 없는 길을 간다
이 계절이 아쉬운 건지 내 세월이 아쉬운 건지
가을은 초연하고 씩씩하다
어쩜 이리 멎지담...
눈에 꼭꼭 눌러서 담아두었다
분위기도 잠시, 뻑뻑함이 밀려온다
너무 해바라기를 했나... 피부가 당긴다
가을은 꼭 건성 피부를 갖고 찾아오더라...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