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느 우울한 자의 휘갈김

Melani 조회수 : 1,853
작성일 : 2013-10-17 02:48:57
어느때엔가 나는 앞으로 나아길 길이 없다고 믿었다
무엇엔가 포박되어 있지않고선 이럴 수 없다고
발악하고 자학했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나는 정지한 채 머물러있고
타자들은 매 순간 움직임을 멈추지않은 채
나를 바라볼 뿐이었다


처음 뵌 선생님은 별 말씀하지 않으셨다
나같은 인간이 얼마나 많겠는가
유형 B-2쯤 되려나?
딱히 위로 받고싶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나를 까발려주길 바랬는데 적당한 선에서 덮고 말았다
선글라스 뒤에 가려진 내 눈을 보지 못해서였을까
사실 나도 조금은 귀찮았지.......
그의 얼굴에 녹아있는 피로감을 내가 먼저 알아채버렸으니까
약에 대한 몇 가지 질문만 하고 대화를 종료했다
선글라스는 끝내 벗지 않았다

돌아오는 길
걸으면서 내내 생각했다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잠시 나는 다른것에 취할뿐이라고
그럴때마다 곁에 있는 누군가와 얘기하고싶어진다
허나 곁엔 아무도 없지
머피의 법칙이라기엔 늘 똑같다
관심종자가 벌이는 쇼였으면 좋겠다
적어도 관람자는 있게 마련이니

이제 곧 독백의 늪에서 빠져나와
익숙한 내 우울의 작은 동굴로 들어가야지
차갑고 음산한 이불에 기대어 잠을 청하련다
모든것이 성가시다.......

IP : 58.227.xxx.208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각자의 동굴들이
    '13.10.17 3:00 AM (211.36.xxx.88)

    의외로 꽤 가까이 있더군요.
    동굴안에 있어도 타인의 동굴안이 느껴질 정도로...

  • 2. melani
    '13.10.17 3:10 AM (58.227.xxx.208)

    슬픔의 동굴은 울림이 커서 파장이 닿나봐요

    전 근데 비슷한 동굴 못찾았어요
    아니 안 찾는다는게 더 적절하겠네요
    사실 비슷한 사람 괴롭거든요.....

  • 3.
    '13.10.17 3:13 AM (39.7.xxx.33)

    정신과병원 다녀오신 이야기같은데 썬글라스 끼고 가신 건가요?
    동굴..이 어딜까요 저는..

  • 4. melani
    '13.10.17 3:17 AM (58.227.xxx.208)

    선글라스 끼고 갔어요^^

    동굴은 글쎄 어느 마음 한 구석
    누구하나 잘 찾지않는 그런 곳이아닐까요

  • 5. 동굴도
    '13.10.17 3:37 AM (211.36.xxx.88)

    크기가 변하나봐요.
    돌아앉을수도 그러고 싶지도 않을 땐 그냥 그대로 있어보는 것도 필요한것 같아요.
    근데요, 들었으면 좋겠어요. 자신의 숨소리라도...

  • 6.
    '13.10.17 8:38 AM (61.43.xxx.207)

    글을 공감되니
    저두 동굴이 필요하네요
    허나
    아이들이 있기에
    또다시 햇살 받으러 갑니다
    산에도 들에도
    끄응 있는 힘을 내어
    긍정의 기운을 모아
    살만하다고 자꾸 되뇌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09897 똑같은 상품인데 .... 3 대형마트 2013/10/20 752
309896 손연재 선수는 진짜 허리가없군요 54 전국체전 2013/10/20 20,993
309895 가을이 되니 난데없이 트로트(거짓말) 무한반복하고 있네요. 1 가을이 간다.. 2013/10/20 666
309894 바이네르 신발 어떤가요? 7 화초엄니 2013/10/20 4,095
309893 치과질문이요 가을 2013/10/20 437
309892 Deen このまま君だけを奪い去りたい 조성모 to heaven표절.. 응답하라 1.. 2013/10/20 812
309891 남동생 여자 친구를 만납니다 7 아 떨려 2013/10/20 2,809
309890 교양있다는것은어떤것일까요? 13 궁금 2013/10/20 4,587
309889 삼십대중반 나이라면 응칠이랑 응사 중에 어느쪽이 더 공감갈까요?.. 6 ddd 2013/10/20 2,230
309888 우울함이 극에달할때 어떻게 이겨내시나요? 20 어떠카지 2013/10/20 3,792
309887 커피마시면 잠안오는분들요~~ 3 폴고갱 2013/10/20 1,634
309886 학벌 이야기가 있길래 남잔데요 25 82쿡 2013/10/20 4,391
309885 중딩 아들에게 일렉기타 사주면 후회할까요?(답글꼭) 11 중독 2013/10/20 1,444
309884 그것이 알고 싶다.....강마리x 목사 ㅋㅋㅋㅋㅋㅋㅋ 2 ... 2013/10/20 2,623
309883 노출형 벽난로 설치 사용기 퍼옴 2013/10/20 3,775
309882 숀*의 엑스바이크 소음 A/S받으면 괜찮아지나요? 4 블루 2013/10/20 6,004
309881 마트에서 산 볶지 않은 참깨 씻어서 볶나요? 6 참깨 2013/10/20 1,127
309880 감자전할때 휴롬써보니 좋네요. 8 ... 2013/10/20 3,541
309879 與 "댓글 때문에 대선 졌나?…민생 승부하자".. 3 // 2013/10/20 643
309878 예단 할 때 말이예요... 2 나라 2013/10/20 1,271
309877 어제 히든싱어 신승훈 한 번 찾아보세요 8 ㅇㅇ 2013/10/20 2,876
309876 상속자들~~ 2 꾀꼬리 2013/10/20 1,913
309875 디플 갤4 핸드폰 sk기변 20 2 갤4 2013/10/20 1,274
309874 저보고 따지지 말라는데 13 참나 2013/10/20 2,858
309873 박신혜 얼굴로 알바하고 싶네요 9 00 2013/10/20 3,353